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를 40% 싸게, 카드로 긁게 했더니 대박났어요

조회수 2020. 9. 21. 22: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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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싸게 어학연수 가세요..'트리바고' '익스피디아'식 유학원 돌풍, 뉴학
한글 정보 검색해 스스로 연수기관 골라
500여곳 기관 가운데 가장 맞는 곳 찾아
태국·베트남 등 해외 진출 추진

취업을 위한 중요한 스펙 중 하나. 어학연수. 시간도 문제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비용이다. 얼마나 알차게 공부할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 ‘유학원’과 상담해 연수를 다녀오는 학생이 많다. 기존 유학원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학생들 고민을 해결하겠다는 ‘뉴학(www.newhak.com)’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어브로딘'의 강호열 대표를 만났다.


기존 서비스 판을 바꿔라


일반 유학원은 학생이 직접 방문해 상담 받으면서 연수기관을 추천받는 방식이다. 연수기관에 들어가기 까지 입학 절차, 비자, 숙소 등 필요한 대부분 일을 해결해 준다. 학생은 정보가 부족하니 유학원이 이끄는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유학원이 소개한 연수기관이 나와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막연하게 믿고 갔는데 교육 방식 등이 맘에 안들어 실망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유학원들이 소개하는 연수기관은 전세계적으로 20곳 정도에 집중돼 있다. 선택폭이 매우 좁다.


“학생 성향을 파악해 100% 일치하는 곳을 찾아주면 좋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최선은 나에게 맞는 기관을 내가 찾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뉴학은 기존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선택폭이 500곳으로 매우 넓다. 면대면 대신 온라인으로 상담한다. 회원 가입 때 관심사, 원하는 비자 종류, 원하는 나라, 영어 실력 등을 입력하도록 한다. 이를 기반으로 1차 정보를 제공한다. “관심 가질만한 정보를 큐레이션해서 보내 줍니다.” 사전 정보를 기반으로, 이제 내가 직접 필요한 정보를 찾아 다녀야 한다. 최종 목표는 내가 스스로 연수기관을 고르는 것이다.


사이트에는 1500개 넘는 정보가 올라가 있다. 비자 관련, 국가, 도시, 연수기관의 정보, 후기 등이다. “다른 곳 찾을 필요 없이 대부분 정보를 우리 사이트 내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볼 수 있는데, 회원 가입을 하면 원하는 정보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뉴학이 맞춤형으로 안내한다.

출처: 어브로딘 제공
'뉴학'을 운영하는 '어브로딘' 강호열 대표

모든 정보가 한글이다. 스스로 정보를 찾는 데 어려움이 없다.


-다른 곳에선 한글 정보를 접할 수 없나요?

“우리 외에 연수기관들의 정보를 종합해 보여주는 곳 자체가 없습니다. 우리를 통하지 않으면, 외국 연수기관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방법 밖에 없는데, 모두 영어라서 제대로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유학 정보를 스스로 알아 보려다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영어에요. 영어가 부족해 배우러 가는 건데, 관련 정보가 영어이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보지 못하는 겁니다.” 뉴학은 정보 뿐 아니라 각 연수기관과의 계약서, 환불 규정 등도 한글화했다. 계약 조항이 어떤지, 문제가 생길 때 어떻게 환불받을 수 있는지 충분하게 숙지한 후 계약할 수 있다.


킬러 아이템은 연수기관의 학원장 등 스태프에게서 듣는 '인터뷰 동영상'이다. 뉴학이 학생을 대신해 궁금한 것을 질문하면, 스태프가 답변하는 형태다. “인터뷰 내용을 한글 자막을 통해 전달합니다. 현재까지 150개 학원 인터뷰를 등록했고,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직접 가서 인터뷰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나요?

“저희를 통해 어학연수를 간 회원을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인센티브를 주고 저희 대신 인터뷰하도록 하죠. 학원장 인터뷰 스케줄을 짜서 인근에 연수 중인 회원에게 연락하면, 대신 인터뷰해서 영상 파일을 보내오는 시스템입니다. 직접 가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덜 듭니다.”

출처: 어브로딘 제공
뉴학 상담 화면(좌)과 연수기관 한글 정보 사례

정보를 찾아 보면서 추가로 알고 싶은 게 생기면, 뉴학에 메신저로 물어보면 된다. 비용, 비자 취득, 준비 절차, 정보 수집 순서 등 물어보는 모든 것을 바로 알려준다. 이렇게 정보를 얻다 보면 곧 마음에 드는 연수기관이 나타나고, 최종적으로 내가 골라 뉴학을 통해 계약을 진행하면 된다. 기존 유학원은 100명이 오면 100명 모두 비슷한 기관을 추천받는데, 내 성향에 맞는 나라와 기관을 내가 직접 고를 수 있다.


