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90개국에 수출..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의 강소기업

조회수 2020. 9. 18. 15: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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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체크카드, 휴대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만드는 강소기업 '코나아이'
핀테크 강소기업 코나아이
11월 4일까지 서류접수
교육 중시·수평적 문화

2017년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코나아이 공채 8기 면접 현장. '10초짜리 코나카드 홍보영상을 만든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발표 주제가 나왔다. 면접자 서예린(27)씨는 면접을 준비하면서 코나아이 홈페이지에서 홍보영상을 본 기억을 떠올렸다. 또 면접 전 코나아이의 결제 서비스 코나카드를 써보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10초짜리 CF 콘티를 만들었다.


서씨는 코나아이의 기술력을 어떻게 표현할 지 고민하다 ‘혁신’을 떠올렸다. 그는 “애플이 기술력을 설명하기보다 이미지로 어필하듯, 코나카드도 ‘혁신’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어필하면 좋을 것”이라 했다. 이어 “코나카드는 보안이 철저하고 편리하다”면서도 “짧은 시간안에 코나카드의 철학을 담으려면 기술이나 효용성을 구구절절 설명하기 보다 직관적으로 다가가야한다"고 했다.


HR팀 조규화 매니저는 “회사에 대해 알아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티가 났다”며 “핀테크나 IT 전문 지식까진 아니어도 회사에 대해 공부하면 좋다”고 했다. 서 매니저는 홍익대 법학과 출신으로 마케팅 관련 스펙이 없었지만 입사에 성공했다. 마케팅팀에서 고객관리를 맡고 있다.


코나그룹이 신입 공채 9기를 모집한다. 기업 이름이 낯선 사람이어도 이 기업이 만든 제품을 한번쯤 써봤을 것이다. 코나아이는 신용·체크카드, 휴대폰 유심칩, 전자여권, 전자 주민등록증 등에 들어가는 IC칩 운영체제를 자체 개발했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 90개국에 수출한다.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에 들어가는 IC칩도 코나아이가 만들었다. 통신분야 KT와 LG유플러스, 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카드 등 국내 대부분 카드사에 IC칩을 공급했다. 태국 전자주민증과 인도 전자의료보험증에도 코나아이 IC칩이 들어갔다. 

출처: 코나아이 제공
채용설명회 일정.

1998년 조정일 대표가 설립한 케이비테크놀러지(KEBT)가 코나아이의 전신이다. 교통카드 도입 초기에는 버스와 지하철을 탈 때 각각 다른 카드를 써야 했다. 코나아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버스와 지하철을 통합한 교통카드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이후 IC칩의 운영체제(OS) 및 스마트카드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사명을 ‘코나아이’로 바꿨다.


최근에는 충전식 IC카드 코나카드를 개발해 2017년 11월부터 서비스 중이다. 혜택이 일정한 신용·체크카드와 달리 코나카드는 혜택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강점을 무기로 서비스 시작 11개월 만에 카드 발급량 90만건을 넘었다. SKT·현대자동차·전라남도·인천시 등과 협업해 디자인과 혜택을 달리하기도 한다.


코나아이의 2017년 매출액은 1021억 3831만원이다. 코나아이를 중심으로 스마트카드 제조사인 코나엠(Kona M)과 IoT(사물인터넷) 솔루션 기업인 코나에스(Kona S), 기업용 동영상 지식공유 플랫폼 사업을 하는 비버이엔티(Veaver Inc.), 아티스트 프로모션 사업을 하는 아트마이닝(artmining) 등을 합해 ‘코나그룹’으로 부른다. 직원수는 자회사와 법인 계열사 포함를 포함해 700명이다. 코나아이에서만 350명이 근무한다. 서예린 매니저와 조규화 매니저에게 채용 절차와 입사 조언을 들었다. 

출처: jobsN
서예린 마케팅팀 매니저.

