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울린 '백종원의 푸드트럭' 핫도그 아저씨, 지금은..

조회수 2020. 9. 18. 15: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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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핫커리 핫도그 박광섭 사장
작년 7월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 출연
수수&핫커리 핫도그 박광섭 사장

강남역 9번 출구 앞 푸드트럭 존에서 쉬는 날 없이 핫도그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작년 7월21일 첫 방영한 ‘백종원의 푸드트럭’ 강남역 편에 출연한 박광섭 사장(61)이 그 주인공이다. 방송 당시 백종원 대표는 박광섭 사장에게 다양한 비법을 전수했다. 카레 맛을 내기 위해 인도산 향신료 커민을 넣자 그가 원했던 바로 그 카레맛이 났다.


반죽법도 바꿨다. 튀김옷에 고춧가루를 첨가하는 대신 반죽을 갤 때 잘게 자른 고추를 넣었다. 탄 맛이 사라지고 매운 맛도 살릴 수 있었다. 변신에 성공한 그는 푸드트럭 운영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매진을 경험했다.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 오랜 장사에 처음으로 성공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그의 눈물에 시청자도 눈시울을 적셨다. 하루 50개밖에 팔지 못했던 푸드트럭의 매출은 방송 이후 7배나 늘었다. 지금도 같은 장소에서 푸드트럭 장사를 하고 있는 그는 작년 11월 송파 삼전동에 직영 매장을 열었다.

출처: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 캡처
첫 매진을 경험한 박광섭 사장이 눈물을 쏟고 있다.

오전 8시 30분에 집 나서서 새벽 한 시에 귀가해


-방송 이후 1년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일요일도 없이 바쁘게 지냈다. 비 오는 날과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갈 때만 쉬었다. 가게가 해외에도 알려지고, 지방에서 서울에 왔다 찾아주시는 분도 있다. 한 분이라도 헛걸음하시는 일이 없도록 열심히 일했다.”


-하루 일과를 말씀해 달라.

“아침 8시에 일어나 8시 30분에 집을 나선다. 송파구 삼전초등학교 앞에서 운영하는 직영 매장에 가서 문 열 준비를 한다. 10시30분에 매장 직원이 출근하면 강남역 푸드트럭으로 이동한다. 11시부터 오픈 준비를 시작한다. 핫도그 반죽을 만들고, 기름도 올린다.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1시30분에 매장을 연다. 영업 시간은 밤 10시30분까지인데, 재료가 떨어지면 그보다 일찍 문을 닫는다. 일찍 끝나면 9시쯤이다. 저녁을 먹고 청소까지 하면 11시가 넘는다. 다시 삼전동 매장에 가서 영업 마무리를 도와주고 새벽 한 시에 귀가한다.”


-장사는 오래 전부터 하신 것으로 안다.

“음식 장사는 푸드트럭을 하면서 시작했다. 사실 장사 자체는 오래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얼음 통을 메고 다니며 ‘아이스케키’를 외쳤다. 가락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오랫동안 했고, 농산물을 포장해서 파는 소매업도 했다. 이후 노점상을 하다가 푸드트럭 존이 생기면서 서초구청과 합의해 푸드트럭으로 업종을 바꿨다. 이때가 작년 2월이다. 푸드트럭만 따지면 아직 2년도 못 했다. 먹는 장사는 연구와 창작이 필요하니 죽을 때까지 해도 다 못 배운다는 생각이 든다.”


말 많은 콘셉트로 난처한 상황도


-방송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디에 가든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 고향 친구들과 2박3일로 제주도에 다녀온 적이 있다. 방송에 나올 때처럼 노란 모자에 노란 옷을 입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알아보더라. 비행기 옆 좌석에 앉은 손님도 어떻게 알아보고는 인증샷을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평소 행동거지를 나쁘게 한 적은 없지만, 조심스럽기는 하다.”


-지금도 방송을 보고 가게를 찾는 손님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나.

