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사교육, 그 효과는? 연구결과 밝혀진 놀라운 사실
4년제 대졸자 중 71.4%가 취업 사교육 받아
정규직 채용에 미치는 영향은 없거나 미미
“기업의 ‘깜깜이 채용’ 없애야 해결 가능”
4년제 대졸자 중 71.4%가 취업에 도움을 줄 거라는 기대 때문에 관련 사교육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그 경험이 정규직 취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거나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원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15일 발표한 ‘4년제 대졸자의 취업 사교육 현황 및 첫 일자리 성과’에서 취업 사교육 유형별로 일자리 성과를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분석한 사교육 지표는 자격증 취득, 직업교육훈련, 어학연수, 시험 준비 경험까지 4종류다. 시험 준비는 공무원·공단 시험이나 세무사·노무사·변리사 등 전문직 자격시험 준비 등을 의미한다.
백 부연구위원은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 2015년 1차연도 조사 자료를 분석해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자격증 취득자와 미취득자가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비율은 각각 49.0%, 48.1%로 비슷했다. 직업훈련교육과 어학연수는 경험자의 정규직 합격 비율이 오히려 저조했다. 직업교육훈련 경험자의 정규직 취업 비율은 46.1%로 미경험자(49.2%)보다 3.1%포인트, 어학연수 경험자의 정규직 취업 비율은 48.1%로 미경험자(48.8%)보다 0.7%포인트 낮았다.
시험 준비 경험이 있는 경우엔 합격자와 불합격자 정규직 취업 비율이 각각 35.7%, 31.1%이었다. 반면 시험 준비 경험이 없는 경우 정규직 취업 비율은 52.3%였다. 다만 시험 준비 경험자 중 전문직 합격자는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 위촉직, 촉탁직 등으로 일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반드시 정규직이어야만 직업 안정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백 부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보면 취업 사교육 경험이 정규직 합격률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바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4년제 대졸자 중 13.9%는 약 1343만원을 들여 평균 8.3개월씩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또한 14.0%는 직업교육훈련을 받았고, 평균 200시간을 이수했다. 직업교육훈련에 쓴 돈은 평균 85만원이었다. 56.4%는 평균 13개월 동안 75만3000원을 들여 자격증을 하나 이상 땄다. 17.8%는 공무원이나 전문자격시험 준비를 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19개월 동안 44만원을 들여 공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분석 대상은 2014년 8월 및 2015년 2월 졸업생 중 4년제 대학 졸업생 1만2797명이다. 4년제 대학 졸업생 중 71.4%는 취업 사교육을 받았으며, 여자(74.5%)가 남자(68.4%)보다, 비수도권 소재 대학 졸업자(72.5%)가 수도권 소재 대학 졸업자(68.0%)보다 많았다. 전공별로는 인문계열(73.0%) 및 사회계열(77.6%) 졸업자가 취업 사교육에 참여한 비율이 공학계열(65.2%) 및 자연계열(66.2%)보다 높았다.
이처럼 구직자에게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데도, 취업 사교육 시장은 대학가를 넘어 고등학교 영역까지 세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5월 22일 통계청은 지난해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취업 관련 사교육비가 1197억원으로 2016년(816억원) 대비 381억원(46.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좀 더 과거 자료와 비교해도 2013년 418억원, 2014년 516억원, 2015년 669억원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백 부연구위원은 “구직자들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모르기 때문에 불안감에 쫓겨 취업 사교육을 찾는다”며 “기업이 채용 요건을 뚜렷하게 밝히고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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