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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30명뿐…연봉 1억의 ‘무서운’ 직업입니다

“전국에 30명만 있다는 연봉 1억 직업”
jobsN 작성일자2019.01.07. | 448,754  view
화가지망생에서 연봉 1억 아파트 도장공으로
밧줄에 의지해 50층 건물 작업하기도
작업 배우기 어려워 전국에 30명만 존재

아파트 20층의 평균 높이는 60m다. 키 1.7m의 성인 35명이 위로 서면 나오는 높이다. 이 60m를 이동하면서 작업하는 사람이 있다. 아파트 도장공 유영욱(72)씨다. 그는 밧줄을 타며 아파트 이름을 쓴다. 유명 건설사의 복잡한 마크도 그린다. 유 씨가 쓴 아파트는 1만 개가 넘는다. 전국에 30여명만 있다는 아파트 도장공이 궁금했다.

유영욱 도장공

source : 유영욱씨 제공

-아파트 도장공은 어떤 일을 하나.


아파트 외벽에 아파트 이름과 마크, 동 호수 등을 잘 보이게 쓰는 일을 한다.


-어떻게 도장 일을 시작했나.


1973년부터 간판 가게를 했다. 간판 글씨를 잘 쓴다고 소문이 났다. 공장 굴뚝이나 목욕탕 굴뚝에도 써달라고 요청이 왔다. 간판 쓰는 게 돈이 얼마 안 되다 보니 벽화 작업도 같이 했다. 당시 관공서나 회사에서 벽화 주문이 많았다. 그래서 간판 작업과 벽화 그리기를 병행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갔다.


70년대 중반부터 빌라가 생겼다. 그때부터 빌라 외벽에도 글씨를 썼다. 80년대 중반 이후 88올림픽 등이 열리면서 아파트를 많이 지었다. 이때 아파트 도장으로 완전히 전향했다.


-원래부터 글씨를 잘 썼나.


70년대 초에 군대에 갔다. 당시만 해도 인쇄기가 없어서 큰 종이에 군사 훈련 자료를 적을 사람이 필요했다. 설문조사에 그림을 그렸다고 적었더니 나에게 맡기더라. 이때 큰 종이에 고딕체로 쓰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러다 간판 가게까지 차렸다.

유영욱씨가 했던 간판 가게 ' 욱일사'

source : 유영욱씨 제공.

-어린시절 꿈이 화가였다던데.


20대 초반까지 화가를 꿈꿨다. 집이 농사를 지어서 낮에는 농사를 돕고 저녁에 그림을 그리는 식이었다. 그림을 배우고 싶어서 68년도에 고향 함안에서 부산으로 무작정 왔다. 막상 와보니 그림을 배우려면 돈이 있어야 하더라. 그림을 배울 돈도 없고 그림으로 돈을 벌기도 어려워서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새벽 4~5시에 일어나서 작업장까지 7시 전에 도착한다. 안전교육 후 7시부터 작업한다. 써야 할 글자 개수와 규모를 확인한 후 옥상에서 땅바닥까지 줄을 내릴 위치를 정한다.


보통 아파트 글자가 5~6자다. 글자 하나당 3시간이 걸리는데 글자는 20분 안에 쓴다. 밧줄을 내렸다가 다시 올라가는 데에 시간이 많이 든다.


글자를 적을 때는 건설사에서 주는 도면에 글자 크기가 적혀 있는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 글자 크기가 적혀 있지 않으면 아파트 벽면과 글자 크기 비율이 맞도록 나름대로 정한다. 도면에 글자 크기가 적혀있으면 그대로 한다. 보통 대기업이 짓는 아파트는 도면에 아파트 이름이나 동 호수의 글자 크기가 적혀있다.


작업할 때는 중심을 잡고 시작한다. 벽면에 골이 있는 아파트는 골을 중심으로 작업할 중간선을 잡는다. 벽면에 얇게 팬 줄이나 금이 골이다. 예를 들어 골이 37개 있다고 하면 18개씩 양쪽으로 나눠 중간 골을 기준으로 작업하는 거다. 골이 없는 아파트는 꼭대기에서 수평자로 중심선을 잡고 내려온다.

아파트 도장을 하고 있는 유영욱씨

source : 유영욱씨 제공

-아파트 도장은 약 몇 개 정도 했나.


지금까지 아파트 외벽만 1만 개 정도 했다.


-아파트 지하 도장도 한다던데.


비올 때는 아파트 외벽 도장을 할 수 없다. 아파트 지하나 건물 지하는 비가 와도 할 수 있다. 외벽 도장 작업이 어려울 때 주로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50층의 고층 아파트를 작업했던 때다. 줄을 타고 내려가기 무섭더라. 꼭대기에서부터 50층 길이의 밧줄을 다 들고 내려가야 했다. 밧줄 무게가 80kg 정도였는데 안 놓치고 줄을 들어올리며 작업 위치까지 내려가는 게 힘들었다. 계획했던 25층 위치로 내려가니 손이 다 떨렸다. 

사진 채널A '서민갑부' 캡처

-위험한 적은 없나.


바람이 많이 불면 위험하다. 허공에서 하는 작업이라 바람이 많이 불면 창문같은 곳에 부딪친다. 바람 때문에 옆으로 떠내려 가면 줄이 돌아서 계속 흔들린다. 그래서 바람이 심하게 불면 작업을 못한다.


-보수는 어떤가.


아파트 도장은 글자 한 자당 4만원 정도 받는다. 옥상이 튀어나오면 내려가기 어렵기 때문에 좀 더 받는다. 유명 건설사는 마크도 그리는데 마크는 15만~20만원 정도 받는다.


보통 하루에 40만~50만원, 최대 80만원까지 받는다. 한 달에 30개 정도 아파트 도장을 한다. 월 평균 1000만원 정도 벌기 때문에 일년이면 1억 조금 넘게 나온다. 많이 버는 사람은 1억5000만원까지도 번다.


지하 도장은 세대당 1만5000원으로 계산한다. 1000세대라고 하면 1500만원을 받는다.


-아파트 도장을 하는 사람이 얼마 없다던데.


아파트 도장을 배우기 어려워서 그렇다. 지금 남아있는 도장공들은 옛날에 간판을 그리던 사람들이다. 이 일은 간판을 그리는 것처럼 손으로 큰 글씨를 쓸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간판을 컴퓨터로 뽑기 때문에 그리지 않는다. 내가 작업하는 부산에는 도장을 잘 하는 사람이 대여섯 명 정도 있다. 서울에도 10명 정도 있다. 전국적으로는 20~30명 정도 있다.


-아파트 도장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밧줄을 잘 매야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아파트 글자를 멀리서도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써야 한다. 좌우 대칭이나 디자인적 감각은 필수다.


글 jobsN 우현수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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