-다른 유학원에서도 문의만 잘하면 내가 기관을 고를 수 있지 않나요?

“일반 유학원에선 학생 혼자 알아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물어봐도 구두로 설명하는 데 그쳐요. 결국 유학원에 모든 걸 위임해야 합니다. 반면 우리는 학생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집중합니다. 유학원이 아니라 학생이 중심이죠.”


-일일이 내가 고르기보다, 유학원이 다 해주는 걸 선호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나요?

“요즘 대학생들은 정보 찾는 데 거부감이 없습니다. 오히려 오프라인 상담을 위해 유학원 찾는 걸 더 귀찮아 합니다. 온라인으로 찾는 방법만 알려주면, 직접 찾는 걸 더 선호하는거죠. 특히 젊은 학생일수록 남이 아니라, 내가 찾은 정보를 더 신뢰합니다. 남이 설계해 준 패키지 여행보다 내가 직접 짠 자유여행을 좋아하는 것과 일맥상통하죠. 일반 유학원이 패키지 여행 업체라면, 우리는 보다 쉽고 저렴하게 자유여행 스케줄을 짤 수 있게 도와주는 업체라 할 수 있습니다. '트리바고' 같은 거죠. 스스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베스트 코스를 알려주는 거죠.”


이밖에 은행과 제휴해 카드 결제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업계 유일하다. 학생이 카드 결제를 하면, 은행이 연수기관에는 유학비를, 뉴학에는 수수료를 보내는 시스템이다. 할부 결제를 통해 부담을 낮출 수 있고, 각종 카드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출처: 어브로딘 제공
뉴학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검색어를 넣으면 맞춤형 연수기관을 소개한다

업계 최초 오픈마켓형 유학원


뉴학은 기본적으로 해외 각 연수기관이 뉴학에서 학생과 직거래하는 ‘오픈마켓' 구조다. 뉴학이 오픈마켓, 연수기관은 입점업체인 셈이다. “우리가 학생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건, 결국엔 성향에 맞게 어떤 기관과 직거래하는 게 좋은지 안내하는 것이죠.” 각 연수기관은 정보도 직접 등록한다. 연수기관이 각자 자기 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올린 정보의 한글 번역은 뉴학이 한다.


직거래의 가장 큰 이점은 비용이다. 다른 유학원을 통해 비슷한 지역의 비슷한 기관에 가는 것보다 40% 정도 저렴하다는 주장이다. 다른 유학원은 학생→유학원→연수기관으로 연결되면서 비용이 커지는데, 뉴학에선 학생→연수기관으로 직접해 비용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뉴학은 직거래라 커미션이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가격 비교에 민감한 젊은층의 니즈를 가장 잘 맞추고 있죠.”


-뉴학은 어떻게 수익을 내죠?

“양쪽에서 플랫폼 이용료를 받습니다. 연수기관과 학생에게서 연수비용의 각각 5%씩이요. 금액이 정해져 있고 투명하단 점에서 커미션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뉴학에 입점한 500곳의 기관은 대부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기존 유학원과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학생 선택권을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는 설명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82개로 가장 많고, 다음은 캐나다 호주 아일랜드 뉴질랜드 순이다. “대부분 저희와 ‘국내 온라인 영업’ 독점 계약을 맺었죠. 시장 선점 의의가 있습니다.”


제휴 업체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전세계 어학 연수기관 중 국내 유학원이 거래하는 곳은 2% 정도다. “소수 커넥션이 있는 연수기관들만 국내 유학원과 거래하고, 나머지는 미개척지로 남아 있습니다. 공략할 대상이 무척 많습니다. 새로운 기관이 늘수록 비용을 더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검증되지 못한 기관이란 불안감 때문에 꺼리는 학생이 있지 않나요.

“그 정도 불안감이 있는 학생이라면 다른 유학원을 이용하겠죠. 뉴학을 통해 유학가는 학생들은 차별화된 경험을 하겠다는 욕구가 큽니다. 그것도 최고 40% 싼 가격으로요.”

출처: 어브로딘 제공
뉴학 홈페이지 초기화면

진짜 시장은 외국


이제 사업 초반이다. 지난 3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정식 서비스는 9월 내놨다. 실적이 기대 이상이다. 서비스 기간 164건의 온라인 상담이 들어와, 60건이 구매로 연결됐다. “우리 같은 e커머스 분야에서 상담 후 구매 연결비율이 30%를 넘는 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성장 속도가 빨라서 벌써 중견 유학원 수준은 도달했어요.”


- 앞으로 목표는요?

“회원 1만명이요. 주로 유학 계획이 있는 사람만 회원으로 가입할테니, 회원 가입 후 구매율은 최소 3~5%를 예상합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유학 시장은 저출산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진정한 시장은 외국이다.


