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잡아야죠"..마동석도 배운, '10년 역사' 스포츠

조회수 2020. 10. 4. 16: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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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의 팔씨름 코치들, "친구 팔씨름 이기고 싶으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마동석씨 실력은 어때요?” 배우 마동석은 팔씨름 영화 ‘챔피언’ 촬영을 앞두고 ‘사단법인 대한팔씨름연맹(Korea Armwrestiling Federation·KAF)’ 선수들과 연습하며 ‘스포츠 팔씨름’ 자세나 기술을 배우고 가다듬었다.


“어우, 힘은 프로 선수들에게 전혀 안 밀립니다. 기술만 조금 더 연습하면 선수로서도 손색 없을 거에요.” 홍지승(29)씨가 답했다. 홍 씨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회 ‘미국 아놀드 클래식 암레슬링 챌린지’에 한국인 최초 출전, 3위의 쾌거를 이뤘다. “1:1000 팔씨름 달인”이라 하면 누구나 알아보는 한국 팔씨름의 대들보다.

출처: jobsN
선수들의 팔씨름 포즈. 왼쪽부터 심재원, 배승민, 홍지승씨.

KAF 사무국장 심재원(31)씨도 “2018년 1월부터 KAF 이사를 맡고 계신데, 일주일에 꼭 한 번은 한국 스포츠 팔씨름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합니다”라고 마동석의 팔씨름 열정을 전했다. “배우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실제 팔씨름 선수로 뛰어볼 계획도 있다고 해요.” KAF 회장 배승민(34)씨의 말이다. 마동석이 푹 빠진 스포츠 팔씨름은 일반 팔씨름과 얼마나 다를까? 배 씨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며 말을 이었다.   

-‘스포츠 팔씨름’, ‘그냥 팔씨름’ 나눌 수 있는가.


(배승민)“‘스포츠 팔씨름’은 일정한 규칙에 맞춰 승패를 가리는 시합이다. 시합 용품에도 규격이 정해져 있다. 보통 팔씨름 전용 테이블에서 일어서서 한다. 경기마다 심판이 있고, 승패·반칙 규정도 구체적이면서 엄격하다. 팔을 잡은 채 얼마나 몸을 뒤로 눕혀 당기면 안 되는지, 팔꿈치나 어깨를 어느 정도 움직여도 되는지 등이 정해져 있다.”


(홍지승)“경기에는 힘과 더불어 스피드·기술·지구력·팔의 각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주먹으로만 상대를 때리는 권투 선수가 팔·몸통·다리의 힘도 사용하듯 팔씨름 선수도 전신 각 부위의 힘을 이용한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순전히 팔만 쓰는 운동’이 아니다. 이 중 근력이 가장 중요하다. 인대 힘이 아주 중요해 팔씨름을 '인대 스포츠'라고도 한다. 효과적 훈련을 위한 전문 운동기구도 많다.”


(심재원)“팔씨름 기술은 손목의 회전방향에 따라 크게 훅(hook)·탑롤(top roll)·프레스(press) 3가지로 나뉜다. 훅은 팔목을 꺾은 채 팔을 몸 안쪽으로 돌려 구사하는 기술이고, 탑롤은 손등이 나를 바라보게 비틀어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이다. 특히 모든 선수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손'을 비틀어 공격하는 탑롤을 잘쓰면 나보다 팔힘이 강한 선수도 이길 수 있다. 프레스는 어깨를 밀어넣어 몸무게를 실어 누르는 기술이다. 이 기술마다 3가지 이상 파생 기술이 있다. 각 기술에 주로 쓰이는 근육도 다르다. 탑롤은 이두근이 강할수록 잘 구사할 수 있다.”  

출처: jobsN
실비스 사무실에서 팔씨름 운동기구 사용법을 설명하는 홍지승 선수. 매달려 보니 벽을 미는 느낌이었다.

-스포츠 팔씨름의 인기가 국제적으로 높다고.


(배)“외국에서 팔씨름은 각 나라의 메이저 스포츠 바로 아래 단계의 인기를 누린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로스포츠(Eurosport·유럽 대표 스포츠 채널)에선 ‘세계팔씨름리그(World Armwrestling League·WAL)’ 관련 컨텐츠를 방영한다. 팔씨름은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여는 세계적 대회 ‘아놀드 스포츠 페스티벌(Arnold sports festival)’의 공식 종목이다. 각 나라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한다.


특히 러시아·폴란드·터키 등 동구권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이들 나라는 선수가 해외 시합에 나가면 경비를 전액 지원한다. ‘2018년 키르키즈스탄 세계유목민게임(World Nomad Games)’에서 팔씨름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1등 상금이 1000달러였는데, 키르키즈스탄 1인당 GDP가 1200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큰 액수다.”

출처: 'Professional armwrestler' 유튜브 화면 캡처.
홍지승 선수와 미국 챔피언 에릭 울프의 2017년 경기. 홍 선수의 승리로 끝났다.

(홍)“한·중·일 선수들의 실력도 상당하다. 서로 비슷하지만, 아직 일본이 가장 강하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팔씨름을 과학적으로 연구했다. 한국 스포츠 팔씨름 역사는 10년 남짓이다. 금방 턱밑까지 따라잡은 것이고 곧 추월할 것을 자신한다.”    

-대한팔씨름연맹이란?


(배)“‘사단법인 대한팔씨름연맹’은 2017년 3월 발족한 한국 대표 스포츠 팔씨름 협회다. 한국 스포츠 팔씨름의 발전 및 선수들의 해외 대회 지원이 목적이다. 연맹은 연회비와 후원금을 통해 운영한다. 현재 정회원은 150명이고, 연회비는 5만원이다.


