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 뛰고, 세계 대회 나가고..'스포츠 덕후' 기업인들

조회수 2020. 9. 21. 23: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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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클볼 배우러 미국가고 동양인 최초 완주자 타이틀 따고..스포츠광 CEO들

‘스포츠 덕후’ 기업인들

KBO 드래프트, 세계 대회 참가하기도


2019년 KBO 신인 드래프트 참가 명단에 42세 중년이 등장했습니다. 포지션은 투수. 특기는 너클볼입니다. 800만 KBO 팬들의 관심 끈 40대 신입은 바로 위메프와 네오플의 창립자이자 원더홀딩스 허민(42) 대표입니다. 기업인은 물론 야구팬들에게도 ‘야구광’으로 알려진 그가 프로 야구 선수에 도전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거기까지였습니다. 드래프트 참가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어깨 상태가 안 좋아져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테스트)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허 대표는 100명의 선수 안에 들지 못했습니다. 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남다른 열정으로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알아봤습니다.

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
2013년 미국야구 독립리그에 등판한 허민 대표

너클볼 배우고 구단 창립까지


허민 대표는 1990년 중반 서울대학교 재학 당시 야구부에서 투수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투수로 활동하면서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점이 인생과 닮아' 너클볼을 좋아한다고 했죠. 2009년 미국 메이저리그 너클볼 투수로 유명했던 필 니크로(Phil Niekro)를 찾아가 직접 너클볼을 배웠습니다.


2011년에는 고양시와 손잡고 국내 최초의 독립 야구단을 만들었습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거나 재기를 꿈꾸는 야구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구단이었습니다. '야신'이라고 불리던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기도 했죠. 창단 3년 만에 해체했지만 총 22명의 선수를 KBO 소속 프로구단으로 이적시키는 성과를 냈습니다. 그의 야구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2013년에는 미국 독립리그인 탠암리그의 록랜드 볼더스에 정식 선수로 입단해 2015년까지 3시즌 동안 활동했습니다.


19~21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역임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역시 재계 대표 야구광입니다. 구 회장은 구인회 LG 창업주 손자입니다. 그의 아들 구광모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을 이어 LG그룹 경영을 맡았습니다. 구본능 회장은 중학생 시절 야구부 외야수로 활약했습니다. 2005년에는 소장하고 있던 야구 사진을 모아서 '사진으로 본 한국야구 100년'을 발간했습니다. NC다이노스를 창단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도 어린 시절 최동원 선수를 보면서 야구 선수를 꿈꿨습니다. 야구광으로 지내다 2011년 NC다이노스를 창단하면서 어린 시절 꿈을 간접적으로 이룬 셈이죠. 이밖에도 구본준 LG 전자 부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야구 마니아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삼성 라이온즈 응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좌), 두산 베어스 응원 중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우)

응원은 물론 축구단 창립하는 축구광


야구 못지않게 축구를 사랑하는 기업인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47~50대 대한축구협회장을 지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있습니다. 국회 축구동호인 모임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울산 현대팀은 물론 여자축구의 근간을 다지기 위해 현대정보과학고, 울산과학대, 현대제철 여자축구팀도 창단했죠. 해외출장 때는 축구화를 챙겨가 축구로 시차를 극복한다고 합니다.


제주 유나이티드 FC 4대 구단주였던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소문난 축구광입니다. 학창시절에는 정식 축구선수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운동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경영에 대해 이야기할 때 '경기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펠레의 능력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축구광입니다.


현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역시 축구 마니아입니다. 1994년부터 현대, 전북, 부산 등 3개 프로팀 구단주를 맡기도 했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 부회장이기도 합니다. 그래미 남종현 회장도 축구광입니다. 강원 FC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는 열혈 서포터즈로도 유명합니다.

출처: 조선DB
구자열 LS그룹 회장(좌), 산악인 박영석과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

세계대회 참가한 사이클광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2002년 독일 '트랜스 알프스 산악자전거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사이클 마니아입니다. 7박8일에 걸쳐 총 650km를 달리는 대회입니다. 해발 3000m가 넘는 알프스 봉우리 18개를 넘어야 해 '죽음의 랠리'라고도 불리죠. 구 회장은 '동양인 최초 트랜스 알프스 완주자'입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자전거로 출근을 하고 주말에도 자전거와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술 마신 다음 날에는 자전거를 타면서 해장을 한다고 합니다. 구회장은 자전거를 모으기도 합니다. 30년 동안 300여점을 모았고 그중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자전거를 '세계 희귀 자전거 총집합' 전시회에 내놨습니다.


마라톤 덕후도 있습니다. 고춘홍 이브자리 대표이사는 1991년 산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난 후부터 마라톤에 빠졌다고 합니다. 당시 그는 40세였습니다. 1999년에는 미국 보스턴 마라톤에도 참가했죠. 풀 코스 완주 경험만 30여회가 넘습니다.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도 9번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경험이 있는 마라톤 마니아입니다.


그는 마라톤뿐 아니라 산악도 즐깁니다. LG정밀에서 일하던 구회장은 1999년 그룹사 계열분리와 함께 LG화재(LIG손해보험의 전신) 부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26년 동안 몸담았던 제조업을 떠나 처음 금융업에 입문한 것이죠. 그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산악인 박영석씨와 오은선씨를 만나 도전정신과 열정, 용기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때부터 산악인 및 탐험가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후원뿐 아니라 2001년부터는 직접 산에 올랐습니다. 박영석 히말라야 K2 원정대에 참가해 해발 6000m까지 오른 것이죠. 이후 박영석 산악인과 에베레스트 남서벽 세 차례, 에베레스트 북면 한 차례, 남북극 세 차례, 안나푸르나 두 차례 등 10차례가 넘는 원정을 함께 했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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