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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성·린 콘서트 쫓아다니던 소녀는 10년뒤 이렇게 됐습니다

아이돌 콘서트에서 ‘딴사람’ 보던 소녀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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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작성일자2018.10.14. | 511,083 읽음
김진아 대가야문화누리 음향감독
1급 음향감독 하려면 8년 이상 걸려

TV에서 노래만 나오면 몸을 주체할 수 없던 꼬마 아이는 노래에 푹 빠져 살았다. 음악을 주제로 한 미국 드라마 ‘GLEE’와 ‘하이스쿨뮤지컬’에 열광했다. 고등학생 때는 전단지를 돌리거나 우유배달을 해 번 돈으로 아이돌 콘서트를 찾았다. 어느 날 좋아하는 아이돌그룹 콘서트에서 예매한 좌석이 음향부스 근처였다. 그 때 소녀의 눈에 아이돌이 아닌 음향감독이 들어왔다. 공연 내내 음향감독의 손짓을 지켜보던 소녀는 음향감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김진아 음향감독

출처 : 사진 김진아 제공

경상북도 고령군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대가야문화누리의 김진아(28) 음향감독을 jobsN이 만났다.


-어린 나이에 음향감독 일을 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는데 어떻게 음향감독 일을 시작했나.

“음향감독을 결심한 게 중학생 때다. 이 때부터 뮤지컬 드라마를 봐도 콘서트를 찾아다녀도 온통 관심은 음향이었다. 고등학생 때 음향을 전공으로 공부를 할지 아니면 행사장 음향을 담당하는 음향회사에 입사할 지를 두고 고민했다. 그래도 대학에서 공부하는 게 좋을 거 같아 부모님과 상의 끝에 음향을 배울 수 있는 대학에 가기로 했다.

연극과에 입학했는데, 음향은 부수적이었다. 그래도 과에서 하는 모든 음향작업을 도맡아 했다. 교수님 소개로 여러 공연장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현장 감각도 익혔다. 마지막 학기에는 아예 실습학기 신청을 내고 음향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음향 감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과 과정이 필요한가.

“공연장 음향감독을 하려면 무대음향 자격증이 필요하다. 공연장법에는 500석 이상 공연장에는 3급, 1000석 이상 공연장에는 1급 이상의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이 상주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2013년에 3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2014년에 대가야문화누리에 합류했다.


무대음향 자격증은 무대예술인 자격검정 위원회에서 발급한다. 무대예술인 자격에는 무대·조명·음향 등 3가지 분야가 있다.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봐야 한다. 필기시험은 전공과목과 공통과목이 있다. 전공과목은 무대음향이고 공통과목에는 무대기술 과목과 공연장 안전 및 관련 법규 과목이 있다. 3과목 모두 과락을 피해 평균 60점 이상을 받아야 필기시험에 붙을 수 있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실기시험을 거쳐 3급 자격증을 받는다. 이후 2년 이상 공연장이나 공연경력이 있어야 2급 시험을 볼 수 있다. 1급을 따려면 2급 취득 후 3년의 경력이 필요하다. 실기와 경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1급을 딸 때까지 짧으면 8년, 길면 10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음향팀은 공연 시작 전 장비 점검에 바쁘다.

출처 : 사진 김진아 제공

-음향감독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음향감독도 여러 분야가 있다. 믹싱(여러 소리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은 공통이다. 공연장 음향감독은 공연장 전체 음향 시스템을 관리하고 운영한다. 단순히 음향 시스템이 문제 없는지만 보는 게 아니라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게 예산에 맞춰 장비를 구입하는 일도 한다.


공연이 시작하면 무대의 오디오 시스템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사운드 디자이너 역할과 믹싱 엔지니어 역할도 함께 한다. 공연 중 나오는 모든 소리가 내 책임이다. 함께 공연을 만드는 무대감독, 조명감독과 호흡을 맞춰 더 좋은 공연을 만든다.


다른 감독과 마찬가지로 소통능력이 중요하다. 음향감독은 콘솔에서 음향을 총괄하지만, 무대에 있는 마이크나 모니터 스피커 등 음향장비를 컨트롤하는 음향 크루와 공연을 만들기 때문이다.”


