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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터 고객 꾸지람까지…호텔 해결사이자 호텔 엄마입니다

24년 호텔 객실 전문가가 말하는 ‘청소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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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작성일자2018.12.09. | 5,738 읽음
조선호텔 하우스키핑 관리자 이유진씨
하얏트서울 린넨 관리자로 호텔 첫 발
"고객 꾸지람도 내 일...추석 땐 더 바빠"

특급호텔의 품격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객실의 상태’를 주로 꼽는다. 단순히 청소가 잘 돼 있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언제 어떤 목적으로 객실을 찾더라도 표준적인 그 상태 그대로를 유지해야 한다. 그 전에 누가 커피나 음료 같은 것을 바닥에 쏟아버렸다고 해도 말이다.


이유진(49)씨는 이 분야 베테랑이다. 경력단절 기간을 제외하고 호텔에서 24년, 그것도 객실과 관련한 부서에서만 일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객실 정비의 교과서’라 불리기도 한다. 그는 지난 2015년 이 호텔에서 그동안의 청소법과 침구 정리 등 객실 정비요령을 담은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도 이씨가 주도했다.


12월 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씨를 만나 호텔 객실 정비에 대해 들어봤다. (괄호 안은 편집자 주)

서울웨스틴조선호텔 하우스키핑 관리 담당 이유진 대리.

출처 : 조선호텔 제공

‘청소 검사’가 주된 직무…고객 꾸지람도 내 일


- 당신은 누구인가.


“서울웨스틴조선호텔 하우스키핑 담당 직원이다.”


-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나.


“우리 팀에는 나를 포함 5명이 있다. 호텔 객실에서 가구와 전자제품을 뺀 나머지 전체와 로비 등 공공구역의 미화를 관리한다고 보면 된다. 청소가 잘 됐는지 체크하는 것에서 시작해, 잘 닦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신고가 있으면 확인을 하고 조치한다. 청소가 잘 되지 않으면 청소 담당 직원들을 교육도 한다. 고객들이 객실 상태에 불만이 있어 ‘책임자 불러달라’할 때 찾아가서 사과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 하우스키핑 분야에서 직업을 찾은 이유는.


“처음부터 호텔, 그리고 하우스키핑으로 직업을 찾은 것은 아니었다. 1987년 미도파백화점 청량리점에서 캐셔(계산원)로 입사해 4년간 일했다. 고3 때 대입에서 낙방한 뒤 덜컥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남산에 있는 그랜드하얏트서울에 우연찮게 입사하면서 호텔리어로 입문을 했다.”


- 어떤 일을 했나.


“‘라운드리 딜리버리(laundry delivery)라 부르는 세탁물 관리를 맡았다. 청소 담당 직원들이 모아온 베개커버나 린넨 등을 세탁실에 갖다주고, 세탁과 다림질 등이 끝난 커버 등을 각 층 객실관리자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일반인이 생각하기에는 ‘갖다주는 사람’이 왜 있나 싶을 수 있겠지만, 단 하나의 오점(汚點)도 없도록 끊임없이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하얏트 입사 이듬해인 92년 경희호텔경영전문대(경희호전·이후 학교가 경희대로 통합) 야간반에 입학했다. 호텔 쪽에서 유명한 학교다. 산업체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응시했는데 덜컥 합격했다. 이후에는 말 그대로 주경야독(晝耕夜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했다. 6시에 일이 끝나는데, 학교가 6시에 시작을 해 1교시는 늘 지각했다.”

정돈된 객실의 모습.

출처 : 조선호텔 제공

대학 졸업 후 결혼…경력단절 4년만에 재취업 성공


늦깎이로 진학한 대학 공부도, 주경야독의 어려움도 이씨에게는 큰 장애물은 아니었다. 열정과 노력이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씨에게도 경력 단절의 어려움은 찾아왔다. 결혼 후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겪은 일이다. 하지만 그는 4년만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 경력 단절을 겪었는데.


“결혼 후 연년생 남매를 낳아 키우다보니 4년이 훌쩍 지났다. 힘들게 육아와 살림을 했지만, 나 자신은 무료한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에 재취업을 준비했다.”


- 어떻게 재취업했나.


“지인과 전직장 동료 등 아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재취업 자리를 알아봤다. 다행히 하얏트에서 모셨던 직장 상사의 추천을 받아 2000년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초년병 시절 근무 태도와 열의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셨다고 들었다.”


- 입사 후에는 직무가 약간 확대됐는데.


