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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2배 뛴 강남도 알고보면…한국부동산은 편견 투성”

강남 2배? 알고 보면 한자릿수 수익률…부동산 시장이 편견 투성이라는 청년
jobsN 작성일자2018.08.15. | 27,501  view
수익률 중심 전국 9백만채 데이터 제공
개인 자산 관리 활용, 부동산 대출 담보 평가 등에 응용
건전한 시장 분위기 기여하고 싶어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꿈틀대면서 정부가 추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이 와중에 과학으로 부동산 시장을 합리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는 청년이 나타났다. 남성태(38) 집펀드(ZipFund) 대표를 만났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심리가 모든 걸 지배하고 있어요. 계속 오를 것 같다는 심리가 생기면 ’우~‘ 몰려가 모두가 사려고 하는 식이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안되고 있습니다. 부동산과 금융을 연계하면 시장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금융이란 틀을 통해 수익률을 따져 줌으로써,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집펀드는 부동산과 관련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일반인에게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문적인 정보가 필요한 기업이나 금융사에는 돈을 받고 판다. 대표적인 상품이 수익률 확인 서비스 '집어드바이저'다. 프로그램에서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주택 구입 때 낸 취등록세 외에 대출 이자, 재산세 등 비용을 감안한 정확한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집을 살 때 든 돈과 그 집을 가지고 있어 들어간 돈을 모두 합한 전체 들어간 돈과 현재 집 값을 비교한 수익률을 알려준다. "비용을 모두 감안하면 최근 10년 새 값이 두 배로 뛴 집도 연 수익률이 4%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나옵니다. 집 샀던 돈을 다른 부분에 투자했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거뒀을 있는 경우죠."


부동산 수익률을 분석 기간의 주식시장, 채권시장 등 평균수익률과 비교해 볼 수도 있다. 그러면 생각보다 낮은 수익률에 큰 충격을 받는 사람도 나온다. "대부분 사람은 단지 집값이 얼마 올랐다는 사실만 봅니다. 집값 이면에 가려진 실제 수익률을 보지 못하는 거죠. 그걸 보여주는 순간 비로소 실체를 알게 됩니다."


앞으로 집값이 얼마나 올라야 내가 원하는 수익률을 낼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해 볼 수도 있다. 현재 8억원짜리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5년 후 팔 계획인데, 이 기간 연 5% 수익률을 내고 싶다면 10년 후 집값이 12억원은 돼 있어야 한다는 식의 결과값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개인은 집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박람회에 참여한 남성태 대표

source : 집펀드 제공

부동산은 내 운명


“집안 사정 때문에 어려서 건물 수리하고 관리하는 일을 지켜 보면서, 부동산에 일찍 관심을 갖게 됐어요. 너무 재밌더라구요.” 대학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부동산을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이면 땅이 넓은 미국에서 공부하면 좋을 것 같았다. 파이낸스 전공으로 미국 위스콘신대에 들어갔다. 부동산 금융에 대한 다양한 수업을 들었다. 부동산을 연구하는 동아리에도 들었다. 첫 한국인 멤버였다.


대학 졸업 후 부동산 개발회사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에 입사했다. 여기서 3년 간 투자 전문 컨설턴트로 일하고, 컬럼비아대 부동산 MBA 과정에 들어갔다. "MBA를 할 때 뉴욕 철도청 인턴 기회를 가졌어요. 철도청이 미국의 땅부자 기업 중 하나에요. 미국 전역을 철로로 연결하면서 얼마나 많은 부동산을 확보했겠요. 그걸 관리하는 부동산본부 직원으로 일했습니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뉴욕 맨하탄을 기반으로 하는 고급 레지던스 개발 회사 ‘위밋’을 거쳐 2015년 창업했다.

집펀드 직원들

-계속 부동산 회사에 있으면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었을텐데요.

“형과 사촌동생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업을 했어요. 그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저도 자연스레 빅데이터와 창업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빅데이터에 제 전공인 부동산을 접목하면 어떨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기존에는 없던 분야니까. 차별화가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2014년 창업진흥원의 기술창업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외국에 취업비자로 나가 있는 청년이 국내로 돌아와 기술 창업을 하면, 각종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청년의 한국 유턴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데이터 기반의 부동산 P2P 대출 업체에 도전했다. 부동산을 담보로 개인간 자금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이다. 신용도 등 문제 때문에 은행에서 담보 대출을 받는 데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고수익을 노리는 사람이 돈을 빌려준다. 업체는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전망이 꽤 괜찮은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준비 1년 만에 접었다. “과열 조짐이 보이더라구요. 제대로 심사 않고 대출 중개하는 곳이 많았어요. 곧 사고 나겠다 싶었죠.” 우려는 현실화 돼, 여러 업체가 부실화되거나 불법 사실이 적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사업 아이템이 무산돼 상심했겠어요.

“예. 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도 됐습니다. 일단 데이터를 쌓아 나가기로 했습니다. 부동산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건 쌓고 분류했습니다.” 통계청, 은행, 국토부, 지자체 등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모든 기관의 정보를 수집했다. 공개된 정보는 내려 받고, 비공개 정보는 구입했다. 쉽지 않았다.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관마다 통계 내는 기준이 제각각이라 통일하는 작업부터 만만치 않았다. A기관이 시도별 집값 통계를 낸다면, B기관은 시군구별 통계를 내는 식이다. 원데이터를 수집해 하나로 모아야 한다.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왕 시작한 것, 끝은 봐야겠다는 생각에 모으고 분류하고 모으고 분류하고 계속했습니다. 그렇게 1년 반을 하니 그럴듯해지더라구요.” 씨줄과 날줄이 엮이며 체계적인 DB가 탄생한 것이다.

