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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BB크림 40만개 판매한 무서운 신입의 비결

조회수 2020. 10. 4. 15: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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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2년만에 태국·베트남 등 5개 국가 책임진 사람
에이블씨앤씨 해외영업팀 김하정 사원
작년에 태국에 비비크림 40만개 판매
부족한 것 먼저 제안해야 현지 파트너 성공

대학때 전공은 프랑스어였다. 프랑스어가 재밌어 프랑스로 교환학생도 1년 다녀왔다. 졸업 후 희망은 통역사였다. 통역사의 꿈을 안고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다. 그가 있던 몬트리올에는 한국 화장품 매장이 많았다. 캐나다에서 한국 화장품이 단독 매장을 내고 판매를 하는 게 신기했다. 한국 화장품을 다른 나라에 파는 일이 궁금했다. 통역사의 꿈을 접고 화장품 해외 영업으로 자신의 진로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출처: 사진 jobsN
에이블씨엔시 해외영업2팀 김하정 사원

귀국 후 화장품 미샤·어퓨 등을 생산유통하는 에이블씨엔씨에 입사했다. 2년만에 동남아시아 영업팀(해외 영업2팀)에서 태국·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 등 5개 국가를 책임지고 있다. 작년 태국에서 판매한 비비크림만 40만개가 넘었다. 에이블씨엔씨 해외영업 2팀 김하정(27) 사원의 이야기다. 김씨는 “해외 영업을 하려면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사이의 신뢰”라고 말했다. 미샤의 신입사원 평균연봉은 남성 3800만원, 여성 3650만원이다.


-프랑스어를 전공하다 동남아시아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전공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프랑스어와 화장품 해외 영업은 전혀 상관없어 보인다. 지역도 동남아라 전공과 거리가 있다. 해외 영업이라는 직무를 아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컸다. 동남아에서 업무를 익히고 나면 다음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입사 2년만에 5개 국가의 영업을 책임지고 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데.


“한 지역을 책임지는 지역전문가로 성장하기에 2년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하지만 국가를 나눠 한 사람이 그 지역을 책임져야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5개 국가를 맡긴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꾸준히 현지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있다.”


-동남아에서 K뷰티가 인기인가?


“많은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에서 하는 화장법을 따라한다. K팝이나 한국 드라마도 인기다. 한국 문화도 잘 알고 있다. K뷰티가 중국의 반한감정 때문에 고전했는데, 동남아가 돌파구 역할을 해준 것 같다.”

김하정 사원

-동남아시아 적응은 어땠나?


“우리에게 동남아시아는 휴양지 정도 이미지였다. 시장으로 접근해야 해 알고 지냈던 동남아와 다른 곳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차이가 있었다.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하면서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동남아시아도 공부를 했지만 동남아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에 비해서 적응하는 데 훨씬 힘들었다.


베트남은 직접 만나 얼굴을 보기 전까지는 업무를 하기 힘들었다. 정부의 행정절차도 느렸다. 화장품은 품질이나 성분에 대해서 인증을 받아야 했는데 인증 절차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일이 많았다.


좋아하는 제품의 차이도 컸다. 우리나라에선 영양감이 풍부한 제품이 반응이 좋았는데, 동남아에서는 산뜻한 제품이 인기가 많았다. 환경오염 영향으로 미세먼지 차단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미백에 관심이 많은 것은 만국 공통인 것 같다.”


-K뷰티가 동남아에서 인기인데, 영업하는 데 이점은 있었나.


“한국 화장품을 많이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곤 한다. 한국 화장품을 신뢰하고 있어서 먼저 사업을 하자고 제안 오는 경우도 많다.”

태국 방콕에서 현지 거래처와 논의를 하고 있는 김하정 사원. /사진 김하정 제공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나.


“태국이나 베트남에서는 제품 등록 절차가 까다롭다. 신제품을 내려면 준비할 게 많고 복잡하다. 서류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겨야 했고, 대사관 공증업무까지 해야했다.


태국 어퓨 브랜드 단독매장을 낼 때였다. 올 추석연휴 직전이라 시간이 촉박했다. 매장을 열려면 진열할 상품 목록과 인테리어를 현지 사업자와 협의를 해야했다. 매장 인테리어를 위한 도면을 받아서 현지에 넘기는 일도 했다. 그런데 오픈 당일까지 상품을 확정할 수 없었다. 태국에서 상품등록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서류 작업을 서둘기 위해서 제조사에서 직접 성분 서류를 받아오기도 했다. 매장 인테리어가 7~8 차례는 바뀐 것 같다. 매장 오픈까지 하루하루 살얼음을 걷는 기분이었다.”


-제일 많이 판 제품에는 어떤 것이 있나.


“작년에 제일 많이 판매한 제품은 비비크림이다. 태국에서만 6개월 동안 40만개를 팔았다. 시트마스크도 인기가 좋았다. 1년 동안 200만장은 판 것 같다. 비비크림 40만 개는 20톤 콘테이너 4개 정도다. 시트마스크 200만장을 넣으려면 콘테이너 20개가 필요하다.


베트남은 한 제품이 많이 팔리기보다는 여러 제품이 고르게 나간다. 아무래도 현지 판매 정책 차이 때문인 것 같다. 태국에서는 단독 매장을 내기보다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 소매 채널을 활용하거나 H&B스토어와 같은 멀티 브랜드숍을 이용한다. 반면 베트남은 자체 브랜드숍만 운영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출장은 자주 가나.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다녀 온 것 같다. 한 나라를 갈 때는 2박 3일 정도나 3박 4일 정도 걸린다. 여러 나라를 돌면 일주일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김하정 사원

-한국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나.


“한국에서 하는 일이 더 많다. 국내 영업은 같은 지역에 있으니 어려움이 있을 때 찾아가서 바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해외 영업에서는 그럴 수 없으니 현지 거래처와 의사소통에 신경써야 한다. 나라별로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 앱이 다르다. 태국은 라인, 베트남은 왓츠앱, 미얀마는 바이버를 많이 쓴다. 라오스는 아직 대세인 서비스가 없어서 거래처 사람들에게 카카오톡을 쓰라고 했다.”


-해외 영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영업은 끝이 없는 일이다. 현지에서 매장을 연다면 매장 준비에 한동안 온 정신을 쏟는다. 그런데 본격적인 일은 매장을 열고 나서부터다. 문을 연 매장에서 매출이 올라가는지를 살피고 부족한 게 어떤 것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여기서 외국어 능력은 기본이다. 현지 거래처와 일대일로 일하기 때문에 세심하면서도 적극적인 성격이면 더 좋다. 현지에서 요구하는 것만 제때 보내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현지 기상상황이나 유행 등을 꾸준히 살피면서 먼저 제안을 해야 한다. 한국 뷰티유튜버에도 관심이 많다. 화장법을 직접 가르쳐줄 수 없다면 친절하게 화장법을 가르쳐주는 유튜브 채널을 알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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