채용절차


코나그룹은 11월 4일까지 홈페이지(konai.saramin.co.kr)에서 원서 접수를 받는다. 모집 분야는 사업(마케팅·기획·운영·영업), R&D(Server·Client·Chip OS 개발)다.


채용 예정인원은 없다. 2017년 공채 8기 입사자는 14명이었다. 조 매니저는 “‘어떤 지원자를 떨어뜨려야 하냐’가 초점이 아니라 ‘어떤 지원자를 뽑아야 하냐’가 초점”이라며 “가능한 한 많은 지원자를 뽑으려 한다”고 했다. 이어 “전형별로 ‘최종합격자의 몇배수를 뽑는다’는 기준도 정해놓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4년제 정규대학(원)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가 모집 대상이다. 나이와 전공, 영어 성적 제한은 없다. 다만 R&D에 지원하려면 Java와 C언어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조 매니저는 “코나아이가 핀테크 회사이기 때문에 공학을 전공해야 하는 건 아닌지 묻는 구직자가 많다”며 “전공이 무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했다. 이어 “3개월 교육 과정을 거쳐 직무 적합성을 고려해 부서배치를 한다”며 “R&D 지원자도 프로그래밍만 할 줄 알면 문제 없다”고 했다.


전형절차는 서류 전형 → 실무진 면접(1차) → 창의성 면접(2차) → 임원 면접(3차) 순이다. 필기 전형이 없는 대신 심층 면접을 본다. 12월 중순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입사일은 2019년 1월 2일이다. 신입사원은 3개월 간 수습교육 후 부서 배치를 받는다.


10월 18일 숙명여대를 시작으로 11월 1일 홍익대까지 각 대학교에서 채용설명회를 연다. 자세한 일정은 코나아이 채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 매니저는 “채용설명회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허투루 하지 않는다”며 “질 좋은 정보를 들을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출처: jobsN
조규화 HR팀 매니저.

서류전형


코나그룹 공채 9기 자기소개서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코나아이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라 생각하며, 지원자가 어느 부분에서 잘 맞을 것 같은지 이야기 해 주세요.(1000자)


2. 회사 생활을 하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 해주세요.(1000자)


3.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팀웍이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야기 해 주세요.(1000자)


4. 역량기술서 / 지원자가 가장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점을 간단히 이야기 해 주세요. (500자)


코나그룹의 자기소개서 문항은 타른 기업과 겹치지 않는다. 자소서 문항도 매년 바뀐다. 복붙(복사+붙여넣기)이 쉽지 않다. 조 매니저는 “다른 회사에 낸 서류를 회사 이름만 수정해 내는 자기소개서로는 통과가 어렵다”고 했다.


자소서를 쓸 때 최소한 코나아이가 무슨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자소서에 회사 소개를 줄줄이 적으라는 뜻은 아니다. 조 매니저는 “원하는 답변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미리 공부하면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조언했다.


서 매니저는 홈페이지에서 회사 약력과 사업 분야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이후 채용설명회에서 추가적으로 궁금한 점을 물었다. 서 매니저는 “코나아이가 이전까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 집중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에게는 낯설 수 있다”며 “채용 정보를 얻기 위해 채용설명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조 매니저는 “코나아이는 신사업에 적극적이어서 변화가 많다”며 “회사가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이 무엇인 생각해보면 좋다”고 했다. 이어 “코나카드를 사용해보고 느낀 점을 정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했다.


서 매니저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 코나아이가 개발한 결제 서비스 ‘코나카드’를 직접 써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또 소상공인을 찾아가 코나카드에 대해 물었다.


서 매니저는 “소비자인 내 의견과 가맹점인 소상공인의 의견을 엑셀로 정리했다”며 “따로 시간을 내기보다 카페에 자소서를 쓰러갔다 그 카페 사장님에게 물어봤다”고 했다.


취업 컨설턴트에게 첨삭을 받아 잘 다듬어진 자소서보다는 투박해도 자신의 이야기에 충실한 자소서가 좋은 점수를 받는다. 조 매니저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쓰면 충분하다”고 했다.


