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울린 전현무와 또또..그들이 찾아간 곳에 숨은 사연은

조회수 2020. 9. 18. 15: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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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강아지 의족 만드는 이 사람의 직업은?
펫츠오앤피 김정현 대표
국내 최초 동물재활공학사
"반려동물 가족이 행복한 삶 살기"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 ‘반려동물’. 과거에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뜻에서 애완동물이라고 불렀다. 이제는 한 사람의 반려자, 가족이라는 의미에서 반려동물이라 한다. 그러나 의미와 다르게 작년에만 버려진 반려동물이 10만 마리가 넘었다. 사고나 질병, 노환으로 병치레를 한다는 이유로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동물용 의족, 보조기, 휠체어 등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 바로 펫츠오앤피(Pet’s Orthotic&Prosthetic) 김정현(34)대표다. 가격은 반려동물의 크기와 보조기 종류에 따라 다르다. 2만원 상당의 발목보호대부터 70만원 짜리 휠체어까지 다양하다. 김대표는 사람 의수족을 제작하는 의지보조기사였다. 우연한 계기로 동물 재활에 관심이 생겨 해외에서 기술을 배워왔다. 동물재활공학사라는 직업을 만들어 2013년에는 직접 펫츠오앤피를 열었다. 지금까지 반려동물 약 8000마리가 김 대표의 손을 거쳐 새로운 삶을 선물 받았다.

출처: jobsN
펫츠오앤피 김정현 대표

돌고래 영상보고 얻은 깨달음


김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 재활 및 재활 기기에 관심이 많았다. 언젠가 그들을 위한 사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는 의료보장구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의지보조기사 자격증 취득 후 의수족과 보조기를 제작하는 곳에서 일했다. 그러다 동물 보조기에 관심이 생긴 계기가 찾아왔다.


"2010년 유튜브에서 꼬리가 잘린 돌고래에게 실리콘으로 인공 꼬리를 만들어주는 영상을 봤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왜 지금껏 동물에게도 의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 했는지 의문이 들었죠. 어렸을 때 키우던 고양이가 떠올랐습니다. 고양이가 문틈에 끼어 하반신 마비가 왔어요. 그러다 얼마 살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그때 의족이 있었다면 더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jobsN, 펫츠오앤피 제공
펫츠오앤피에서 만드는 다양한 보조기기(좌), 휠체어를 착용한 강아지(우)

설득 끝에 미국으로


동물 보조기 만드는 회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동물용 보조기나 의족을 만드는 곳이 없었다. 해외로 눈을 돌렸다. 많은 곳에서 동물용 의족을 만들고 반려동물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주고 있었다. 5~6개 업체를 골라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가르쳐줄 수 없다는 답뿐이었다.


본업에 종사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메일을 보냈다. 사고를 당해 신체적 결함을 얻은 반려동물은 버려지거나 안락사를 당하는 현실을 알렸다. 2년 동안 꾸준히 노력한 결과 기술을 알려주겠다는 업체가 나타났다.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떠나기로 했다. 주변에서는 '개한테 보조기가 왜 필요하냐'면서 걱정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김대표는 실패해도 좋은 경험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2012년 말 동종 업계에 몸담았던 아내와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반려동물 보조기 제작 회사 My Pet's Brace를 찾아갔다.


기본적으로 왜 동물에게 보조기가 필요한지부터 터득했다. 강아지의 경우 인대가 100% 손상되는 건 흔치 않다. 손상정도에 상관없이 모두 파열이라고 칭한다. 이때 파열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MRI를 찍기도 하는데 워낙 고가다 보니 바로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때 수술하지 않고 인대를 대신할 수 있는 구조물이 보조기인 것이다.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거나 하지 않아도 되지만 주의가 필요할 때 보조기가 필요하다.


의지보조기사로 일하다 보니 해부학 및 의료학 등은 어렵지 않았다. "사람 의족과 반려동물 의족은 80~90%가 같아요. 사람과 개의 뼈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지에서는 증상에 따라 어떤 보조기를 써야 하는지 등 실무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어요. 예를 들어 전방십자인대 파열에는 어떤 보조기를 쓰고 어떤 재활 치료를 해야 하는지를 터득했죠. 또 의족만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에서 교육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3개월 정도 미국에 머물다가 귀국했어요."

출처: 펫츠오앤피 제공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슬개골 탈구가 가장 흔한 질환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소형견이 앓고 있다. 미끄러운 실내 바닥에서 뛰어다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슬개골 보호대(좌)가 가장 많이 나간다. 미끄러운 바닥은 물론 사람들이 잘못된 자세로 안으면서 생기는 디스크도 흔한 질병 중 하나라고 한다.

수의사 냉대에도 포기하지 않아


3개월간의 준비를 마치고 2013년 5월 동물 전용 의료보조기를 만드는 펫츠오앤피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맞춤 제품과 기성품을 만들었다. 기성품은 주로 동물병원에 납품하고 맞춤 제작은 서울 회사에서 견적을 내서 만든다.


먼저 환견이 찾아오면 동물병원에서 내린 처방과 현재 상태를 확인해 적절한 보조기를 추천한다. 보호자와의 상담 후 반려동물 크기를 재고 본을 떠서 기기를 만든다.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의사들에게 회사와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보조기 설명, 필요성 등을 담은 홍보물을 제작해 동물병원을 찾아갔다. 그러나 수의사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수술을 했는데 왜 보조기가 필요하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렇게 6개월 정도 월세를 내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수의학회에 참석해 회사와 제품을 알렸어요. 홍보물을 나눠주고 박람회처럼 전시하는 공간에 자리를 얻어 제품을 보여줬죠. 계속 눈에 보이니 관심을 갖는 분들, 기성품을 써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기성품을 조금씩 납품할 수 있었죠. 그렇게 하다 보니 2~3년 뒤에는 의사들이 많이 찾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MBC 방송화면 캡처
방송인 전현무 강아지 또또도 휠체어를 맞췄다.

반려동물 가족이 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이제 전국 500여개의 동물병원에 기성품을 납품하고 있다. 한 달에 반려동물 70마리 정도가 펫츠오앤피를 찾는다. 대부분 사고를 당한 중증 환견이거나 노견들이다. 지금까지 김 대표의 손을 거친 반려동물은 모두 8000마리 정도. 강아지와 고양이는 물론 고슴도치, 닭, 염소 등 다양한 동물의 보조기를 맞췄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견은 리트리버 동순이라고 했다.


"동순이는 사업 초기에 만난 유기견이에요. 홍역을 앓고 있어 동물병원에 버려졌던 아이죠. 걷는 것조차 힘들어했어요. 안락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동물보호단체에서 살리기로 결정하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사지 휠체어를 맞춰주고 재활을 도왔죠. 보조기 없이도 잘 걷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큼 뿌듯한 적이 없었습니다."


김대표의 목표는 광역시마다 펫츠오앤피 회사를 짓는 것이다. 반려동물 가족이 필요한 곳에 가까이 있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 기술을 개발해 독보적인 재활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과 반려동물이 조금 더 편한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반려동물은 예쁘고 사랑스러울 때만 키우는 것이 아니에요. 가족이죠. 가족이 아프다고 외면하고 버리지 않잖아요. 불의의 사고로 장애나 후유증이 생기는 반려동물의 재활을 돕는 제품과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 중입니다. 집에서 보호자들이 자가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자 교육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어요. 반려동물 가족이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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