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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2년 전 가을 ‘그일’ 이후…밤마다 ‘줄 뜯는’ 여인의 사연

피 토하며 쓰러진 후 밤마다 컴퓨터 앞에서 가야금 타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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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BJ 아야금
한밤중 가야금 음악 방송으로 인기
“방송하며 내 매력이 뭔지 알게 돼”

매일 밤 9시 30분이면 한 20대 여성이 컴퓨터 앞에서 자기 몸집보다 큰 가야금을 연주한다. 아프리카TV BJ(인터넷 방송인)인 아야금이다. 욕설과 말장난, 엽기적 행동으로 시청자를 유인하는 수많은 아프리카TV 방송과는 달리 아야금의 음악 방송은 ‘힐링 콘텐츠’로 인기다.


한밤중 에코가 잔뜩 들어간 가야금 연주 소리를 들으면 술맛이 절로 난다며 “주모~”를 외치는 시청자도 많다. 2016년 12월 24일 시작한 아야금의 방송은 지금까지 총 1820시간 이어졌고, 누적 시청자가 164만명을 넘었다. 작년엔 신인 BJ상을 받았다. 지난 17일 jobsN이 만난 아야금은 “올가을 졸업연주회를 준비하느라 조금 늦었다”며 헐레벌떡 뛰어왔다.

너무 외로워 시작한 1인 방송


아야금의 본명은 박상아다. 26살, 4년제 대학교 국악과 4학년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방과후수업에서 가야금을 처음 접했다. “가야금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예쁘고 화려해 마음에 들었다.”


-언제 진로를 가야금으로 정했나.


“어릴 때부터 가야금을 탈 때 제일 재밌고 행복했다. 하지만 집안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예고에 진학하면 돈이 더 많이 들어가니까 일반 인문계로 진학했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곧잘 했다. 내신이 1~2등급 사이여서 4년 장학생으로 대학 국악과에 진학했다.


-26살인데 4학년이면 2년 정도 졸업이 늦었는데.


“대학에 입학하면서 모든 생활비는 내가 벌어 썼다. 장학생이라 대학 등록금은 안 내지만 개인 레슨비나 휴대전화 요금, 보험비, 밥값 등이 필요했다. 휴학해 아르바이트하며 1000만원을 모아 놓고 다음 학기에 복학하는 식으로 지냈다. 카페, 레스토랑, 사진관 등에서 아르바이트했고, 일반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도 했다. 매물로 나온 부동산의 내부 구조를 사진으로 찍어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홈페이지에 올리는 일도 했다. 그러다 보니 남보다 2년 늦었다.”

아야금.

출처jobsN

-2016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첫 방송을 시작했다. 계기가 뭔가.


“2016년 9월 일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입과 코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스트레스로 위궤양을 달고 살았는데 그로 인해 몸 안에 피가 고여있었다. 그해 12월까지 병원에 입원했다. 너무 외로웠다. 그동안 열심히 일만 하느라 제대로 된 친구도 없었다. 병문안 오는 사람도 없었다. 그게 상처였다. 퇴원해 집에 있는데 너무 답답했다. 누군가와 이야기라도 하고 싶어 아프리카TV 방송을 켰다. 그날이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처음부터 방송에서 가야금을 연주했나.


“처음에는 그냥 이야기만 했다. 그런데 화면을 통해 방에 있던 가야금을 본 시청자들이 나중에 쾌차하면 연주해달라며 별풍선을 쏘더라(아프리카TV는 시청자들이 BJ에게 개당 100원의 별풍선을 주는 방식으로 후원이 이뤄진다). 예상치 못한 도움에 감사한 마음으로 한 달 후 가야금을 처음으로 연주했다. 제일 처음으로 연주했던 곡은 아리랑이다. 방송에서 사용하는 이름은 본명인 박상아와 가야금을 합쳐 아야금으로 했다.”

아야금이 방송하는 모습.

