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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대박 주인공…제가 그 ‘살아있는 도깨비’입니다

어린이 열광 도깨비 ‘신비’ 목소리 주인공은 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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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니버스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주인공 신비역 조현정 성우 인터뷰
2002년 MBC 전속성우로 입문
"비전력이 부족하다"로 유명세도

요즘 어린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도깨비 캐릭터 ‘신비’.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에 나오는 도깨비다. 귀여운 모습과 통통 튀는 목소리로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를 잇는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으로 자리매김 했다. 신비아파트는 2017년 시즌1 당시 4~13세 어린이 시청률 10%가 나왔다. 1995년 만화채널 투니버스 개국 이래 최고치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신비를 연기하는 사람은 성우 조현정(40)씨다. 게임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성우이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동 투니버스 스튜디오에서 조씨를 만나봤다. 조씨는 분당 대진고와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부터 성우로 일하고 있다. (괄호 안은 편집자 주)


“키 작아 컴플렉스” 연기 대신 성우 꿈꿔


- 성우를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는.


“처음에는 연기자를 꿈꿨다. 중학교 때였나 싶다. 그런데 내가 키가 작아서 포기했다. 키가 작으면 배역에 제약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고교 때부터 성우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본격적인 준비는 대학 졸업 후부터 했다. 1년 정도 성우지망생으로 연기를 배웠다. MBC 성우로 이름을 날린 김관철 성우를 스승으로 모셨다. 드라마 장르를 중심으로 성우 훈련을 했다.”


- 성우 시험은 어떻게 봤나.


“나는 2002년 MBC 성우 공채 16기로 입사했다. 지금은 KBS에서만 성우 공채가 있다. MBC 공채는 없어졌다. 3년간 전속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성우협회 소속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조건이었다.


시험은 3단계다. 1차는 서류시험. 서류 중에 이력서, 자기소개서 외에 카세트 테이프를 내야 했다. 성우로서 녹음을 한 테이프를 내야 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햄릿에 나오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대사 연기, 자유연기가 있었다. 나머지 하나는 판소리 더빙이었다. 정확히 어떤 작품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육모방망이가, 와르르르~’하는 대사가 있었다.


2단계 시험은 더빙 평가다. 당시 인기가 있던 ‘주말의 명화’에 나오는 영화에서 3~4장면을 보여주고 더빙을 했다. 3번 보고 더빙을 시작해야 한다. 3차는 최종면접이다. 워낙 떨어서 무슨 답을 했는지도 모르겠더라.”


(성우는 연예인처럼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수입도 경력과 인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성우 직업의 하위 25% 연봉을 379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형석 성우는 지난 2015년 라디오 방송에서 "대기업 차장 이상 된다"고 말했다. 유명 성우인 박기량씨는 2017년 JTBC '잡스'에 출연해 “전성기 시절 월 500만~600만원을 벌었다”면서 , 지금(화폐가치)으로 치면 5000만원 정도의 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일하면서 힘들었던 적이 있나.


“감정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서 힘들었던 적이 있다. 키퍼 서덜랜드 주연의 미국드라마 ‘24시간 시즌2’ 더빙 때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이었다. 내가 막내 성우였는데 원하는 감정이 잘 안 나오는지 담당 PD가 녹음 끝나고 남으라고 하더라. 나만 혼자 재녹음을 했다. 담당 PD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계속 재녹음을 시켰다. 몇 번 반복하니깐 나 때문에 PD와 기술감독 등이 퇴근도 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서글프고 화가 나더라. 그래서 약간 울컥한 느낌으로 녹음을 했는데, 그때 ‘바로 그거야’라면서 OK사인이 났다. 지금 생각하면 감사한 일이다. 만약에 ‘이렇게 하라’는 식으로 지시를 받았다면, 그 감정을 내 실력으로 체득하지 못했을 것 같다.”


- 동기 성우 중에 유명한 사람이 있나.


“2대 도라에몽 성우로 10년 넘게 활약하고 있는 문남숙 성우가 제일 유명하다. 도라에몽에는 나도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주인공 진구의 친구인 ‘이슬’을 맡고 있다. 곱고 청아한 캐릭터라 연기를 할 때 가끔 어려움이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동 투니버스 녹음실에서 만난 조현정 성우.