1차 해외진출 모델은 외국에서 한국으로 유학오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어 연수와 관련한 정보는 매우 부족한 편이다. 정체모를 유학원을 통해 잘못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서울과 1시간 거리란 말을 듣고 들어왔는데, 알고 보니 KTX로 1시간 걸리는 지방대 한국어학당인 식이다. 뉴학은 우리나라 100개 대학과 제휴를 맺었다. 그 정보를 외국 학생들에게 객관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첫 진출국은 베트남과 태국이다. 뉴학 홈페이지에서 우리나라 100개 대학 정보를 베트남어와 태국어로 제공하고, 현지 학생과 우리 대학의 직거래를 이어주는 것이다. “전문 번역기를 통해 베트남어와 태국어 페이지 오픈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2차 해외진출 모델은 진출한 국가와 다른 나라 연수기관을 이어주는 것이다. 베트남 학생이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연수기관에 지원하도록 돕는 것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한국어 페이지를 베트남어로 번역해 베트남에 서비스하면 되는 일이다. “현지 박람회 등을 통해 홍보하면서 차차 오픈할 계획이에요.”

출처: 어브로딘 제공
뉴학을 운영하는 어브로딘 임직원들

유학원 경험을 창업으로 연결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오픈마켓 쇼핑몰에서 1년을 일했다. 광고대행사로 회사를 옮겨 고객 중 하나로 유학원을 만났다. 1년 정도 관리하다가 유학원으로 옮겨 마케팅을 맡았다. 재밌었다. 8년을 다녔다. 한계가 느껴졌다. 좀더 학생을 위한 유학원은 없을까? 보다 간편하게 프로그램을 짤 수 없을까? 직접 해보기로 했다. 2015년 말 퇴사해 2016년 8월 창업했다.


사이트 개발은 파트너에게 맡기고, 연수기관 확보에 주력했다.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려면 국내에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연수기관을 가급적 많이 찾아야 했어요.”


오픈마켓에 500곳을 입점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오픈마켓형 유학원은 기존에 없던 플랫폼이다. 한국인 청년 혼자 하겠다고 하니, 외국 연수기관들로선 쉽게 믿기 어려웠다. 몇번이고 찾아가 설득했다. 몇 곳이 응하자, 이후부터 수월해졌다. 다른 기관이 참여하는 것을 보고 따라서 참여하는 것이다. 처음 100곳과 제휴하는 데 6개월이 걸렸는데, 100곳을 더 유치하는 건 2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먼저 입점시켜 달라고 연락이 온다. 최근 제휴업체 500곳을 넘어섰다. “제휴업체가 어느 정도 쌓인 후에는 정보 번역 작업에 집중했어요. 일일이 번역하느라 창업 후 사이트 오픈하는 데 1년 반이 걸렸습니다. 그나마 전직원이 번역에 매달려 2년은 넘기지 않았네요.”


-사업하면서 아쉬운 점은요?

“지금 하는 게 두 번째 사업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경험이 없던 상황에서 일을 벌린 터라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작은 거라도 창업을 해봤다면, 시행착오 줄여서 빨리 안착할 수 있었을 거에요.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이라면 학생 때 쇼핑몰이라도 한번 해볼 걸 추천합니다. 승부를 보라는 얘기가 아니라 배우란 거죠.”


-지금까지 잘해 온 비결은요.

“자금 문제가 생길만하면 운좋게 좋은 투자자가 나타났어요. 곳곳에 씨를 뿌려 놓은 결과였습니다. 얼굴 들이밀 만한 곳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명함 돌려놨어요. 꼭 만나야 할 사람 있으면 무작정 찾아가 기다렸다가 만나기도 했구요. 불편한 건 전혀 없었습니다. 이리저리 다니느라 몸 피곤한거야 금방 회복시키면 됩니다. 그렇게 만나둔 분들이 시간이 흘러 결국 좋은 투자자가 됐습니다. 사람 만날 때는 철저히 준비했어요. 우리 회사 PT 자료는 50개 버전이 넘습니다. 그 사람과 소속 회사 성향에 따라 관심 가질만한 내용으로 PT를 바꾸는 거죠. 예를 들어 한 투자자는 직접 만나기 전 인터넷으로 강연을 찾아 들었습니다. 모든 건 숫자로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하시더군요. 기존 PT에서 텍스트 내용은 다 날리고 숫자로 재구성해 갖다 드렸어요. 결과요? 10분 미팅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투자받았습니다. 사람 만나는 걸 두려워 마세요. 철저히 준비하시구요. 결국 나에게 돌아 옵니다.”


글 jobsN 박유연

은행권청년창업재단 D.CAMP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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