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집서 3년 알바한 경찰행정학과 장학생에게 일어난 일

조회수 2020. 9. 25. 14: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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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때 만진 반죽이 눈에 아른..학교 그만두고 전업했죠"
[알바가 스펙이다⑦] 도미노피자 배지언 점장
도미노피자 한국 피자만들기 대회 1등 10번
글로벌 콘테스트에서 아태지역 우수점장상도

도미노피자는 본사 직원 대부분이 현장경험자다. 정직원 채용 시 매장 아르바이트 경험을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직급체계는 아르바이트(staff), 부점장(assistant manager), 선임부점장(Sr. assistant manager), 점장(manager) 그리고 지역관리자(area supervisor)로 나눠져 있다. 점장이 되려면 현장 경력 5년, 본사 직원이 되려면 8~10년의 현장 경력이 필요하다.


배지언(29) 점장도 그 중 하나다. 2009년 도미노피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입사해 피자를 만들어온 그는 현재 압구정직영점에서 서비스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2017년 전세계 도미노피자 매장 직원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2017 월드와이드 랠리’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우수점장으로 뽑혔다. 배 점장은 “나도 점장이지만 배달을 나갈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출처: 천국의 기자단
도미노피자 압구정점 배지언 점장

장학금 받으며 경찰 꿈…알바로 진로 바꿔


- 본래 꿈은 경찰이었다고.


“경찰의 꿈을 안고 동양대 경찰행정학과에 진학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운동해서 현재 합기도 공인 3단이다. 대학교 재학 시절엔 학과 동아리 중 하나였던 유도동아리(천공)를 했다. 워낙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기존에 합기도를 했던 경력을 살려 참여했다.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녔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는 직접 충당했다.”


  - 그런데 왜 도미노피자 알바를 하게 됐나.


“2009년 집 근처인 포항 장량점에서 도미노피자 알바를 시작했다. 돈도 벌고 ‘하나라도 배워가자’는 심리였다. 3년 아르바이트를 한 뒤, 서울로 올라와 아르바이트를 거쳐 정직원이 됐다.”


  - 학교를 그만두는 것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처음에 포항 장량점에서 알바를 1년 하고 학교에 복학했다. 그런데 복학하고 나니, 손이 부르틀 정도로 만졌던 옥수수 가루와 밀가루 반죽이눈에 아른거려 다시 휴학을 하고 2년 더 알바로 일했다. 그러다가 학교를 그만두고 정직원까지 됐다.


부모님은 반대하셨다. 내가 경찰관이 되길 바라셨다. 한 번은 겨울철 옥수수 가루에 손바닥이 쓸려 다친 적이 있었다. 어머니께서 손바닥을 보시고는 한숨과 함께 일 그만하면 안되겠냐며 출근을 말리셨던 적이 있다. 부모님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하기 전에 꼭 이 분야에서 성공하리라 다짐했다.”


   - 정직원이 된 계기는.


“알바생으로 일할 때 본사 컨설턴트(지점 매장 관 하는 본사 담당자)가 멋있어 보였다. 컨설턴트가 방문한다고 하면 지적사항을 고치기 위해 전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런데도 생각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더라. 그래서 점장과 본사 직원 등에게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면서 커리어 설계를 상담했다.


이후 포항 장량점을 떠나 직영 매장으로 다시 알바부터 시작했다. 이후 지역관리자 추천 전형으로 2011년 부점장으로 입사했고, 2년뒤 선임부점장, 다시 2년 뒤 점장이 됐다. 그리고 2015년부터 압구정점에서 일하고 있다.”


  - 정직원 채용 때는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받았나.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직원으로서 전반적인 매장 관리와 교육업무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기억난다.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다’고 답한 기억이 있다. 레시피를 빨리 암기했던 경험을 살려 새로운 일에도 빨리 적응할 수 있음을 피력했다.”

출처: 천국의 기자단

‘빨리 피자만들기’ 대회서 1등만 10번…40판도 한 시간에 배달 완료


  - 가장 자신있는 피자는 뭔가.


“도이치휠레 피자다. 훈제돼지고기 안심과 페퍼로니가 들어있는 피자다. 포항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 점주로부터 처음 칭찬을 들었던 피자이기도 하다. 점주님 지인분과 드셨는데 지인이 맛있다고 해 어깨가 으쓱하셨던 것 같다.”


  - 기억에 남는 주문이 있다면.


“2015년 역삼점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게임회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서 행사용으로 갑자기 40판을 주문했다. 바로 보내달라고 하더라. 1시간 안에 피자를 구워서 배달해야 했다. 전 직원이 매달려서 1시간 안에 피자를 모두 전달했다. 그런데 30판을 더 주문하더라. 정신없었지만 보람이 있었다.


또 압구정점에 자주 방문하는 70대 남성 손님이 있다. 꼭 점장이 직접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피자를 좋아하는 분인데, 이 손님과 있으면 마치 5성급 호텔의 주방장이 된 것 마냥 뿌듯하다.”


  - 피자를 빨리 만드는 비결이 있나.


“피자 도우를 만드는 것에 흥미가 많다. 꾸준히 연습도 하고 있다. 그 덕분에 도미노피자 한국법인에서 매년 상하반기 여는 FPM(fastest pizza maker) 대회에서 1등 10번, 2등 4번을 했다. 아시아태평양 대회에도 2번 나갔다.


- 피자를 많이 만들면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은가.


“도미노피자에서는 도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토핑까지 직원이 직접 움직이기에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무술 등 어릴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된다.” 

“시간 약속은 기본…다른 직원 배려해야”


  - 당신은 어떤 점장인가.


“소위 ‘빡센’ 점장.(웃음) 점장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배달 나갈 정도로 열심히 일한다. 근무일과가 끝나면 직원들에게 밥을 사주며 파이팅을 다진다.”


  - 알바생들이 가져야 할 덕목은 뭐라고 생각하나.


“시간 약속은 기본이다. 일부 알바생들이 무단결근을 하고, 지각을 하면 10~15명의 직원들을 인솔하는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이 많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겠지만 매장에서 빈 사람의 몫까지 나눠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봤으면 한다. 기본을 지켜야 즐거운 근무 분위기도 만들어질 수 있다.”


  - 향후 계획은.


“피자메이킹과 매장 관리 경험을 살려 앞으로 도미노 피자 본사 교육팀에서 근무하고 싶다. 경희사이버대에 진학해 공부하고 있다. 영업 지식을 쌓아 지역관리자 승급 시험을 보려고 한다.”


  - 후배 알바들에게 조언한다면.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 좋겠다. 다양한 분야 중 제일 잘 하고 인정 받을 수 있는 일을 찾자. 알바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책임감 있게 임하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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