매년 연말 ‘실비스(SILVIS) 클래식’을연다. 실비스는 라틴어로 ‘풀뿌리’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회고, 올해로 5회째다. 총 상금은 1000만원이다. 총 5개 체급이 있고, 한 사람이 왼손·오른손 경기에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심)“대한팔씨름연맹은 2017년 4월과 9월 각각 ‘아시아팔씨름연맹(Asia Armwrestling Federation)’과 ‘세계팔씨름연맹(World Armwrestling Federation·WAF)’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AAF와 WAF는 나라마다 단 하나의 팔씨름 단체만을 정회원으로 인정한다. 선정 단체만이 WAF 등이 주최하는 국제 대회의 ‘국가대표선발권’을 갖는다. 대한팔씨름연맹은 각종 국내 대회와 함께 매년 분기별로 한 번씩 국대 선발전을 연다. 여기서 이긴 선수들이 다음 해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다.

출처: 다음 카페 '그립보드' 제공.
대한팔씨름연맹 로고와 이사 임명장을 든 마동석씨.

한국 선수들은 일본 등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에 많이 참가한다. 가장 큰 국제대회 성과는 홍지승 선수가 2015·2017년 ‘아놀드 클래식 암레슬링 챌린지’ -80kg급 3위를 달성한 것이다. 국내 정상급 백성렬 선수도 2015년 같은 대회 -90kg급 4위를 했다."

(홍)“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eneral Association of International Sports Federations·GAISF)가 2018년 4월 WAF를 정회원으로 인정했다. GAISF는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IOC)와 협의해 올림픽 정식 경기 종목을 정한다. 즉 WAF가 GAISF 회원이 됐다는 것은 팔씨름을 올림픽 종목에 넣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빠르면 2024년 프랑스 파리 패럴림픽에서 팔씨름이 시범종목이 될 수 있다.”


-대한팔씨름연맹 설립 이전 한국 팔씨름이 걸어온 길은


(배) “2010년에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그립보드(Grip Board)’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현재 회원수는 약 1만8500명이다. 설립 이후 팔씨름 체급, 규칙 등을 만들고 대회를 진행했다. 2013년부터는 팔씨름 랭킹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2012년 12월부터 팔씨름 전문 장비 제조·판매 업체 ‘실비스’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팔씨름이 마이너 스포츠다 보니 그립보드에 들어오는 후원이 적었다. ‘이럴 바엔 스스로 회사를 차려 운영비를 대보자’고 설립했다. 수익은 주문량 감당하고 대회 상금 및 개최 비용을 댈 정도로 난다. 다행이라 생각한다.”

출처: 다음 카페 '그립보드' 제공.
촬영 중 연맹 선수와 논의하는 마동석씨. 연맹 점퍼를 입고 인터뷰를 하는 장면.

-팔씨름 선수들은 어디서 운동하나


(홍)“팔씨름 체육관이 전국에 8곳 있다. 모두 연맹이 인정한 팀이 운영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선수들은 웨이트만 하면 1시간30분, 팔씨름까지 하면 3시간 이상 한다. 서로 손을 맞잡고 한 회당 70%정도 힘을 쓰면서 기술을 반복 연습한다.”

-팔씨름을 전업으로 하는 선수가 있는가


(심)“모두 투잡이다. 아직 스포츠 팔씨름은 전업 선수가 나올 정도로 수입이 나지 않는다. 상금도 적다. 10~11월에 ‘원주 시장 통 축제’에서 열린 팔씨름 대회 총 상금이 1000만원이었다. 각 체급 우승 선수끼리 나누면 적은 액수다.”

출처: jobsN
홍지승, 심재원씨가 팔씨름 운동법을 설명하고 있다.

(홍)“반대로 말하면 다른 직업을 가지면서도 선수 생활 할 수 있는 운동이란 뜻이다. 특히 팔씨름은 선수 수명이 매우 길어 40대에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 직장인 중 ‘쟤만 이기고 싶다’는 생각에 팔씨름을 시작해 재미 붙여 선수 생활하는 분들도 계시다.”


-프로 자격은 어떻게 받는가.

(심)“‘노비스(novice·초심자)-아마추어-프로’ 세 단계가 있다. 노비스부터 시작해 입상 2회 이상 혹은 우승 1회 이상 하면 다음 단계에 도전할 자격을 준다. 연맹 정회원 중 프로는 약 60명이다. 2019년 부터 ‘프로 라이선스 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다.”   

-앞으로 계획은


(배)“스포츠 팔씨름 인구를 늘리는 것이다. 12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연맹 직영 팔씨름 체육관 1호점이 생긴다. 팔씨름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 운동이다. 당장 힘이 약해도 즐기며 실력을 기를 수 있다. 많은 분이 가족·생활체육으로 즐겼으면 한다. 스포츠 팔씨름에 관한 정보를 널리 알리기 위해 ‘팔씨름달인 홍지승’이나 ‘대한팔씨름연맹’ 유튜브 채널을 앞으로도 활발히 운영할 계획이다.”

출처: '대한팔씨름연맹' 유튜브 캡처.
영화 '챔피언' 개봉 전 팔씨름 연습 후. 가운데 홍지승 선수와 마동석씨가 있다.

(홍)“학창시절 각 학교·동네에서 팔씨름을 가장 잘 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상대를 찾으려 만든 ‘팔씨름 동호회’가 이렇게까지 커졌다. 최근 실비스에서 팔씨름 용품을 사가는 중·고등학교, 대학교가 늘어난 것을 보면 팔씨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풀뿌리 체육’인 팔씨름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글 jobsN 정경훈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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