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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때부터 공룡에 빠진 아이는 27년 후 이렇게 됐습니다

조회수 2020. 10. 4. 15: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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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공룡덕후가 만든 증강현실 스타트업의 정체
비타민 상상력 김진겸 대표
5살 꼬마 덕후…공룡 복원 하기까지
“박물관 전시 작품이 늘었으면”

스마트폰 앱을 실행해 공룡 그림이 그려진 책에 화면을 비추자 핸드폰 안에서 공룡이 3D로 살아난다. 먹이 주기를 눌러 먹이를 줄 수도 있고 터치를 통해 공룡을 움직일 수도 있다. 손안에서 수억 년 전에 살았던 공룡을 만날 수 있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바로 비타민 상상력 김진겸(32)대표다. 비타민 상상력은 증강현실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주로 공룡 콘텐츠를 만든다.


김대표는 5살 때부터 공룡을 좋아하던 ‘공룡덕후’였다. 자신이 좋아하던 공룡과 흥미롭게 배웠던 컴퓨터 그래픽을 합쳐 증강현실 공룡 책을 만들었다. 이뿐 아니라 최근엔 화성시와 함께 국내 최초 뿔공룡 ‘코리아 케라톱스’를 3D 프린터로 복원했다.

출처: 본인제공
김진겸 대표

5살 때 처음 공룡에 빠지다


김대표는 5살 때 부모님이 사준 책으로 처음 공룡을 접했다. 대부분 어린이가 그렇듯이 다른 동물보다 크고 센 공룡이 좋았다고 한다. 커서도 공룡을 좋아했다. 워낙 공룡을 좋아해 대학도 공룡 관련 전공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룡으로 먹고 사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한국산업기술대학교 산업디자인공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입학 후에도 공룡에 대한 관심은 꺼지지 않았다. 당시 직접 아르바이트를 해 공룡 피규어도 모았다. 5cm부터 80cm짜리까지 다양한 모형을 수집했다. 그러나 갈수록 퀄리티가 낮아지는 피규어에 실망했다. 기회가 되면 직접 만들어 보고도 싶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막상 전공에서 배우는 건 제품 디자인이었습니다. 적성에 맞지 않아 2년 동안 방황했죠. 그러다 디자인을 3D로 구현하는 프로그램을 접했습니다. 이걸로 공룡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때 처음 하고 싶은 공부가 생겼습니다. 3학년 때 학교 도서관에 가서 처음으로 3D 관련 책을 보면서 공부했죠."

출처: 본인제공
김대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든 공룡책

그래픽 동아리에서 창업까지


혼자서 공부를 하다 보니 막히는 부분도 생겼다. 그때 사람을 모집하고 있던 교내 컴퓨터 그래픽 동아리를 발견했다. 2011년 12월 동아리에 들어갔다. "제가 다루고 있는 프로그램을 알려주기도 하고 제가 배우고 싶었던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룡 모형을 계속 만들었어요. 지금과 달리 그때는 고증을 따지지 않고 모양 잡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취업 대신 창업을 마음먹었다. "디자인 쪽이 박봉이기도 하고 일단 전공인 제품 디자인 쪽은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이왕 박봉인 일을 할 거면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3D 관련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창업 자금 마련을 위해 상금이 걸린 공모전에 많이 출품했습니다."


교내에 예비기술창업자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기술로 창업을 준비하는 팀을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처음부터 공룡 관련 사업을 준비했던 건 아니었다.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할 때 3D 모션뷰로 아이돌 안무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공모전에서 상은 받았지만 예비기술창업자 선정에는 떨어졌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준비하면서 3D모델링 작업 의뢰도 받았다. 전통시장을 알리는 캐릭터를 3D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QR코드를 찍으면 캐릭터가 등장해 시장을 설명하는 증강현실 기술이었습니다. 그때 처음 증강현실을 접했죠. 이 기술을 공룡 책에 접목하면 더욱 실감 나게 책을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공룡 책 만들어


먼저 책에 들어갈 공룡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교육용이기 때문에 취미로 만들었던 것과는 달라야 했다. 고증부터 확실히 했다. 뼈, 근육 해부도, 논문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 뼈대부터 만들었다. 그리고 ‘근육-가죽-디테일’ 순으로 완성했다. 틈틈이 고증을 도와주는 연구원에게 사진을 보내 자문을 얻었다.


김대표가 3D 공룡을 완성하면 함께 하던 동료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추가해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책과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앱을 개발했다. 시연할 수 있는 공룡 한 마리로 2013년 예비기술창업자에 다시 지원했다. 사업계획서·시장성·향후 계획 등 서류 심사, 발표를 통해 IT부문에서 1위를 했다.


"당시 경쟁률이 12대 1이었습니다. 지원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동안 가장 높은 경쟁률이었다고 합니다. 시장경쟁력, 희소성 등을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5000만원 지원금과 함께 공간을 지원받았죠." 2014년 함께하던 친구와 뜻이 달라져 새로운 법인 비타민 상상력을 설립했다. 그해 8월 전에 만들었던 공룡 책으로 어린이용품을 전시하는 유아교육전에 참여했다. 그때 반응이 좋았다. 한 출판사와 인연이 닿아 정식 출판계약을 맺었다.


“처음 만들었던 책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겨냥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공룡 수는 적지만 내용이 깊었어요. 그러나 실제 공룡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장은 연령층이 더 어렸죠.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많은 공룡을 보길 원했습니다. 이에 맞춰 책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어린 친구들 눈높이에 맞춰 내용은 간단하게 만들고 공룡 수를 늘렸어요. 글씨를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음성지원도 추가했습니다.” 출간 한 달 만에 5000부를 판매했다.

출처: 본인제공, 화성시 제공
(왼쪽부터)모델링 작업부터 출력, 도색작업까지 직접한 공룡 모형. 화성시와 함께 복원한 코리아케라톱스

역사 자료 복원까지


책을 만들면서 3D프린터로 공룡 주문을 받아 만들어 팔기도 한다. 다양한 사업으로 시작한 지 1년 만에 월매출 1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엔 지자체와 함께 국내에서 발견된 공룡화석을 토대로 실물을 복원했다. “화성시에서 코리아 케라톱스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하반신만 나왔는데 이것으로 전체 모습을 복원했죠. 하반신 외 나머지 부분은 혈통이 가까운 친척 공룡을 대입해 만들었습니다. 1.6m짜리 두 마리를 만들었어요. 실제 크기로 제작해본 적은 처음이라 완성하고 나서 굉장히 뿌듯했죠.”


이런 김대표의 목표는 국내 박물관에 그가 복원한 공룡 모형이 많아지는 것이다. “큰돈을 벌거나 대단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처럼 제가 좋아하는 공룡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다만 전문가들과 더 많은 공룡을 만들고 싶습니다. 화성시와 함께했던 것처럼 박물관에 우리 작품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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