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으면 끝..다이어트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난리났어요

조회수 2020. 9. 25. 15: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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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먹으면 0 칼로리?..찍어보면 알 수 있다

두잉랩(doing lab) 진송백 대표

음식 인식 기술 적용한 ‘다이어트 카메라’ 개발

최종목표는 당뇨 환자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서비스

‘흑미밥·버섯 된장국·명란젓·두부조림…1455kcal·탄수화물42g·단백질34g·지방24g’


밥 먹기 전 스마트폰으로 밥상을 찍자 한 끼 총 열량과 영양성분을 분석해서 알려준다. 이어 ‘퍼펙트! 균형 잡힌 식사입니다. 매 끼니 건강하게 드세요!’란 문구가 보인다. 인공지능 영양사인 셈이다. 자동으로 음식을 인식해 부족하거나 과한 영양분을 알려주는 이 앱은 ‘다이어트 카메라’다. 쉽게 식단을 기록하고 칼로리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이어트의 8할은 식단’이라고 생각하는 ‘두잉랩’ 진송백 대표가 만들었다. 출시한 지 10개월 만에 1만명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이중 60%가 앱을 사용하고 있다. 다이어터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지만 사실 당뇨 환자를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출처: jobsN
두잉랩 진송백 대표

대기업 퇴사 후 스타트업으로


어렸을 때부터 코딩과 개발을 좋아했다. 대학교 졸업 후 삼성전자에서 프린트 개발 담당 부서에서 일했다. 그러다 2013년 사내 벤처 씨랩(C-LAB)에 합류했다. 씨랩에서 핸드폰 속 영상을 캡처해 폴라로이드로 인화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후지카메라의 폴라로이드 필름 독점, 유사 제품 등 시장성을 고려했을 때 사업화까지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쉽지만 제품 개발을 멈췄다.


2014년 10월 회사를 그만뒀다. "개인적인 사정도 생겼고 워낙 다른 분야에도 호기심이 많아 회사 밖 세상에서 도전하고 싶었어요. 다들 왜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느냐고 물었죠. 기업의 개발자로 있으면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합니다. 좋기도 하지만 저는 더 넓은 지식을 습득하고 싶었어요. 그때 마침 운동 관련 다이어트 앱 개발 회사에서 일하는 지인이 저를 부르더군요. 그래서 퇴사 후 스타트업 CTO(Chief Technical Officer·최고기술경영자)로 들어갔습니다."


CTO라고 하지만 개발자가 없다보니 직접 개발을 했다. 그러나 더 이상 비전이 보이지 않아 반년 뒤 다시 퇴사했다. 이후 기업에서 일을 받아 위탁개발을 하는 프리랜서로 일했다. 프로젝트 3개를 맡아서 진행했고 그러던 중 창업 아이템이 떠올랐다. 삼성전자에서 함께 일했던 후배에게 연락해 2016년 10월 두잉랩을 함께 시작했다.

당뇨 환자 위한 앱에서 시작한 다이어트 카메라


프리랜서로 일할 때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영양 관리 앱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식단관리 서비스는 사용자가 직접 식단을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번거롭기도 하고 시간이 흐르면 먹은 식단을 잊기도 하죠. 그래서 음식을 찍으면 칼로리나 영양 성분을 자동을 기록해주고 알려주는 음식 인식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2017년 5월 정부 지원사업 중 인공지능 기술개발 부문에 지원했다. 서류심사 및 면접을 거쳐 지원 대상 기업으로 뽑혀 지원금을 받았다. 기계가 음식을 스스로 인식하려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입력해야 한다. 예쁘게 연출된 사진보다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먹는 평범한 음식 사진이나 먹다 남긴 음식, 아무렇게나 올려놓은 음식 사진 등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다이어트 카메라다. 다이어트 시장을 겨냥하면 많은 양의 음식 사진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엔 식단을 분석하고 칼로리를 표시해주는 다이어트 다이어리 형식이었다. 앱을 개발하면서 콘셉트도 달라졌다. 인공지능 영양사 콘셉트로 칼로리를 표시해주는 것은 물론 영양소 성분을 자세히 알려주는 것이다. 영양사처럼 부족한 영양소를 알려주고 어떤 부분을 더 채우라고 조언도 해준다.

