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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잡은 뒤..3040, 남성들이 홀딱 반한 서비스

조회수 2020. 9. 25. 00: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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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잡은 회를 저녁에 식탁으로..월 1억5000만원 매출 스타트업
‘오늘회’ 창업한 김재현 대표
제주도 딱새우 등 하루만에 직송 서비스
위메프·마켓컬리 거쳐 신선식품 도전

오늘회는 다소 특이한 스타트업이다. 회를 판다. 그것도 제주도나 통영, 거제 등 남해안 주요 산지에서 아침에 잡은 회를 서울과 성남 지역에 당일 저녁 배송해주는 일을 한다. 오늘회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김재현(35) 대표.


서울 이대부고와 연세대 생활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2009년 홍보대행사 미디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 위메프, 옐로모바일, 마켓컬리를 거쳐 2017년 오늘회를 창업했다. jobsN은 16일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김 대표를 만나, ‘온라인 횟집’ 창업 비법을 물어봤다.


디자이너 꿈꾸며 대학 진학…덜컥 합격한 홍보대행사에서 사회 첫 발


- 디자이너 출신인가.


“아니다. 생활디자인학을 전공했지만, 사회 진출은 홍보담당자로 시작했다.”


- 이유가 뭔가.


“어릴 때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반대하셨고, 수능 공부에 주력했다. 수능만으로 갈 수 있는 미대를 찾다가, 내 관심과 진학 가능성 등을 감안해 결정한 곳이 연세대 생활디자인학과였다. 디자인을 배우는 곳이지만 수능으로만 전형을 치렀다.


그런데 입학하고 학교를 다녀보니, 오히려 나는 디자인과는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영학을 부전공하고, 졸업을 하면서 여기 저기 원서를 냈는데 홍보대행사 미디컴에 합격을 했다. 그래서 홍보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출처: jobsN
김재현 오늘회 대표.

- 이후 위메프와 마켓컬리에서 근무했는데.


“위메프에서는 마케팅팀에서 일했다. 당시 쿠팡과 티몬 등 소셜커머스 경쟁사와 더불어 ‘앱 다운로드 전쟁’을 벌였다. 매달 앱 다운로드 건수를 두고 경쟁했고, 광고비 수십억원을 쓰기도 했다. 소비자가 앱을 설치해 위메프에 접속하면, 어떤 제품을 사는지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일도 했다.


이후 기회가 닿아 옐로모바일에 이직했다가, 2015년 설립 초기였던 마켓컬리에 마케팅팀장으로 합류했다. 마켓컬리 ‘100원 이벤트’를 내가 만들었다. 마켓컬리는 전날 식재료를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집에 배송해주는 획기적인 서비스다. 그런데 아무리 좋아도 사람들이 모르면 소용이 없다. ‘이 좋은 서비스를 어떻게 경험하게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래서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체리나 망고 등을 100원에 구매할 수 있게 했다.”


- 100원인 이유가 있나.


“0원으로는 결제을 못해, 나름 최소 금액으로 정한 것이다.”


- 마켓컬리는 이른바 새벽배송으로 워킹맘 등 여성 소비자에게 인기다.


“사실 새벽 배송은 자정에서 오전 6시 사이 새벽 시간에 현관문 앞에 갖다 놓으면, 자고 일어난 소비자가 현관 안으로 들여놓는 방식이다.


실제로는 기다리는 시간이 꽤 되는데, 자느라 짧게 느껴지는 점에 착안했다. 제대로 새벽배송을 하기 위해 사업 초기부터 새벽배송 전문업체를 인수한 것이 성공에 도움이 됐다.”

출처: jobsN
오늘회는 사옥이 두 곳에 있다. 사무실은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있고, 물류센터가 서초동에있다.

신선식품 전문성 살리다 ‘회’ 아이템 잡아 창업


- 브랜드명 ‘오늘회’라는 이름은 어떻게 나오게 됐나.


“오늘 아침에 잡은 회라는 뜻으로, 지인의 아이디어다.”


-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마켓컬리에 재직하던 중 회를 배송하는 사업을 내가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6년말 퇴사를 하고 나서 연구를 좀 했다. 그러던 중 회를 서울에 팔고 싶다는 분을 소개받았다. 페이스북 페이지 ‘오늘회’를 만들었는데 꾸준히 팔렸다. 이후 2017년 3월 말 ‘오늘식탁’이라는 이름으로 법인 설립을 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했다.”