집펀드 직원이 방문객에게 서비스 시연을 하고 있다.

source : 집펀드 제공

아파트 동호수 별로 세부 데이터 제공


집펀드의 DB는 전국 900만채에 달하는 주택 별로 관련 데이터를 보여준다. 아파트의 동호수, 이를테면 서울 반포 A 아파트의 1동 102호를 입력하면 해당 주택의 시세, 실거래가, 과거 추이는 물론 소재한 곳의 인구 통계, 교통 정보, 경매 정보 등 여러 정보를 종합해 보여준다. 그런데 누구나 접근 가능한 데이터를 모은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유사하게 쌓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자료 맞죠. 하지만 누가 분류하고 정리합니까. 기준은 어떻게 만들 건데요. 정보가 양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가치는 제로가 됩니다. 누군가 분석하고 분류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정보로서 가치를 갖게 되죠.”


집펀드 DB의 활용 가치는 다양하다. 첫째가 담보대출을 위한 담보 평가다. 은행들이 하는 담보대출을 보면, 대출을 신청한 개별 주택의 담보 가치가 아니라, 소재한 단지나 한 동에서 동일 면적 주택의 평균적인 담보 가치를 평가해 대출해 주고 있다. 서울 반포 A 아파트 1동 102호의 개별 담보 가치를 보는 게 아니라, A아파트 전체나 1동에 있는 동일면적 주택의 평균적인 담보 가치를 보고 대출하는 것이다. 은행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개별 주택별로 담보 가치를 산정하는 게 매우 번거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단지 별로 같은 면적이라 하더라도 향, 층수 등 요인에 따라 고가와 저가 주택 간 평균 13% 정도 가격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평균 담보 가치만 볼 경우, 면적만 같으면 가격에 상관없이 대출 금액이 동일해진다. 단지 내 향과 층수가 좋은 아파트나, 향과 층수가 나쁜 아파트나 면적만 같으면 대출 가능액이 동일한 것이다. 이때 집펀드의 DB를 활용하면 개별 주택 별로 담보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향과 층수가 좋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많이, 그렇지 않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적게 대출할 수 있는 것이다. “환금성, 가격 안정성 등 정보도 수치화해서 개별 주택 마다 담보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금융권 관심이 많겠어요.

“모 시중은행과 제휴 논의를 진행해 왔구요. 한 저축은행과 담보대출 심사 알고리즘을 공동 개발 하고 있습니다. 담보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우리가 해당 건의 담보를 평가해서 저축은행에 알려주죠. 그러면 저축은행이 대출을 합니다. 2금융권에 우리 서비스 수요가 많을 것으로 봅니다. 은행에 비해 연체 같은 위험이 클 수밖에 없는데, 정확한 심사를 하면 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으니까요.”

집어드바이저 서비스 사례

source : 집펀드 제공

하우스푸어 막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개인 자산 관리 서비스도 곧 출시한다. 고객이 살고 있는 집, 또는 이사가고 싶은 집의 동호수 정보를 입력하면 해당 집의 시세를 자세하게 분석해 준다. 평균시세, 인근 시세와의 비교는 물론 실거래가와 호가 분석 및 경매 낙찰가율 등 정보를 통해 해당 아파트 호가가 얼마나 고평가 또는 저평가돼 있는지 보여준다. 또 집이 위치해 있는 동네의 인구 추이, 가구 특성, 주택 특성 등 부가 정보를 알 수 있다. “가계 자산의 평균 70% 이상이 부동산입니다. 부동산 분석이 자산 관리의 시작점이 돼야 합니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부동산을 기반으로 가계 자산 운용에 대한 전반적인 조언을 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 등과 서비스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가지니의 네크워크에 집펀드의 DB를 넣는 것이다. 사용자가 기가지니에 궁금한 부동산 정보를 물어보면, 기가지니가 화면과 음성으로 해당 정보를 알려주게 된다. “부부가 퇴근 후 기가지니가 연동된 TV 앞에 앉습니다. 부부는 두달 후 좀더 넓은 평형의 아파트로 이사가길 원하죠. 기가지니에 얘기를 합니다. ‘서울 사당에 4억5000만원으로 이사갈 수 있는 전세 아파트를 보여줘.’ 곧 해당 가격의 전세 아파트가 화면에 나타납니다. 이후 부부가 원하는 아파트를 지목합니다. ‘구체적인 정보를 띄워줘.' 세세한 정보가 나타납니다.” 이런 식으로 원하는 부동산 정보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10월 상용화 예정이다.

집펀드 직원들과 강연하는 남성태 대표

source : 집펀드 제공

남 대표는 부동산 대출 시장 진입도 생각하고 있다.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대출이 필요한 사람과 금융사를 이어주는 것이다. “부동산은 금융과 뗄 수 없는 관계예요. 월세 살다 전세로 올라가서, 대출받아 집 사고. 이게 끝이 아니죠. 또 팔고 사고를 반복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모두 금융과 관련 있어요. 그 관계를 잘 파악해야, 사용자들의 금융니즈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정통한 ‘라이프 스타일 파이낸스 플랫폼’이 우리의 최종 목표입니다. 단지 돈만 벌겠다는 게 아녜요. 사업 시작하면서 잡은 목표 중 하나가 하우스푸어 줄이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자는 것입니다. 단지 집사면 돈된다더라 하면서 무작정 빚내 덤벼들었다가 넘어지는 사례가 정말 많아요. 전재산 날리다시피하는 거죠. 이런 일이 없도록 정확한 정보를 통해 적정한 빚을 내서, 부동산 거래하는 시장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박유연

은행권청년창업재단 D.CAMP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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