서 매니저의 스펙은 800점 중반대 토익 점수, 2년의 행정조교 경력, 한국사 1급·한자 2급 자격증이다. 스펙도 경험도 IT와 관련 없지만 입사에 성공했다. 서 매니저는 코나아이가 ‘스펙이 아닌 나 그대로를 봐주는 회사’라고 표현했다. 대학생 때부터 인문학 스터디를 했다. 인문학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고 스터디원과 토론을 했다. 그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인문학 스터디를 했다”며 “스스로 생각하고 의견을 정리하는 능력을 어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R&D 분야 지원자는 Java 혹은 C언어를 이용한 프로그래밍 경험에 대해 어필하는 게 좋다. 조 매니저는 “입사 후 교육에서 새로 배우는 내용이 많으니 작은 경험이라도 과정을 상세히 작성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출처: 코나아이 제공
코나카드.

면접전형


인적성 검사 등 필기 전형은 없다. 1차 실무진 면접에서는 인사담당자와 각 부서 실무자가 면접관으로 참석한다. 다대다 면접이다.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질문한다.


서 매니저는 “답변을 길게 하기 보다는 핵심만 짧게 답변했다”고 했다. 자기소개를 할 때도 단어 3개를 예로 들어 자신을 표현했다. 반드시 이런 방식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그는 “정확히 어떤 단어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핵심을 잘 전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외에도 면접관들은 학교 생활은 어땠는지, 대학생 때 무엇을 배웠는지, 코나아이 사업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등을 물었다.


2차 창의성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정해진 시간 동안 얼마나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지를 본다. 다대일 면접이다. 최근 입사한 공채 출신 선배들이 면접관으로 참석한다. 서 매니저가 ‘10초짜리 코나카드 홍보영상을 만든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를 주제로 발표한 면접 전형이 바로 이 단계다.


지원자의 순발력, 창의성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지원자는 면접 당일 인사팀이 제시한 특정 주제 3~5개 중 하나를 골라 30분~1시간 정도 준비를 한다. 이후 10~15분 동안 면접관 앞에서 발표한다. 발표 방식은 자유다. 가만히 서서 해도 좋고, 칠판을 사용해도 좋다. 지원자 발표가 끝난 후 면접관이 추가 질문을 한다. 발표 내용과 자소서를 토대로 질문한다.


서 매니저는 “(면접관이) 자소서에 ‘이 내용은 왜 이렇게 썼냐’는 식으로 하나하나 상세히 확인했다”며 “발표가 끝나고 질문이 정신없이 쏟아지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면 좋다”고 했다. 

출처: 코나아이 제공
IC칩 카드나 유십침, 스마트카드 등은 코나아이 자회사 코나씨와 코나엠이 생산한다.

R&D 분야 지원자의 경우 이력서나 자소서만으로는 검증이 어렵기 때문에 면접관이 관련 지식을 묻기도 한다. 조 매니저는 “4년간 학교에 다니며 진행한 프로젝트나 수업 중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한다”고 했다. 코딩시험은 없다.


3차 면접에는 조정일 대표와 임원이 면접관으로 참석한다. 서 매니저는 마지막 면접을 앞두고 다시 한번 예상질문지를 정리했다. 자기소개를 다듬고, 모바일 기반 결제 서비스에 대해 다시 공부하기도 했다. 코나아이 홈페이지, 최신 기사, 페이스북 등 SNS 채널에서 최신이슈도 확인했다.


서 매니저는 “지원자가 회사와 업계에 대해 공부하는 건 한계가 있다”면서도 “지원자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건 다했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면접에서 긴장을 덜하고 후회도 없다”고 했다. 조 매니저도 “공대생만 아는 지식, 어려운 보안 용어 등을 묻지 않는다”고 했다.


