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경력단절 이겨내고 재취업한 그녀들의 습관

조회수 2020. 10. 4. 15: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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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났는데 출석한 경단녀 교육생 눈에 선해요"
경단녀 재취업 멘토 이동수씨 인터뷰
롯데홈쇼핑 사회공헌 프로그램 맡아
싱가포르 3박5일 해외연수도 다녀와

  

12월 11일 서울 강남 라움아트센터. 검은색 정장을 입은 여성 32명이 들어섰다. 인사팀 32명과의 ‘미팅’ 시간이다. 롯데홈쇼핑의 홈쇼핑 협력업체 취업 프로그램을 수료한 교육생들과 협력사 인사담당자 모두가 만나보는 시간이다. 본래 38명이 교육을 수료했지만, 교육 중에 취업한 6명은 제외했다.


이날 매칭에는 네이처엔트리, 야나두, 메이븐FNC 등 업체 32곳의 인사담당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5시간 동안 교육생 1인당 32명의 인사담당자와 모두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만 5시간이 걸렸다. 이 중 2명이 최종합격했고, 23명이 1차 통과자 신분으로 연말까지 2차 면접을 볼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람은 롯데홈쇼핑 동반성장팀 이동수 책임(과장). 경력단절 여성 교육생들의 ‘담임’ 격이다. 12월 14일 서울 양평동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이 책임을 만나봤다.


자소서 100%로 40명 선발…평균 경력단절 1~5년


- 경단녀 재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한 이유는 무엇인가.


“엄밀하게는 경단녀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사회공헌차 진행한 ‘여성인재 육성프로그램’ 1기다. 수료생들은 롯데홈쇼핑 납품 협력업체 중 매출 100억 이상인 곳에 채용 매칭을 해준다. 40명 정원으로 20명은 경단녀(리스타터반), 20명은 대학졸업 후 무경력 미취업자(굿스타터)를 선발했다. 물론 수업은 40명을 묶어서 했다. 2명이 중도 퇴소하고 38명이 수료했다.”

출처: 롯데홈쇼핑
여성인재 육성프로그램 수료생과 협력사 인사팀의 매칭 면접 현장.

- 갈등은 없었나.


“처음에 좀 걱정했는데 의외로 없었다. 언니 동생처럼 잘 지냈다.”


- 선발 과정은.


“면접 없이 자기소개서 100%로 선발했다.


- 자소서에서는 어떤 것을 물어봤나.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지원한 계기, 본인 성격의 장점과 단점, 어려웠던 상황과 그것을 극복했던 경험 등 3가지를 물어봤다.”


- 교육생들의 경력은 어느 정도였나.


“굿스타터는 말 그대로 대학 졸업 후 미취업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무경력이 태반이다. 리스타터반, 즉 경력단절여성들은 경력이 화려한 사람도 있었다. 스튜어디스 출신도 있었고, 마케터 출신도 있었다. 가장 ‘고참’ 교육생이 경력 7년이었다. 경단녀들의 평균 경력단절 기간은 1.5~5년 사이였다.”


40일간 교육…자소서 재작성 수업도


-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일정으로 진행했나.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10월1~11월14일 40일 동안 교육을 진행했다. 매일 한 과목을 7시간씩 몰아서 배우는 방식으로 총 40과목을 가르쳤다. 홈쇼핑 상품기술서 작성, 채널에 대한 이해, 고객 분석 등이 있다. 그리고 수료 전에 교육생 각자의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첨삭해 재작성해보는 교육 과정이 있다.”


- 소위 ‘나인 투 파이브(9-5)’지만 아기 엄마들에게는 쉽지 않겠다.


“그렇다. 어린이집 하원시간도 있고, 아침에 아이 밥도 먹여야 한다는 고충이 많았다.”


(외벌이 가정 어린이의 어린이집 하원시간은 오후 3시다. 월 15시간 이내에서 정부 지원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워크넷을 통해 3개월 이상 구인 활동을 할 경우 어린이집 신청상 맞벌이로 인정해준다. 하지만 그동안 하원도우미를 찾아야 하는 등 애로사항이 꽤 많다.)


