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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되면 난리나는 이 다이어리, 그 시작은 이랬습니다

조회수 2020. 10. 4. 16: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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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왜 '다이어리'를 경품으로 내거는 걸까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팀 전병재 과장
2004년부터 연말 ‘플래너 마케팅’으로 주목
“플래너는 ‘항상 함께 한다’는 의미⋯대만·필리핀 등에서 벤치마킹"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국내 커피 브랜드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쟁이 있다. 플래너로 불리는 다이어리를 두고서다. 플래너 마케팅 시초는 스타벅스코리아. 2004년부터 스타벅스코리아는 연말 즈음 일정 수량의 음료를 마신 고객에게 플래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한다. 지난해부터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팀에서 플래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전병재(35) 과장을 만나 플래너 마케팅의 A부터 Z를 들어봤다.


“플래너는 커피처럼 늘 함께한다는 의미”


스타벅스가 10월 말 전국 1250개 매장에 ‘2019년 스타벅스 플래너’를 출시했다. 스타벅스 플래너는 단골 고객을 위한 사은품이다. 올해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10꼬르소꼬모’, ‘몰스킨’과 협업해 제작했다. 플래너 마케팅은 미국 시애틀 스타벅스 본사 차원이 아닌 스타벅스코리아에서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다.


-플래너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스타벅스코리아가 플래너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2004년이다. 우리나라만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전역에서 일괄 실시하는 마케팅도 아니다. 나는 2015년 11월에 스타벅스코리아에 입사해 2년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플래너 마케팅을 시작한 계기는.


“연말연시를 맞아 매장을 자주 찾는 고객들에게 선물을 드리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단골 고객에 대한 정의부터 내렸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매장에 오는 고객을 단골 범주에 넣었다. 프로모션 기간에 17잔을 마셔야 플래너를 증정한다. 프로모션을 하는 기간이 두 달(8주) 정도인데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들른다면 16번 정도 방문하는 셈이다. 크리스마스 시즌과 어울리는 음료를 경험해 보라는 의미를 담아 시즌 음료도 제안한다."


-매년 플래너 기획은 몇 월부터 시작하나.


“1월에 시작한다. 12월에 프로모션을 마감하니까 일 년 내내 플래너 기획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벤트가 끝나는 내년 1월 7일부터 소비자 반응 조사에 들어간다. 자발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로그 등에 후기를 올려주는 고객이 많다. 이것들을 모두 리뷰하고 개선할 부분 등을 점검해 다음 연도에 진행할 플래너 콘셉트를 잡는다. 4월까지 플래너 콘셉트를 확정하고 나면 속지는 어떤 식으로 구성할지, 쿠폰은 어떤 것으로 포함시킬지 등 세부적인 것들을 정한다. 최종 완성본은 10월쯤 나온다. 직원들에게 공개하는 시기도 프로모션 시작 몇 주 전이다.”

출처: jobsN
전병재 스타벅스코리아 과장.

-다양한 아이템 중 왜 하필 플래너인가.


“플래너는 몸에 항상 지니고 다니는 물건이다. 소중한 경험을 기록하거나 계획을 세울 때 필요한 플래너의 가치를 스타벅스 브랜드와 연결하려고 했다. 항상 고객과 함께 한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다이어리보다 스마트 기기에 일정을 입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우리 고객들 상당수가 브랜드 가치가 담긴 머그나 텀블러처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이 많다.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고객들도 많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고들 말한다. 고객 반응을 보면 고객들 중 플래너를 사용하지 않고 수집용으로 모으는 고객도 상당수다."


-올해 플래너 콘셉트가 있다면.


“지난해까지 스타벅스 로고를 은은하게 박아서 출시했는데 올해는 기존 틀을 바꿔보고 싶어서 로고를 크게 새기지 않았다. 올해 플래너에 대해선 호불호가 큰 편이긴 하다. 플래너 속지를 어떻게 만들지도 고민을 많이 했다. 지난해 플래너 수령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일 단위로 쓸 수 있는 속지보다 형식 없이 자유롭게 쓰는 속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올해 그 부분을 반영했다. 들고 다니는 것 외에 책상 위에 둘 수 있는 플래너도 이번에 처음 만들었다.”


중고로 웃돈 거래까지…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서 벤치마킹


스타벅스 플래너는 매년 품귀현상을 빚는다. 현금 3만 2500원을 주면 구매할 수 있지만 그해 처음 선보인 모델은 현금으로 살 수 없다. 음료를 16잔 먹은 고객에게만 증정한다. 희소성 있는 플래너를 구하려거나 수집용으로 플래너를 모으는 소비자들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줘가면서까지 구매한다. 플래너를 손에 넣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알아서 입소문을 내주기 때문에 별도로 홍보를 할 필요가 없다. 플래너 열풍이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전해지면서 말레이시아, 대만, 필리핀 등에서 플래너 마케팅을 벤치마킹해 가기도 했다.


-매년 플래너를 받아 가는 고객은 얼마나 되나.


“숫자는 말할 수 없다. 다만 매장 수가 지난해보다 150개 늘었고 플래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서 플래너를 찾는 고객도 매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다 보니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같은 곳에서도 본격적으로 플래너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출처: jobsN
전병재 스타벅스코리아 과장.

-어떤 연령층이 주로 찾나.


“아무래도 우리 브랜드를 많이 찾는 20~30대 여성 비율이 높다. 그런데 최근에는 30~40대 고객 비중도 늘고 있다. 주요 구매층이 여성이었다면 요즘엔 남성들도 많이 찾는다."


-플래너에 1+1 쿠폰을 넣는 이유가 뭔가.


“스타벅스 브랜드가 주는 가치를 자신은 물론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눠보라는 취지다.”


-스타벅스 플래너 마케팅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를 좋아해 주는 고객이 너무 많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 못지않게 신경쓰이는 점이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다. 마케터가 느끼는 체감상 어떤 브랜드보다 고객들의 기대감이 높은 것 같다. 스타벅스에 들어오는 고객들의 만족감을 채워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케터는 감성과 이성 모두 갖춰야”


전 과장은 대학에서 광고와 경영학을 복수 전공한 뒤 현장에서 10년 동안 마케터 경력을 쌓았다. 스타벅스코리아로 오기 직전까지 CJ올리브영 마케팅팀에서 일한 그는 마케터가 되기 위한 필수 역량으로 ‘센스’를 꼽았다.


-마케터가 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


“이 일은 전공이 문과냐 이과냐는 크게 중요한 것 같지 않다. 데이터가 갖는 의미를 잘 분석하면서 트렌드, 디자인 등 예체능 분야에 대한 감각도 갖춰야 한다. 이런 것들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센스가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마케터가 되려면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스타벅스코리아 조직문화는 어떤가.


“문화는 자유로운 편이다. 본사 직원이 300명인데 조직이 슬림하다. 의사결정 속도도 빠른 편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경력직을 많이 뽑는 편인가.


“그렇지 않다. 지원센터라 불리는 스타벅스코리아 본사는 직원의 70%를 내부 채용으로 뽑는다. 매장 바리스타로 시작해 슈퍼바이저와 부점장, 점장, 지역매니저(DM)를 거치면 본사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바리스타에서 DM까지는 빠르면 3년 안에 도달할 수 있다.”


글 jobsN 김지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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