“하얏트에서는 세탁물을 받아다가 전달하고, 세탁이 끝난 물품을 확인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 하지만 조선호텔에서는 객실 전반을 관리한다. 물론 5명의 객실 관리 인원이 전 객실을 나눠서 관리할 때는 직원의 유니폼이나 객실 내 세탁물, 호텔 음식점의 냅킨 등 섬유 물품을 주로 본다.”


오전 8시 출근…“추석에는 더 많이 일해”


-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오전 8시에 출근한다. 샴푸나 휴지 등 객실용품이 부족하면 협력업체에 발주하고, 새벽 중 세탁이 끝난 물품을 검수한다. 유니폼과 청소도구 등 비품도 챙겨본다. 일하는 중간에 간단히 점심도 먹는다. 그리고 오후 2시부터 퇴근할 때까지는 계속 객실 점검을 한다. 오전 8~오후5시 근무와 오전10~오후 7시 근무를 번갈아가며 한다.”


- 어떻게 점검하나.


“청소 직원이 객실 정비를 하면, 점검만 계속하는 별도의 직원이 있다. 우리팀 5명은 그 점검한 객실을 재확인(re-check)한다.” (청소재확인은 말 그대로 ‘최종 점검’이다. 침대 밑, 쇼파 밑에 있는 휴지나 분실물 등을 찾아보는 것은 물론, 쇼파 틈새를 눌러보기도 한다. 호텔리어들 사이에서는 ‘기어다닌다’는 말을 할 정도로, 실제로 기어다니다시피 하면서 확인한다.”)


- 설이나 추석에는 일이 더 많나.


“물론이다. 호캉스족 등이 몰리면서 일이 두 배로 는다. 비수기 주말에는 한 명이나 두 명이 하우스키핑을 맡고 있지만, 추석 때는 휴일 하루에 3명씩 근무한다.”


- 객실 청소는 어떻게 하는가.


“순서대로 한다.”


- 무슨 의미인가.


“객실 청소는 누구나 열심히 정성껏 한다. 하지만 분실물 습득이나 효율성, 통일성 등을 위해 호텔마다 정해진 청소 순서가 있다. 우리 호텔은 ① 객실 내 분실물 확인 ② 환기 ③ 쓰레기 및 린넨·시트 등 수거 ④ 침구정리(베딩) ⑤ 욕실에 세제 분사 ⑥ 컵 수거 ⑦ 전화기 및 가구 청소 ⑧ 욕실 청소 ⑨ 최종 정리 ⑩ 바닥 진공청소 순이다. 물론 중간 중간에 시설적인 문제가 있으면, 수리 직원이 바로 출동해 고친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매뉴얼을 통해 세세하게 청소 기법을 정리해 놓았다. 예컨대, 비데를 청소할 때는 친환경 저알콜 소독제로 1차 세척한 뒤 고압 스팀 세척기로 씻어낸다. 거위털 이불은 털이 뭉치지 않고 살균이 되도록 섭씨 80도로 20분간 드라이클리닝한다. 언제 어떤 방을 쓰더라도 한결같아야 해 만든 규정도 꽤 있다. 그 외에도 커피잔은 손잡이가 오른쪽으로 되도록 하고 로고가 잘 보여야 한다는 식이다.)


- 객실 한 곳을 청소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스탠다드룸을 청소직원 1명이 45분 내에 치우도록 교육한다.”

조선호텔 제공

집에서도 청소를 철저히 하느냐는 말에 “아니오”


- 집에서는 청소를 자주 하나.


“그렇지 않다. 잠 자기 바빠 집 청소에 소홀할 때가 많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아침식사하고, 남편과 아이들 밥 차려놓고 부랴부랴 회사로 나온다.”


- 가정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청소팁을 말해달라.


“나는 집에서 ‘만능세제’라 부르는 나만의 세제를 만들어 쓴다. 베이킹소다와 주방세제, 물, 식초를 1대1대1대0.5 비율로 섞어 만든다. 현관 등을 닦으면 확실히 깨끗하다. 또한 급히 손님이 집에 찾아오면, 일단 탁자 위와 쇼파 위만이라도 치우라. 그러면 훨씬 깨끗해 보인다. 하지만 집청소는 안 보이는 곳부터 치워야 깨끗함이 오래간다. 제대로 하려면 창고나 옷장부터 시작해 마루와 침실을 나중에 치우라.”


- 객실 관리가 잘 돼 있어 기억에 남는 호텔이 있다면.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W호텔이다. 넓직한 객실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고, 청소 미비가 없었다. 스스로 리체크를 해봤는데 침구의 ‘각’이나 정리상태 등 흠 잡을 것이 없었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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