- 교육 기간 중 숙제가 있었나.


“프로젝트가 있었다. 우선 홈쇼핑 상품기획 프로젝트다. 홈쇼핑 회사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를 위한 인재 육성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다. 상품기획을 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가전·식품·렌탈·뷰티 등 카테고리별 상품을 기획해서 제안하는 평가를 했다.”


- 기억에 남는 우수 발표 사례가 있나.


“물걸레 청소기다. 주부 고객이 많이 사는 홈쇼핑 대표 아이템이기도 하다. 기존 제품과 달리 물을 살균해서 사용하는 ‘살균수 청소기’를 콘셉트로 잡아와서 좋은 점수를 줬다. 부상으로 다이슨 헤어드라이어를 받아갔다. 그 외에 카시트 렌탈 서비스 기획도 호평을 받았다.”


- 해외연수도 있었다고.


“수료 예정자 38명 전원에 대해 현지 시장조사를 했다.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 조사와 싱가포르 현지 유통망 조사가 있었다. 물론 교육생 비용 부담은 없다.”

출처: 롯데홈쇼핑
교육생이 발표한 파워포인트 내용 일부.

- 뭘 조사하나.


“2~3인 1조로 자유롭게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 기억에 남는 한 발표팀은 한국과 싱가포르의 여성 스포츠웨어 시장에 대해 맥을 짚어 분석하는 보고서를 써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여성들이 이너웨어와 아우터를 입는 반면, 싱가포르는 날이 더워 레깅스 문화가 발달해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매장 제품 진열 접근법이 다르다는 점을 비교 분석했다.”


“교통사고에도 진료 받고 출석한 열의 인상적”


- 다음 기수는 언제 뽑나.


“다음 기수는 내년 상반기 중 선발 예정이다. 경단녀와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교육과 취업 매칭이라는 기조는 유지한다.”


- 기억에 남는 교육생이 있다면.


“10월 1일 첫 수업 때 교통사고를 당한 주부가 있었다. ‘다음 기수에 뽑아줄테니 몸조리 하시라’고 했는데 진료를 받고 그날 수업에 왔다. 그 이후로 개근했다.” (이번 기수 38명 중 15명이 개근을 했다. 물론 어린이집 등원 등 개인사정으로 5~10분 지각한 것은 출석으로 친 수치다.)


- 교육생들끼리 회식은 안 했나.


“없었다. 다들 번개같이 집으로 돌아간다. 자녀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 교육생들의 반응은 어땠나.


“마케팅, 홈쇼핑에 대해 피상적으로만 생각했는데, 현업을 경험해 보니 차이를 많이 느꼈다는 반응이 많았다. 또한 건실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 교육 프로그램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교육생들의 취업, 협력업체에 필요한 우수 인재의 육성 등 두 가지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협력사와 교육생들이 함께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이끈다.”


-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에게 취업 팁을 준다면.


“경력단절은 순식간에 온다. 또한 한 번 경력이 단절하면 자신의 업종에 재진입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새로운 필드로 나가려면 많이 공부를 해야 한다. ‘교두보’가 필요하다.


또한 정보에 밝아야 한다. 우리 프로그램도 잡코리아와 취업 카페 몇 곳에 공지를 냈다. 그런데 원서가 400장 정도 들어왔다. 게시판을 평소에 찾아보지 않은 사람은 이런 기회가 있는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기회는 찾는 사람에게 온다.”

출처: 롯데홈쇼핑 제공
이동수 책임.

- 향후 계획은.


“여성가족부 산하 중앙여성새로일하기지원센터와 함께 교육생들의 사후추적 관리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한 번 취업을 하면 끝이 아니라, 취업을 계기로 자신의 경력을 어떻게 살려가는지를 관찰하고 또 컨설팅해주는 것이다. 미취업 교육생들에게는 꾸준히 취업 매칭 기회를 주려고 한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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