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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없는 개인 공략 먹혔다…매출 25배 신화 쓴 사장님

조금씩만 찍는데도 매년 매출이 몇배로 뛴다는 인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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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재밌는 일이면 합니다

창업 3년만에 매출 25배로 만든 레드프린팅 앤 프레스 대표 황영민씨
발상을 전환해 '갑질' 없는 개인 고객 공략
'덕질'하며 셀프 굿즈 만드는 사람들에 인기

많은 인쇄소가 문을 닫고 나간 조용한 성수동 인쇄 거리. 수십년 몸을 담았던 사람들도 빠져나간 2014년 5월, 한 청년이 이곳에 새로 인쇄소를 차렸다. 함께 인쇄업에 종사하던 동료들과 뜻을 모아 새로 차린 인쇄소는 이제 쉴 새 없이 인쇄기를 돌린다. 창업 이후 계속 성장해 지금은 직원 140명에 인쇄 장비만 400대에 달한다.


이곳에서 출력하는 건 책자나 전단뿐만이 아닌 투명 포토카드·스티커·거울 등이다. 가면·썬캡·고깔모자도 만든다. '별난 인쇄소' 레드프린팅 앤 프레스의 황영민(38)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괄호 안은 편집자 주)


인쇄업계는 레드오션이 아니다


-왜 인쇄소를 창업했나


"과거 인쇄소는 기업의 주문을 받아 인쇄물을 대량으로 생산했다. 하지만 한 기업만 바라보는 사업은 위험하기도 하고 기업의 갑질에 제대로 대응할 수도 없었다. 그 와중에 제조 장비가 크게 발전한 걸 봤다. 새로운 기계로 소량 인쇄물을 빠르게 생산하면 개인을 고객으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기업 거래처가 없어 대량 주문이 없더라도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면 대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큰 인쇄소도 문을 닫고, 인쇄업이 사양산업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은데


"많은 사람이 인쇄업을 ‘레드오션 시장’이라 한다. 우리 생각은 다르다. 전자책이 나왔지만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다양한 형태의 책이 나왔다.


인쇄업도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면 블루오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쇄는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가진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을 일반 대중들도 소비했으면 하는 열망으로 레드프린팅 앤 프레스를 시작했다."

레드프린팅 앤 프레스 황영민 대표

출처jobsN

우리가 재밌는 일을 합니다


-주로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것 같은데


"창업 후 1년 정도 장비와 프로그램을 정비해 2015년 9월 웹사이트를 열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원활해져 본격적으로 개인 고객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기업도 샘플·프로모션을 위해 소량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사이트에 가입한 계정이 약 7만개 인데 그 중 40% 정도가 기업고객이라 생각한다. 이 계정이 내는 매출이 개인 고객의 두배가 넘는다."


-지금 레드프린팅은 어떤 상품을 만들고 있나


"개인이 소량으로 만들 수 있는 상품을 주로 만든다. 가정주부도 자기 명함을 몇장 갖고 싶으면 쇼핑몰에서 클릭하듯 디자인을 고르고 입력해 주문할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끄는 상품은 디자인 명함·투명카드·전차파 차단 스티커 등이다.


필름카메라가 한물갔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지금처럼 사진을 많이 찍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인화상품·포토북·스티커 등 개인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이용하는 포토상품도 많이 개발했다. 증명사진 서비스도 하는데 고객들이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


-개인 주문 상품 뿐 아니라 굿즈를 만들기도 한다고

(굿즈는 문화계 팬덤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특정 장르·인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요소를 주제로 만든 상품·용품을 뜻한다)


"질 좋은 상품을 만드니 기업이 굿즈 제작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 레진코믹스·배달의민족·YG엔터테인먼트의 굿즈를 만든 적이 있다.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라고 다양한 캐릭터의 저작권을 가진 회사들이 참여하는 전시를 참관한 적이 있다. 그때 몇 캐릭터의 저작권자에게 상품화를 제안해 계약을 맺었다. 지금 몰랑이·크레이지 아케이드 캐릭터 측에는 저작권료를 주고 핀버튼·스티커 등의 상품을 만들어 우리 사이트에서 팔고있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레드프린팅 앤 프레스에서 만든 YG 소속 연예인 빅뱅 스티커 세트, 남주혁 포스트카드, 캐릭터 몰랑이 스티커,크레이지 아케이드 캐릭터 핀버튼, 스티커

출처YG셀렉트 사이트, 레드프린팅 앤 프레스 인스타그램·사이트 캡처

-가장 인기가 많은 상품은?