-음향을 책임지는 공연은 한달에 몇편이나 있나.

“공연이 많은 3~6월, 9~12월에는 한달에 6~8편 정도 공연이 있다. 보통 2~3일 준비를 하고 1~2일 공연을 한다. 공연 하나를 하는 데 보통 4~5일 걸린다.


방학이 있는 1~2월과 7~8월에는 음향 장비를 점검한다. 대다수 공연장이 정기점검을 하는 데 짧으면 2주, 길면 한달이 걸린다. 이럴 때는 공연을 한 달에 1~2편 하거나 아예 공연을 하지 않고 점검만 한다.”

대가야문화누리에서 한 가수 휘성(왼쪽부터), 오케스트라, 데이브레이크 공연

출처 : 사진 김진아 제공

-음향 감독이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작품 하나가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보여지기까지는 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음향감독도 수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 일 뿐 모든 스텝이 다 중요하다. 그래도 음향이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리가 없으면 공연은 아예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절한 목소리의 가수가 슬픈 발라드를 부르는 데 소리가 중간에 끊기면 가수나 관객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최근 공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이 있다면.

“두개가 기억에 남는다. 하나는 개인적으로 의미있었고, 다른 하나는 관객 반응이 남달랐다.


한 달 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남녀 솔로가수 휘성과 린의 콘서트를 했다. 학창시절을 함께 한 가수였다. 항상 그들의 노래를 들었고, 노래방에서 부르고, 돈을 모아 공연을 보러갔다. 작년 김태우 공연도 있었다. 음향감독을 꿈꾸던 시절 좋아했던 가수들을 공연을 담당하면 뭉클하고 뿌듯하다.


2주 전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는 지역민들에게 순수예술을 보여준 무대라는 점에서 인상이 깊다. 지금 공연장을 설립한 지 3년 정도다. 이전까지는 지역에 공연장이라고 할만한 시설이 없었다. 발레를 처음 본 관객이 대부분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어린아이들이 너무 재밌어 했다. 방방 뛰면서 엄마 손을 잡고 ‘나도 발레리나 할꺼야. 발레리나가 꿈이야’라고 말했다.


중학생 때 콘서트를 보면서 음향감독을 꿈꿨는데 내 손길을 거친 공연을 보고 또 다른 꿈을 꾸는 아이를 보니 뿌듯했다. 그 아이가 진짜 발레를 배울지는 모르지만 또 하나의 길을 알려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음향감독이 다루는 콘솔. 다양한 소리를 믹싱할 때 쓴다.

-음향감독의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

“음향감독이 속한 단체마다 월급체계가 모두 제각각이다. 보통은 공연장이나 스튜디오, 방송국 등에 근무한다. 지방 공연장은 상당수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투입해 관리한다. 음향감독도 전문직으로 뽑혀 공무원 연봉을 받는다. 공연장의 규모와 직급에 따라 9급부터 5급까지 다양하다. 보통은 7~8급이다.


광역시나 수도권 공연장은 문화재단에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재단 정직원으로 입사한다. 대학 공연장은 교직원 대우를 받는 경우도 있다. 연봉은 경력이나 직급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억대 연봉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음향감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2시간 공연을 위해 적게는 2~3일, 길게보면 몇달을 준비하고 밤을 새며 작업을 해야한다. 또 공연 말고도 장비관리나 행정업무도 많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보통 공연이 주말에 많으니 주말에 쉬는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평일에도 밤 늦게 일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공연이 언제 잡힐지 몰라 여행을 계획하거나 약속을 미리 잡는 것도 어렵다.”

김진아 음향 감독

-음향감독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한다.

“음향감독은 매력적인 직업이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멋진 추억도 만들어주는 직업이다. 음향감독은 예술을 표현하는 직업이다. 음향이라는 작업을 이해하고 정말 하고 싶은 사람이 했으면 한다.


공연을 준비할 때 설레임, 공연할 때 관객의 호응을 보며 느끼는 희열, 공연이 끝난 후에 오는 성취감이 이 일을 사랑하게 만든다.


때로는 힘들고 외롭다. 음향감독까지 시간도 오래걸린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간다면 내 손으로 만든 소리와 음악, 공연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준다. 그리고 그 행복은 자신에게 되돌아 온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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