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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손에 1000만원 쥐었던 남자의 뼈있는 충고 한마디

조회수 2020. 10. 4. 14: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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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는 반품없다. 반드시 체험해라"
예비창업자와 외식 프랜차이즈 연결
더매칭플레이스’ 김철민 대표
“창업 전 체험으로 자신에게 맞는 것 선택해야”

인천에 사는 50대 A씨는 작년 10월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체험 플랫폼 ‘더매칭플레이스’(더매칭)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했다. 11월에 더매칭으로부터 프랜차이즈 피자마루 체험을 해보겠냐는 연락이 왔다. 11월 11일 오전 10시부터 그는 인천에 있는 피자마루 본사와 한 매장에서 피자 프랜차이즈 운영을 경험했다.


본사 교육실에선 피자 도우 반죽부터 시작해, 토핑을 올리고 오븐에 굽는 과정을 배웠다. 중간에 막히면 교육담당자가 친절하게 알려줬다. 한시간반정도 교육이 끝난 후 본사 옆 송도 퍼스트월드점 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피자 매장이 실제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두시간의 매장 체험 후 본사 창업지원팀 사람과 차를 마시며 궁금한 것들을 쏟아냈다. 그렇게 A씨의 하루 피자 매장 체험이 끝났다.

김철민 대표

더매칭은 외식 분야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와 성실한 예비창업자를 모집하려는 프랜차이즈 본사를 연결해주는 ‘체험 플랫폼’이다. 작년 6월부터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를 회원으로 모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매칭 사업을 시작했다. 더매칭을 이끄는 김철민(46) 대표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보통 수억원을 투자하지만 한 번 발을 들이면 반품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어려운 사업”이라며 “예비창업자는 창업전 반드시 하고 싶은 분야의 실제 매장을 체험해보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더매칭 사무실은 무척 이색적이었다. 겉만 보면 사무실이라기보다는 카페와 다름없다. 구석 한쪽에는 음료를 만들어 판매하는 공간이 있고, 가운데에는 사람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테이블이 여러 개 놓여 있다. 하지만 보통 카페와 다르게 매대 위와 사무실 벽을 프랜차이즈 관련 광고와 서적들이 장식하고 있다.


-사무실이 카페에 있다. 이곳은 어떤 공간인가.


“보통 카페와 같지만 곳곳에서 프랜차이즈 광고나 홍보물을 볼 수 있다. 여기는 카페 겸 프랜차이즈 공유오피스라고 할 수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여기서 최신 업계 정보나 동향을 공유하고, 예비 창업자들도 원하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

더매칭플레이스 내부 모습

-사업 소개를 해달라.


“프랜차이즈 사업자 중 가맹점을 확장하고 싶은 곳에서는 예비창업자가 얼마나 성실한 사람인지를 확인하려고 한다. 반대로 예비창업자는 본사가 얼마나 지원을 해주고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예비 창업자가 매장에서 체험을 해보면 이 두가지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치킨 6곳, 피자 1곳, 한식 4곳, 일식 1곳, 분식 2곳, 카페 3곳, 푸드트럭형 패스트푸드 1곳, 주점 4곳 등 22개 외식 프랜차이즈가 체험의 장을 열어놨다. 작년 10월 창업박람회에서 체험을 신청한 사람은 40명이 넘었는데 현재까지 실제 체험을 한 예비 창업자는 4명이다. 앞으로 실제 체험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체험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보통은 매장마다 하루 체험 형식으로 한다. 하루에 프랜차이즈 운영의 모든 것을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우리도 한 차례 체험으로 창업을 결정하라고 하는 게 아니다. 다양한 매장을 체험 해보면서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곳을 찾아보라는 의미다. 체험은 실제 매장에서 하는 것이라 매장 사정과 맞춰야 하기 때문에 긴 시간을 빼기 쉽지 않다는 현실도 있다.”

출처: 사진 더매칭 제공
피자 굽기 체험

-사업 운영은 어떻게 하나.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입점비용을 낸다. 본사 입장에서는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본사들과 우리가 함께 바른 프랜차이즈 문화를 만들자는 개념이다. 체험 비용은 없다. 예비 창업자에게는 올해까지는 체험비용을 받지 않을 계획이다.


카페 더매칭은 카페 영업도 하지만 주 임무는 프랜차이즈의 공유오피스다. 프랜차이즈 관련 세미나를 하거나 가맹점주 미팅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오픈 이후 여기서 진행한 세미나만 벌써 4건이 있다. 앞으로 매달 1회 정도 세미나를 열 생각이다.”


-더매칭 사업을 하기 전에 직접 프랜차이즈를 운영했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이랜드에서 의류MD를 하다가 내 사업을 하고 싶었다. 2002년 고향인 광주광역시로 내려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차렸다. 전남대 앞에 ‘이탈리안 분식집’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사업을 시작했다. 저렴한 가격에 피자와 파스타를 팔았다. 인기가 좋아 서울로 올라왔다. 홍대 앞에 이탈리안 레스토랑, 돈까스 전문점 등을 차례로 내놓았다. 내 손에 떨어지는 돈만 한 달에 1000만원이 넘었다.


어느날 서울로 함께 올라와 사업에 동참한 고향 후배들이 ‘생각해보니까 세상을 너무 좁게 산 것 같다' ‘식당에서 한 걸음 더 성장하고 싶다’ ‘잠시 헤어져 내 사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프랜차이즈를 하기로 결정했다. 2009년 피자팩토리라는 피자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출처: 사진 더매칭
더매칭에서 프랜차이즈 관련 세미나를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성과가 좋았나.


“식당을 잘 운영하는 것과 프랜차이즈를 관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2009년 창업이후 서울과 대전을 중심으로 가맹점이 38곳까지 늘었다. 성과가 나쁘진 않았지만 가맹점주 관리라는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했다. 매출이 많은 곳은 많은 곳대로 적은 곳은 적은 곳대로 불만이 있었고, 그 불만은 대표인 나에게 쏟아졌다.


2012년에 한계를 느껴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일선에서 빠졌다. 그런데도 프랜차이즈 사업은 계속 악화일로였다. 신규매장은 늘지 않았고 폐업하는 곳도 하나 둘씩 생겼다. 특히 매장 경험이 전혀 없이 창업에 뛰어든 가맹점주들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본사도 적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2015년 다시 복귀해 사업정리를 진행했다. 어렵게 이야기 할 것 없이 망한 거다.”


-프랜차이즈 사업 정리 방식이 남달랐다고 들었다.


“가맹점주는 우리를 믿고 자신의 생활을 의지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어렵다고 일방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중단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가맹점주를 만나며 더 이상 성장이나 신메뉴 개발과 같은 일은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가맹점이 폐업할 때까지 지원은 계속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가맹점이 2016년에 폐업하고 가맹사업을 정리했다.”

김철민 대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 일반 자영업자보다 실패확률은 낮고 매출은 높다. 그렇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창업을 하고 나면 연습이 아닌 곧바로 실전이다. 그러니 창업 전에 많이 경험해 보는 수 밖에 없다. ‘음식점 창업을 하려면 먼저 홀 서빙 일부터 한 달 이상 하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래도 자신의 일생을 걸 선택인데 충분히 연습하고 창업했으면 좋겠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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