"우리 회사의 대표상품 중 하나인 스티커다. 스티커를 만들려면 스티커 테두리에 절단선을 따야 한다. 과거엔 스티커 모양만큼 다양한 틀이 필요했다. 정해진 액자에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끼워 넣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신식 기계는 어떤 모양의 스티커든 절단선을 따낼 수 있다. 다양한 모양의 스티커를 만들 수 있어 고객들이 계속 찾는다. 반려동물 사진·자신이 만든 캐릭터·손글씨 등 불규칙한 모양의 윤곽선도 일정하게 따내 질 좋은 스티커를 만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쉬운 상품을 말한다면?


"보통 회사들은 돈이 되는 아이템을 개발한다. 우리는 우리가 재밌고 고객도 좋아할 것 같으면 만드는데 보통 그런 것들이 많이 사랑받는다. 우리가 재밌었지만 큰 관심을 못 받은 상품은 가면·고깔모자다. 개인이 만들어볼 생각을 못했을 텐데 커스텀 디자인이 가능한 걸 보면 좋아할 거로 생각했다.


가면이 런칭 이후 정말 매출이 적었던 상품이다. 그러다 KT 위즈에서 강백호 선수를 응원하는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백호 가면을 5000개 주문했다. 직원들마저 장사가 안될 거라고 생각한 상품이었는데 대량주문이 들어 온 덕분에 체면치레를 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면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은데 그런데도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이유는


"손해를 보면서 하고 있다. 제조업은 한두개 만들면 다 적자다. 하지만 라면 만드는 기계가 비싸다고 라면 한봉지를 몇만원에 팔순 없지 않나. 이런 상품이 있다는 걸 알리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개인을 인쇄 시장에 끌어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는 중이라 생각한다. 접근 장벽을 낮추기 위해 낮은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거고, 앞으로도 낮은 가격을 유지할 생각이다.


또 필요한 만큼, 소량만 찍으면 환경에도 좋다. 기존의 인쇄시장은 기본 비용 때문에 많이 찍어야 했다. 하지만 소량생산하면 비용은 좀 더 비싸지만 친환경적이다."


-즐거운 걸 하기 위해 인쇄소치고 특이한 활동도 한다고


"우리가 보고 재밌을 만한 일은 하려고 한다. 작년 여름 어린이 뮤지컬 '바다탐험대 옥토넛' 제작에 참여했다. 출연하는 인형의 탈과 무대를 제작했다. 당연히 스티커·배지같은 굿즈도 제작하고, 포토부스를 만들어 관람객 사진으로 상품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또 DMZ국제다큐영화제도 후원했다.


돈만 내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물건을 제작하거나, 아이디어를 내는 등 제작 과정에 참여한다. 솔직히 홍보 효과는 정말 적다. 하지만 새로운 분야를 배워 기업의 활동영역을 확장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레드프린팅 앤 프레스가 제작에 참여한 어린이 뮤지컬 옥토넛 연습영상, 굿즈, 실황

출처레드프린팅앤프레스 인스타그램, 블로그 캡처

스스로 위기를 만든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갖고 있는 원칙이 있다면


"사람은 늙고 병들지만 기업은 계속 성장할 수 있고 그래야 그 기업가치가 존속한다고 믿는다. 이전까지 해왔던 인쇄업은 성장이 멈춘 상태였다. 계속 성장하기 위해 위기를 스스로 만들고,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안정적인 기업이라는 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있으면 따라잡히고 뒤쳐진다. 그래서 위기가 외부에서 오기 전 끊임없이, 스스로 위기를 만들고 도전해야 한다. 창업 후 2년 반~3년 동안 한달에 2억~3억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신규사업을 위해서 투자했다. 지금도 투자에 쏟는 돈이 커 빚을 지고 있다. 

레드프린팅 앤 프레스 공장 외관과 장비 사진

출처레드프린팅 앤 프레스 제공

이런 노력이 높은 성장률로 나타난다. 매출을 살펴보면 2014년에 1억 9000만원, 2015년에 4억 5000만원, 2016년에 19억, 2017년에 50억 정도였다. 올해 목표는 100억이다. 직원도 계속 채용하고 있다. 지금도 필요하지만 미래에 일손이 꼭 필요할 때 숙련된 사람이 일할 수 있도록 미리 충원하고 있다."


-인쇄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조언한다면


"정말 많이 공부해야 하고 많이 투자해야 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장비를 공부하고, 연구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종이를 쓰는 건 같지만 더 이상 기름때를 묻히는 일이 아니다. 아주 똑똑하거나 돈이 많아야 시도하기 편하겠지만, 여전히 뛰어난 젊은이라면 해볼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창업인에게 한마디


"대부분 스스로에게 '내가 뭘 해야 돈을 벌 수 있을까'를 묻는다. 하지만 창업인은 타인에게 '내가 뭘 하면 돈을 줄 거냐'고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업은 타인 일에 개입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돈을 받는다. 고객·내부 구성원·시장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듣고 해결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잘 듣고 해결하려는 시도를 반복하고 경험이 쌓이면 성공할 수 있을 거다."


jobsN 주윤규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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