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돌 멤버가 선택한 국내 1000명 밖에 없는 직업은?

조회수 2020. 10. 4. 17: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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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아이돌에서 꽃차 소믈리에로 변신한 '디베이스' 남현준

“맛있는데?” “몸에 좋은 맛” “취향 저격”


2018년 2월11일 방영한 jtbc ‘슈가맨2’ 무대는 ‘꽃차 시음회’를 방불케 했다. 꽃차 소믈리에 남현준(39)씨가 다려온 꽃차는 출연자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한때 남성 5인조 아이돌 그룹 ‘디베이스(D.Bace)’와 ‘스매쉬(Smash)’의 맴버로 활동했다. 그러나 현재 ‘눈으로마시는꽃차by남현준’을 운영하며 꽃차 소믈리에다. 남현준씨를 만나 아직은 생소한 직업인 꽃차 소믈리에에 대해 들어보았다.    

남현준 인스타그램 캡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가수 생활을 하다가 꽃차 소믈리에로 변신한 남현준입니다. 소믈리에가 된지 벌써 6년이 됐네요”


-현재 하고 계신 일은 무엇인가요


“크게 꽃차 공방 운영과 강의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현재 강원도 원주와 서울에서 두 곳의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방은 원주가 고향이라 원주에서 시작했어요. 공방에서는 꽃잎을 덖는 솥, 꽃잎 세척·소독·건조기 등을 갖춰놓고 핸드메이드 꽃차를 만들고 있죠. 꽃차는 테이크 아웃 형식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온라인으로도 팝니다.


꽃차 관련 강의도 나갑니다. 원주와 서울을 오가며 한 달에 한 번씩 정기 수업을 해요. 취미반도하고 강사반도 하고. 강사반의 경우 한 번 수업하면 하루 열 시간씩 이틀을 진행해요. 너무 길다 싶지만 3~4시간 정도 수업을 하고 똑같은 시간만큼 실습을 하고 나면 금방 가요.”


-꽃차 소믈리에는 어떤 일을 하나요


“꽃차 소믈리에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많은 꽃의 성질을 파악해 그 꽃에 알맞은 제작법을 개발하고 익히는 직업입니다. 한 마디로 꽃차의 색·향·맛을 연구하고 평가하는 전문가죠. 주로 하는 일은 강의입니다. 사설 문화센터나 평생교육원 등에 출강하죠.


와인 소믈리에가 하는 일을 꽃차 분야에서 똑같이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예를 들어 꽃의 품종·원산지·수확연도 등을 관리하고, 숙성 방법도 공부하고 개발하죠. 뿐만 아니라 꽃차 공방이나 매장 관리에 필요한 물품 목록 작성·구매·저장·재고관리·판매까지 담당합니다.”

출처: 현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캡처.
왼쪽부터 백목련차, 장미꽃차, 돼지감자꽃차.

-아직 생소한 직업인듯합니다


“직업으로 꽃차 소믈리에를 택하는 분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약 1000명 정도의 꽃차소믈리에가 활동하고 있어요. 꽃차를 찾는 분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제 공방에도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성별 상관 없이 많은 분들이 꽃차 드시러 찾아오십니다.


취미든 직업으로든 꽃차를 배우려는 분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역 문화센터에서 여는 꽃차 강의는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공방으로 배우러 오는 분들도 많고요. 여러 중·고등학교에서도 방과 후 수업으로 꽃차를 우려내보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0년 쯤에는 거의 모든 수강생이 여성이었다면, 지금은 남녀 비율이 3:7 정도로 보여요.


제가 꽃차를 배우기 시작할 때만 해도 모두가 ‘그런 직업도 있냐’ 되물었죠. 그때와 비교하면 꽃차 문화는 점점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해요.”


-꽃차 소믈리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꽃차협회에서 수업을 이수해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시면 됩니다. 한국에는 다양한 꽃차 협회가 있어요. 협회마다 수업과 명칭이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자격증 취득까지 1년 정도 걸립니다. 4계절 동안 모든 꽃을 직접 차로 만들어 봐야 하기 때문이죠.”