최종합격 발표 후 코나그룹을 이끌어 나갈 인재를 위한 수습교육을 한다. 신입사원은 3개월 동안 일정기간 여러 부서를 경험한다. 서 매니저는 “팀장님들이 시간을 따로 내 사업과 업무에 대해 하나씩 자세히 설명해준다”며 “발표 미션 과제나 시험도 있어서 제대로 배운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동기들끼리 더 돈독해지기도 한다”며 “교육이 끝나고 나서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데, 장소를 빌려 드레스코드를 맞춰서 모인다든지 재밌게 논다”고 했다. 

기업문화 및 복리후생


대졸 초임은 직군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3000만원 초반대다. 기업정보평가사이트 크레딧잡에 나온 코나아이 평균연봉은 4590만원이다. HR팀 조규화 매니저는 “완전비밀연봉제로 직원들이 서로 연봉을 알지 못한다”며 “대표님과 직원이 1년에 한번씩 일대일로 면담해 연봉을 정한다”고 했다. 이어 “3000만원 아래인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기별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직책과 근속연수에 따라 온·오프라인에서 쓸 수 있는 복지 포인트도 있다.


코나아이는 젊은 회사다. 전직원 중 20~30대 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80%다. 40~50대 직원이 20%를 차지한다.


호칭은 ‘매니저’로 통칭한다. 서 매니저는 “신입사원 의견에도 상급자가 경청한다”고 했다. 이어 “의견을 말할 때는 상대의 직급을 몰랐다가 나중에 직책을 알고 놀란 적이 있다”며 “매니저라는 통일된 호칭이 수평적인 문화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근무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주 52시간 근무에 앞서 미리 보완책을 만들었다. 일주일 근무시간이 52시간을 넘으면 평일에 대체휴가를 쓰도록 한다. 연차 사용도 제한이 없다. 직원들이 야근을 너무 많이 하거나 연차를 쓰지 않으면 인사팀에서 부서장에게 시정권고를 한다. 오전에는 선착순으로 샌드위치나 김밥 등의 조식을 먹을 수 있다. 직원 본인 생일에는 10만원, 배우자 생일에는 5만원을 준다. 본인, 배우자 생일에는 2시간 일찍 퇴근한다.


가장 큰 복지 중 하나는 자녀교육 지원금이다. 직원 자녀가 태어나 스무살이 될 때까지 한달에 10만원씩 지원한다. 자녀 수 제한이 없다. 자녀 교육비를 지원한다해도, 대부분 기업이 대학생 자녀의 학비 정도만 지원한다는 점에 비해 파격적이다. 연봉으로 따지면 한해 1200만원을 더 받는 셈이다. 조 매니저는 “교육 보험, 교육 펀드 형태로 지원한다”고 했다.


자기계발 비용도 지원한다. 사내에서 영어 교육을 들을 수 있다. 비용 50%를 회사가 지원한다. 조 매니저는 “사전에 신청을 받아 같은 수준끼리 반을 나눈다”며 “회사가 초빙한 원어민 교사가 회사로 와 출근 전에 강의를 한다”고 했다.


외부 교육, 온라인 강의도 제한없이 비용을 지원한다. 서 매니저는 “일주일에 한번씩 마케팅 강의를 들었는데 모두 지원받았다”고 했다. 도서 구입 비용도 지원한다.


핀테크 회사 답게 보안을 강조하는 출입시스템을 볼 수 있다. 건물 4층에 직원들 사이에서 일명 ‘통돌이’로 불리는 원통형 출입 시스템이 있다. 3단계 출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1차 사원증 인증, 2차 지문 인식, 3차 몸무게 인식을 해야 한다. 3개 중 단 한개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출입할 수 없다. 몸무게는 5kg 오차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


조 매니저는 “코나아이가 만든 IC칩은 EMV(국제결제표준) 인증을 받았다”며 “인증 조건 중 하나가 출입시스템의 보안”이라고 했다. EMV란 세계 3개 카드회사 유로페이, 마스터카드, 비자가 공동으로 만든 IC칩 국제 결제 표준이다. 매년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하고 기준이 까다롭다. 코나아이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인증을 받았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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