출처아프리카TV 제공, 유튜브 아야금 채널 캡처

가요와 팝송 60~70곡 가야금으로 연주 가능


아야금은 “가야금 전공자로서 처음에는 아프리카TV에서 가야금을 타는 것이 싫었다”고 했다. 언론 등에 비친 BJ의 모습이 건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정식 공연장이 아닌 아프리카TV에서 가요나 팝송을 가야금으로 바꿔 연주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나.


“가야금으로 퓨전 음악을 하겠다는 뜻은 전혀 없었다. 다른 가야금 전공자처럼 나도 국악원에 들어가서 전통 가야금과 산조를 제대로 하고 싶었다. 방송 캠 앞에서 연주하고 실시간으로 평가를 듣는 것도 싫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내가 타는 가야금을 좋아하고, 계속 연주 요청을 하면서 방송이 하루, 이틀 이어지다 600회가 넘었다.”


-가야금으로 연주할 수 있는 가요나 팝송 등은 몇 곡인가?


“처음에는 5곡 정도였는데 지금은 1년 넘게 방송을 하다 보니 60여곡을 외운 상태다. 처음엔 한 곡을 가야금에 맞게 편곡하는 데 몇 달이 걸렸다. 방송 6개월 후부터는 그 시간이 일주일, 5일, 3일로 점차 빠르게 줄었다. 지금은 즉석에서도 편곡할 수 있다.”


-어떤 곡들을 할 수 있나.


“캐논변주곡, 이선희의 인연, 드라마 OST로 쓰였던 홍연과 호랑수월가, 애니메이션 이누야사 OST, 장윤정의 트로트도 가능하다. 카밀라 카베요가 부른 팝송 하바나도 가야금으로 연주해봤다.”

-하루에 몇 시간 방송하나.


“오후 9시 반부터 새벽 2시쯤까지 방송한다. 보통 하루에 10곡 정도를 연주한다. 플레이 리스트를 미리 정해놓기도 하고 그때그때 추천을 받아 연주하기도 한다. 가야금을 연주하며 직접 노래를 부를 때도 있다. 국악은 여러 소리가 어우러져 감동을 낳는데 가야금 소리만 혼자 나니 어색해서 멜로디를 노래하기 시작했다. 미리 밑에 깔리는 부분을 MR로 녹음해 연주 때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방송 수입은 얼마인가.


“보통 월 1000만원 정도다. 최고로 많았을 때는 한 달에 6000만원도 벌었다. 음악 BJ 중 매일 100명 이상 시청자가 들어오는 방송은 내 방송이 유일하다. 쉽게 돈 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일을 하면서 다른 BJ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시청자 수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지 안다.”


-매일 생방송을 하는 게 어렵지 않나.


“예전엔 ‘방송에서 무슨 말을 하지’라며 고민했는데 지금은 안 그렇다. 방송만 시작하면 할 말이 많아진다. 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서 말을 하고 연주하는 것이라 스트레스가 없다. 난 예전 아팠을 때 일과 친구 등 모든 것을 잃었다가 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래서 팬과 방송이 항상 우선순위다.”

아야금.

출처jobsN

”콘텐츠는 피드백과 함께 성장하는 것”


-꿈이 뭔가.


“중학교 음악 선생님을 하고 싶다. 중등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육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방송은 그때까지만 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몇 년 남았다.”


-BJ로 활동하면서 자신에게 남은 것은.


“나만의 매력을 찾은 것이 수확이다. 사람들이 나보고 말을 예쁘게 한다고 하더라.”


-BJ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어 잘하려고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먹방이나 엽기캠이 인기인데 덩달아 따라 한다고 다 잘 되는 게 아니다. 자신만의 매력이나 콘텐츠로 승부를 봐야 한다. 자신만의 콘텐츠라는 것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1인 방송을 하려면 끼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것도 착각이다. 내가 잘하는 것을 일단 시작하고 시청자의 피드백을 받아 점점 콘텐츠가 성장해야 한다. 자신만이 가진 매력을 먼저 알고 시작해라.”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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