출처: 두잉랩 제공
음식을 잘 못 인식하기도 한다.

간장을 에스프레소로…오차 범위 줄이기 위해 노력


처음엔 사진을 한 장씩 찍어야 했다. 신기하긴 했지만 여러 가지 반찬을 함께 먹는 한국 사용자에겐 번거로웠다. 이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멀티인식 기술을 개발했다. 멀티인식은 한 화면에 들어있는 사물을 동시에 인식해 분석하는 기술이다. 끊임없는 개발과 데이터 입력을 통해 700종류의 음식을 인식할 수 있게 만들었다. 2017년 11월 다이어트 카메라 앱을 출시했다.


사용자가 먹는 음식을 촬영하면 음식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칼로리와 영양소 성분이 뜬다. 예를 들어 오렌지 주스와 감자칩을 먹고 사진을 찍으면 '오렌지 주스' '감자 칩'이라고 음식이름이 뜬다. 잘못 인식 했을 경우를 대비해 유사 후보군을 함께 보여준다. 틀리게 인식했을 때는 유사 후보군에서 고르거나 직접 입력할 수도 있다. 사진 밑에는 '칼로리 198kcal, 지방8g, 탄수화물 29.5g, 단백질1g'라고 뜬다. 이를 통해 부족하거나 넘치는 칼로리나 영양성분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진 대표는 여기서 만족할 수 없었다.


"700가지를 인식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부족했습니다. 간장을 에스프레소로 인식하거나 장을 빈츠로 인식하기도 했죠. 데이터만 전문으로 입력하는 인력을 섭외했어요. 4개월 동안 많은 양의 데이터를 입력했습니다. 인식할 수 있는 음식이 700가지에서 3000가지로 늘었습니다. 오차범위도 줄었습니다. 사진 찍었을 때 음식을 정확하게 인식할 확률은 89%입니다. 5~6가지 유사 후보군 안에서 맞는 음식을 찾을 확률은 95%죠. 지금도 매달 1만여개의 음식 사진을 수집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있습니다."

출처: jobsN
다이어트 카메라로 오렌지주스와 감자칩의 열량을 계산해봤다(좌). 당뇨 카메라로 초콜릿 과자를 찍어봤다(우).

최종목표는 환자 돕는 서비스 개발


2017년 12월 원래 목표했던 ‘당뇨 카메라’ 앱을 출시했다. 당뇨 카메라는 똑같은 기술이지만 더 적극적으로 환자의 식단을 관리한다. 예를 들어 초콜릿 과자 한봉지를 찍으면 ‘칼로리 170kcal·탄수화물 5%·지방19%·단백질5%’ 칼로리와 영양성분을 분석한다. 그리고 ‘3/5인분, 한 봉지만 드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건강한 간식도 추천해준다. 환자를 위한 앱이기 때문에 지금도 기술을 계속 개발 중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좋은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발자들은 ‘사진 하나로 정확한 칼로리 계산은 불가능한 것 아니냐, 이게 어떻게 환자를 도울 수 있냐’고 묻기도 한다. 이에 진 대표는 더 정확한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정확한 열량을 계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식사패턴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헬스케어나 의료업계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환자가 편리하게 섭식 기록을 하고, 이를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서울삼성병원과 공동 연구중입니다. 실제 당뇨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식단교육과 영양 상담을 합니다. 기존 상담은 환자가 먹은 음식을 환자 기억에 의지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죠. 완전한 영양분석은 어렵겠지만 당뇨 카메라로 남긴 사진을 보고 정확한 상담을 할 수 있고 시간도 줄일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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