- 첫 매출은 얼마였나.


“5만원 짜리 10팩이 나가서 50만원이었다. 법인화 전 3개월간 1100만원 어치 팔았다.”


- 마케팅 전문가 출신으로 회 상품 소싱(sourcing)에는 어려움이 없었나.


“위메프에서 근무할때부터 상품기획자(MD)가 말하는 셀링포인트를 늘 숙지해왔다. 상품기획자와 토론을 많이 하면서 나 역시 제품에 대한 ‘촉’을 키워 어려움은 적었다.”


- 회를 납품해 줄 거래처는 어떻게 섭외했나.


“일단 전화를 꾸준히 돌린다. 회 유통업체, 중도매인, 조업자, 선장 등 다양하다. 그리고 나서 우리 사이트에 대해 설명을 한다. 대개 온라인 판로 개척이라고 하면 반응이 나쁘지는 않다. 그러면 약속을 잡고 제주도나 통영 등으로 바로 출장을 간다.

거래처 대표를 만날 때는 원칙이 있다. ‘완벽한 압축적 프레젠테이션(PT)’이다. 설명이 길어지면 협상이 어렵다. 시나리오에 근거한 한 번의 PT로 설득을 하고, 세부적인 내용 몇 개를 조율한 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지금까지 거래처들은 설명을 듣고 계약을 한 뒤, 몇 번 납품을 해보면서 ‘설명대로 잘 팔리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 만나서 협상을 하면 계약 성사 비율은.


“체감 기준으로는 거의 100%에 육박한다. 자신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해 주겠다는데 마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회 유통업을 가업(家業)으로 생각하고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사장들의 반응이 뜨겁다. 자신은 어렵게 사업을 일궜지만, 내 자녀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서 좀 더 쉽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승계의 발판으로 삼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


메인 타깃은 ‘3040 남성’…“남편이 시키고 아내가 픽업하는 경우 많아”

출처: 오늘회 홈페이지 캡처
참치회.

- 수산물 몇 종류를 판매하나.


“60여가지를 판매한다. 그 중에 회가 50가지 정도된다.”


- 베스트 셀러가 있다면.


“일단 성게알이 있다. 100g에 2만원대에 판매한다. 시기별로 통영산, 멕시코산, 중국산 등을 쓴다. 8월 24일부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성게알을 판매한다. 제주산 딱새우도 인기다. 20미에 2만2500원이다. 그 외에 참치 대뱃살회(스페인산, 400g에 4만9900원), 신안산 민어회(400g, 5만4900원) 등이 있다.


- 한 팩에 400g인 경우가 많은데 이유가 있나.


“그동안 회는 정량이 없었다. 횟집에서는 대·중·소로 판매했다. 수산시장에서도 2㎏이라고 해도 뼈를 뺀 속살은 몇 ㎏인지 정확한 가늠이 어려웠다. 회가 사시사철 평범하게 먹는 음식이 되기 위해서는 상품의 표준화와 정가 판매가 우선이라고 봤다. 그래서 성인 2인이 먹을 분량인 400g을 한 팩으로 정했다. 물론 딱새우와 성게알 등 예외도있다.”


- 매출은 얼마나 나나.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다. 2018년 상반기에 6억원의 매출을 냈다. 2018년 7월 약 1억5000만원의 매출을 냈다.”


- 주된 고객층은.


“30대 중반~40대 초반 남성의 구매 비중이 높다. 전체 고객의 50%가 남성이다. 본래 온라인 쇼핑은 여성 고객이 다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좀 다른 고객층이다. 이런 점에서 회는 남성적인 음식이 아닌가 싶다. 소비자 조사 결과, 대개 남편이 시키고 아내가 픽업해서 저녁에 한 잔 하면서 먹는 경우가 많았다.”


-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날씨의 영향이 크다. 예컨대 올해 초는 너무 추웠다. 어선이 출항을 못해 생선을 배송하지 못했다. ‘펑크’ 내지 않으려고 물량 확보하느라 애를 먹었다.”


- 아직까지는 PC 홈페이지에서만 판매하는데.


“2018년 9월 중 모바일 앱을 출시한다.”


- 해외 진출 계획은.


“없다. 회 배송은 철저히 내수 중심의, 한국적인 사업이라 생각한다.”


- 당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창업가 내지는 창업 준비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신선식품 사업은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다. 산지 생산자만 바라보지 말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상품기획을 하고 소싱하라. 소비자에 답이 있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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