‘꽃차소믈리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정한 민간자격증이다. ‘꽃차마이스터’나 ‘꽃차지도사’ 등 각 협회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해당 명칭의 자격증과 발급기관이 농림부로부터 인정받았는지 여부는 ‘민간자격 정보서비스’ 홈페이지 ‘자격정보’란의 ‘민간자격검색’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민간자격 정보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남현준씨의 경우 서울 광진구 소재 ‘(사단법인)한국꽃차협회’에서 꽃차소믈리에(등록번호 2015-002959)를 취득했다. 민간자격 정보서비스 홈페이지를 보면 한국꽃차협회는 자격증을 가장 낮은 3급부터 2급·1급·준특급·특급 순으로 5단계로 분류한다. 강사 자격은 준특급부터 주어진다.


다른 예시로 인천에 있는 ‘위타점 꽃차협회’는 2급에서 시작해 1급·수석사범 순으로 오르는 꽃차마이스터(등록번호 2015-000443)를 발급한다. ‘위타점 꽃차 협회’ 다음 카페가 제공하는 정보를 보면 2급은 10종, 1급은 20종, 수석사범은 30종의 레시피를 알아야 붙을 수 있다. 1급부터 강사 자격증을 부여하며, 취득까지 최소 1년이 걸린다. 수석사범이 되려면 협회에서 교육하는 다식(茶食) 연출법도 익혀야한다. 2018년 11월 진행하는 마이스터 시험의 응시료는 2급 17만원, 1급 20만원, 수석사범이 35만원이다.


위타점 꽃차협회장 위타점(58)씨는 “우리 협회에서 1급 자격증을 딴 사람은 약 200명이다. 꽃차 강의·판매 등 다양한 일을 해서 수입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평균 200~300만원 정도 번다고 보면 된다”고 대략적인 직업 현황을 설명했다. 


-꽃차의 가격은 얼마 정도인가요


“꽃차를 만드시는 분마다 가격을 다르게 매겨 일반화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꽃차는 주로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병 등 포장용기에 말린 잎을 담아 배송하는 식이다. ‘눈으로마시는꽃차by남현준’의 경우 목련꽃차(신이화차)를 5개 단위로 1만7500원에 판매한다. 로즈코디얼(장미청)의 경우 한 병에 2만5700원이다. 기타 꽃차 온라인숍의 경우 꽃차 가격은 보통 1만5000원 선이었다. 

출처: 눈으로마시는꽃차by남현준, 남현준 인스타그램 캡처.
로즈 코디얼.

-언제부터 꽃차소믈리에가 되기로 마음먹었나요


“가수를 그만 둔 직후 다른 직업을 찾고 있을 때부터입니다. 저는 다른 스매쉬 맴버들보다 조금 일찍 활동을 그만뒀어요.”


보이 그룹 ‘스매쉬’는 2008년에 데뷔해 2015년 3월 해체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2012년 11월 마지막으로 앨범을 내놓은 이후 활동을 하지 않았다. 남현준씨는 2011년 쯤 가수 생활을 그만뒀다.


“그때 플로리스트(Florist·꽃을 꾸며 수익을 창출하는 직업)를 하는 친구가 자기가 가려고 했던 꽃차 수업에 못 가게 됐다며 대신 가보라 권했죠. 이전부터 차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일단 한 번 가보자’는 생각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가서 꽃차를 처음 보고 들이키는 순간 꽂힌 거에요. ‘아, 이게 내 새 직업이다. 꽃차를 만들어야겠다’ 확고한 생각이 들었죠.”


-꽃차에게 어떤 매력을 느꼈나요


“일단 꽃 자체가 너무 예쁘고 아름답잖아요. 게다가 향기도 너무 좋아요. 꽃마다 생김새와 향이 다르니까 다양한 시각적, 후각적 즐거움을 얻을 수 있죠. 저마다 다른 맛도 꽃차가 주는 하나의 즐거움이고요.