“방송에서 손님을 상대로 말을 많이 하는 콘셉트로 나왔다. 말을 안 하고 있으면 기분이 안좋은 것으로 오해하는 손님도 있다. 손님이 어떤 음식을 얼마나 주문했는지 잊을까봐 집중하는 것일 뿐이다. 말을 하다가 실수하면 큰일이지 않나.”


-새로 생긴 목표가 있으시다고.

“앞으로 서울 1개구에 한두 개씩 체인점을 내고 싶다. 소상공인이 어려운 시기다. 이들과 함께 사업을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금전적인 욕심보다는 양심을 걸고 체인 사업에 도전해보고 싶다. 지금도 체인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삼전동 직영 매장도 사적으로 핫도그 장사를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와서 문을 열었는데, 장사하면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람의 입맛도 시대가 지나면 변하니 음식 맛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얼굴이 들어간 캐릭터도 만들 생각이다.”


-요즘은 하루 몇 명 정도 손님이 오시나.

“하루 300명 정도 손님이 가게를 찾아 주신다. 재료만 추가로 준비하면 손님을 더 받을 수는 있지만, 하루 300인분 분량의 재료만 준비하고 있다. 욕심을 부리다가 본질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처: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 캡처
작년 2월 푸드트럭을 시작했지만, 첫 장사는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푸드트럭의 매력


-푸드트럭만의 매력이 있다면.

“피자, 치킨 등 대부분 프랜차이즈는 레시피가 정해져 있다. 반면 핫도그는 개인이 얼마든지 맛을 연구하고 재료도 바꿀 수 있다. 푸드트럭에서는 개인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메뉴를 만들수 있다.


푸드트럭은 소자본으로도 창업할 수 있다. 주변에서 프랜차이즈에 퇴직금을 쏟아부었다가 실패한 사람을 많이 봤다. 보통 프랜차이즈 업장을 열려면 1억5000만원에서 2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푸드트럭은 2000만원이면 집기까지 다 갖출 수 있다. 아르바이트생을 구하지 않아도 혼자서, 또는 식구와 할 수 있다. 푸드트럭 관리만 잘 하면 다른 품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푸드트럭이나 요식업에 막 뛰어든 ‘새내기’ 사장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업계획을 확실하게 짜야 한다. 이런 저런 장사를 30년 이상 해왔지만, 핫도그 하나를 만들기 위해 200개 넘게 먹었다. 내가 만든 핫도그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주먹구구식으로 장사를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체면을 내려놓아야 한다. 계속 먹어보고, 맛집 사장을 쫓아 다니는 등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만일 떡볶이 장사를 하고 싶다면 시중에 있는 프랜차이즈 떡볶이는 물론 시장에서 파는 떡볶이도 하나씩 먹어봐야 한다. 음식을 포장에서 가는 손님들도 있으니 다양한 매장에서 포장도 해봐야 한다. 장사는 남의 말을 듣고 하는 게 아니다. 본인이 시행착오를 겪어보고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직접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


지금은 남을 써서 장사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인건비 문제도 있지만, 업장 규모가 커지기 전에는 비용을 최소화해야 이익이 난다. 편의점 알바생이 사장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는다는 말도 나오지 않나.”

출처: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 캡처
그는 말 대신 행동으로 백종원 대표에게 보답하겠다고 했다.

발로 뛰는 모습으로 보답할 것


요즘 그의 푸드트럭에서는 하루 평균 300개의 핫도그가 팔린다. 개당 1500~2000원의 가격을 고려하면 월 매출은 약 1500만원 선이다. 박광섭 사장은 본격적으로 장사를 시작한 뒤로 한 번도 백종원 대표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몸으로 직접 실천하는 게 최고의 보답이라고 믿는다.


그는 “손님들께서 핫도그를 맛보고 ‘역시 백종원이다’라는 말을 해주실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 이런 그의 속마음을 백 대표가 먼저 알아보고 독려해줬다. “은혜를 받았으면 최소한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장사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jobsN 송영조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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