출처jobsN

“신비아파트, 녹음하면서도 대박은 예상 못해”


- 신비아파트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오디션을 보라고 연락이 와서.(웃음) 도깨비와 귀신을 다루는 국산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괴기한 내용일거라 생각했는데, 귀여운 도깨비 캐릭터였다. 녹음을 할 때만 해도, 이 작품이 성공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어린이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어서 놀랐다. 내 일거리가 계속 생겨서 즐겁기도 하다.”


- 신비는 어떤 캐릭터인가.


“101살이나 되지만 특유의 귀여움이 살아있는 도깨비다. 정이 많고 귀엽고, 도깨비인데도 겁이 정말 많다. 익살스럽고 유머러스하다.”


- 신비를 연기할 때 주안점이 있나.


“비음(콧소리)을 실어서 한다. 귀엽고 코믹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다. 그런데 담당 PD가 ‘귀신하고 싸울 때는 비음을 좀 빼 달라’는 이야기도 한다.”


-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인기를 실감할 때가 있나.


“그렇지는 않다. 어린이들은 나를 모르고 캐릭터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님들의 관심이 많다. 내 블로그를 찾아와서 댓글을 남기는 분들도 있고, 지인을 통해 부탁도 많이 들어온다. 아이 생일, 크리스마스 등에 필요한 목소리를 녹음해 달라는 식이다. 내 목소리를 사랑해주는 팬들이라 생각해 대부분 응하는 편이다.”


디아블로서 ‘비전력이 부조카당’ 논란도


- 하루 일과는 어떤가.


“대중 없다. 프리랜서라서 일과 스케줄이 유동적이다. 이번주는 화수목 3일간 일이 몰려 있다.”


- 한 번 녹화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10~30분 정도 걸린다. 2개 회차를 2시간 정도에 나눠서 녹음할 때도 있다. 예전처럼 성우들이 모여서 녹음하지 않고, 한 사람씩 녹음한 뒤 제작진이 믹싱(mixing)을 한다.”


- 애니메이션 더빙 외에 어떤 일을 하나.


“게임 녹음도 꽤 일거리가 많다. 디아블로와 오버워치 등을 녹음했다. 또한 성우지망생들을 가르치는 강사로도 활동한다.”


-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오버워치에서 파라라는 캐릭터가 궁극기를 쓰기 전 말하는 ‘하늘에서 정의가 빗발친다’라는 대사가 있다. 인터넷에서 많은 반발을 일으켰던 ‘비전력이 부족하다’라는 대사도 있다.”


- 왜 반발을 샀나.


“디아블로3에서 ‘여자 마법사’ 캐릭터를 연기했다. 잘난척을 하면서도 밉지 않은 캐릭터라고 설명을 들었다. 그래서 ‘비전력(Arcane Powerㆍ디아블로3에서 캐릭터의 에너지 개념)’이 떨어졌을 때 귀엽게 ‘비전력이 부족하다~’는 연기를 했다. 녹음할 때는 블리자드 제작진이나 담당 PD 등이 다 좋다고 했는데, 정작 게임을 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반발이 많았다. 자신의 캐릭터가 공격을 당하고 있는데, 애교부리는 것처럼 들인다는 이야기다. 당시 디아블로 게시판이 나에 대한 비판으로 도배가 됐다. 하지만 이후에는 오히려 내 목소리를 들으려고, 캐릭터의 비전력을 떨어뜨리는 게임 유저가 생겼다.”

'비전력이 부족하다' 게임 영상.

- 목이 쉴 때는 어떻게 하나.


”평소에 관리를 잘 하는 편이다. 술도 목 때문에 끊었다. 어릴 때부터 술을 좋아했는데, 술을 많이 마신 날에는 어김 없이 목이 쉬었다. 이 때문에 최근 8년간 술을 마시지 않았다. 아침마다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배운 방식으로 목을 푼다.”


- 성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요새는 애니메이션 하나만 바라보고 성우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애니메이션만 봐서는, 애니에 나오는 풍부한 표현을 할 수가 없다.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많은 경험을 했으면 한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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