그리고 꽃차를 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아요. 수업을 처음 들으러 간 날부터 그 느낌이 좋아셔 꽃차에 빠져든 것 같아요. 오감을 만족시켜주는데 힐링까지 할 수 있으니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었죠.”

출처: 남현준 인스타그램 캡처.
꽃차 수업.

-가장 좋아하는 차 세 가지를 뽑으면 무엇입니까


“백목련차를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마셨던 차기도 하죠. 백목련은 나무에서 피는 연꽃이라는 뜻처럼 우아해서 보기도 좋고, 특유의 매운 향도 건강해지는 느낌을 주죠. 꼭 추천드리는 차입니다.


다음으로는 장미차. 장미향이 그대로 묻어나 달콤쌉싸름한 맛이 느껴지는 게 매력입니다. 세 번째로는 매화차를 좋아해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향기가 나죠.”


-꽃차 레시피는 매우 다양하다던데요


“네. 꽃차 레시피의 다양성은 소믈리에 활동에 큰 즐거움을 주는 요소기도 합니다. 식약처가 식용으로 인정한 꽃차만 해도 160여 종이에요. 많은 꽃을 활용해 차를 만드니 다채로운 조리법이 나올 수밖에 없죠. 꼭 A라는 꽃을 잘 다룬다고 해서 B, C도 능숙하게 다룰 수는 없어요. 소믈리에들도 자신이 익숙한 꽃이 아니면 꽃차 만드는 법을 새로 익혀야 합니다.


또 같은 김치찌개를 만들어도 집집마다 맛이 다르잖아요? 꽃차도 마찬가지에요. 같은 꽃잎을 사용해도 만드는 사람 손길따라 다른 맛이 나오죠. 예를 들어, 제가 만든 국화차랑 다른 수강생이 만든 국화차랑은 다른 차죠. 각자 자신만의 꽃차를 갖는 거에요.”  

왼쪽부터 당아욱, 꽃창포, 홍화(잇꽃). / 남현준씨 블로그 캡처.

-만드는 데 상당히 오래 걸린다고


“꽃잎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꽃차는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볕에 말린다는 ‘구증구포(九蒸九曝)’원칙을 지켜 만들어요. 한 번 찌고 말리는 데 하루가 걸립니다. 즉 핸드메이드 꽃차를 만드는 데 최소 열흘이 걸리는 셈이죠. 물론, 요새 발달한 숙성 기술을 사용해 대량으로 더 빨리 만들 수 있기도 합니다.”


-꽃은 어디서 구하나요


“꽃차 용 꽃을 재배하는 농장이 따로 있습니다. 관상용 꽃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벌레 방지 등의 이유로 약품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이 먹는 꽃은 몸에 해로운 화학성분 등을 모두 제거하고 기르죠. 저는 제 산에서 직접 꽃을 채취하기도 합니다. 개화하기 직전인 2월부터 채취작업을 시작해 바빠져요.


야생화로 만든 꽃차가 더 향과 맛이 잘 드러나서 좋아요. 꽃이 번식을 위해 농장에서보다 산이나 들에서 더 강하게 향을 풍기도록 하기 때문이죠. 다만 아무 산이나 들어가서 꽃을 따면 법에 걸릴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해요. ”


-꽃차를 잘 즐기는 방법은


“적당히 식었을 때 드셔야 맛과 향이 잘 느껴져요. 너무 뜨거우면 미각이 둔해지기 때문입니다. 또 꽃차 하면 많이들 뜨거운 차를 떠올리시는데 차갑게 마셔도 문제 없습니다. 얼마 전 JTBC 예능에서 가수 조이씨가 맛있게 마신 로즈코디얼도 시원하게 즐기기 좋은 음료수에요.” 

출처: 남현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캡처.
남현준씨와 다양한 꽃차.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꽃차를 많이 알리는 것이죠. 많은 분이 건강한 꽃차를 즐길 수 있도록. 꽃차의 종류를 넓히는 데도 일조하고 싶습니다. 협회 분들과 함께 식약처가 인정하는 식용 꽃 종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글 jobsN 정경훈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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