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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갔다오다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바로 사표냈죠”

학교 빈 공간에서 운동하자! 학교와 지역을 밝히는 스쿨쉐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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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작성일자2018.11.10. | 167,751 읽음
스쿨쉐어링 공동창업자 박상준·최혜훈씨
텅 빈 학교 운동장에서 창업 영감 얻어
올해 매출 7억원, 누적 이용자 3만명 돌파

푸른 인조 잔디가 넓게 깔린 동네 학교 운동장을 바라보면,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공 한 번쯤 차고 싶어진다.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을 모아도 도통 공 찰 곳이 없는 까닭이다. 게다가 범죄 예방 목적이라며 최근 일반인의 학교 출입은 더더욱 까다로워졌다. 스쿨쉐어링은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려 닻을 올린 스타트 업이다. 스쿨쉐어링 앱을 내려 받아 주변 학교를 검색하면 바로 예약이 가능하다.

스쿨쉐어링 박상준 CEO(오른쪽)와 최혜훈 COO.

출처 : 스쿨쉐어링 제공

작은 불편함이 영감이 됐다. 박상준(35) 스쿨쉐어링 대표는 2016년 4월 어느 날 목욕탕에 다녀 오다가, 인근에 있는 학교의 운동장이 텅 비어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농구가 하고 싶어졌다. 그러다 평소 운동은 하고 싶은데 운동을 할 곳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던 자신의 옛 모습이 떠올랐다.


운동할 곳 찾는 건 늘 힘든 일이었다. 동네 학교에서 경기를 하려고 해도, 학교 행정실에 일일이 전화를 하고 예약 가능 여부부터 가능한 시간대를 알아보기까지 홀로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었다. 게다가 학교에서는 전화로 물어보면 가능 여부를 잘 안 알려줬다. 꼭 직접 가야 했다.


박상준 대표는 일단 한 학교를 뚫어보기로 결심했다. 그 학교 이용권 자체를 자신이 팔아보고 싶어졌다. 동네 한 학교를 정해놓고 집중공략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후배이자 공동창업자인 최혜훈(32)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힘을 보탰다.


2016년 6월 드디어 첫 학교가 뚫렸다. 서울 성동구의 한 학교에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그는 두 달 뒤 회사를 그만 뒀다. 반응이 좋을 거라 확신했다. 처음 학교를 뚫은 지 4개월이 지난 2016년 10월까지 박 대표는 약 넉 달을 그 학교에서 살았다. 화장실 청소도 돕고 허드렛일도 도맡았다. 다 끝나고 밤에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7년 4월 앱이 나왔다. 반응이 뜨거웠다. 운동장 이용가능 시간대를 6개로 나눠 올렸는데 2.5배인 15개 팀에서 이용 요청이 쏟아져 들어왔다. 학교를 추가로 확보하기 시작했다. 운동장뿐만 아니라 강의실, 실내체육관까지 사용 가능 시설을 확장했다. 현재 서울 시내에 거점 10곳, 550가지 시설을 확보했다.


사업이 본격화되자 학교 측에서도 스쿨쉐어링을 반겼다. 빈 운동장과 시설을 대신 운영해 주며 추가적인 수익도 가져다 주는 까닭이다. 이전까진 운동장 대여를 하긴 했지만 담당자가 자주 바뀌고 업무도 복잡하다 보니 체계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제는 문의 전화가 오면 "스쿨쉐어링 앱으로 확인하라"는 한마디면 끝이다. 학교 운동장 관리 담당자의 업무 강도는 줄었다.


스쿨쉐어링은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사실 지역 주민끼리 운동을 할 곳이 없는 건 아니다. 지역마다 소규모 공공체육시설이 있긴 하다. 허나 스쿨쉐어링에 비해 비용이 더 들고 배트민턴이나 게이트볼 등 특정 운동만 가능했다. 스쿨쉐어링에는 운동장부터 체육관, 강의실까지 다양한 시설 사용이 가능하다. 주민이 한 데 모이니 지역 기반 정치권 인사도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박상준 대표는 대관이 이뤄지면 그 지역 어르신께 관리감독을 부탁한다. 지역 어르신 주머니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다.


학교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역 주민이 주변 학교 시설을 이용하기 더욱 어려워진 건 학교 근처에서 일어나는 범죄 때문이었다. 정부는 일반인의 학교 출입을 어렵게 만들고 CCTV를 늘리며 경찰 등 감시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해결책을 내놨다. 그렇다고 범죄가 줄어들리 없다. 범죄는 학교 밖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CCTV는 사각지대가 많은 까닭이다. 학교전담경찰관이 학교폭력 신고를 무시했다는 기사도 나온다.

스쿨쉐어링 제공

특정 장소 범죄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건 능동적 감시체계를 늘리는 일이다. 사람이 많은 곳에선 범죄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거주 지역, 학교 근처는 더 건강한 감시체계가 생긴다. 우리 땅, 우리 아이의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스쿨쉐어링은 이런 특정 지역의 집단보호가 가장 잘 작동될 수 있도록 판을 깐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7억 원이다. 누적 이용자수는 벌써 3만 명을 넘었다. 직원 10명은 밤낮없이 더 많은 거점을 확보하려 애쓴다. 지난해 4월 더벤처스가 종자돈을 댔고 10월 17일 산업은행, 한국과학기술지주, 연세대학교기술지주는 스쿨쉐어링에 10억 원을 투자했다. 박상준 대표와 최혜훈 COO는 더 큰 꿈을 꾼다. 공간공유시장 최고의 중개플랫폼으로 키우는 것이 꿈이다. 둘은 "될 거야"라는 희망을 "된다"로 이미 바꾼 적이 있었다. 또 그럴 거다.


글 jobsN 최훈민 객원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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