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즐겨먹는 양꼬치, 제가 한국에 들여왔습니다

조회수 2020. 9. 24. 23: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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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엔 맥주?" 양꼬치 문화 전도사가 말하는 양꼬치
경성양꼬치 창업주 김욱동 천지 대표
국내 양꼬치 문화 대중화시킨 주인공
2017년 기준 연 매출 70억원 돌파

지금이야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유행어와 함께 양꼬치가 대중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양꼬치가 흔한 음식은 아니었다. 기껏해야 중국 동포들이 많이 사는 대림동 같은 곳에 양꼬치를 나타내는 중국어(羊肉串) 간판이 달려 있었다.


양꼬치를 국내에 대중화시킨 사람은 사업가 김욱동(49)씨. 그는 지금은 국내 최대 양꼬치 프랜차이즈가 된 ‘경성양꼬치’를 2001년 설립한 사람이다. 지금은 전국 각지에 직영점 4곳, 가맹점 41곳에서 한 달에 20t의 양꼬치를 판다. jobsN은 지난 10일 김 대표를 서울 종로에 있는 (주)천지 본사에서 만나봤다.


1999년 ‘닭갈비’로 프랜차이즈 익혀


- 한국에서는 생소했던 양꼬치를 들여오게 된 계기는.


“들여온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중국 동포들이 운영하는 포장마차 등 소규모 가게에서 양꼬치를 팔았다.” 

출처: jobsN
경성양꼬치를 운영하는 (주)천지의 김욱동 대표.

- 본래 양꼬치를 전문적으로 다루던 사람인가.


“그렇지 않다. 하얼빈공업대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20대에는 주로 러시아에 의류를 수출했다. 중국에서 제조해서 러시아로 보내는 식이다. 6년간 했다. 그리고는 99년 한국으로 왔다.”


- 한국으로 와서는 뭘 했나.


“90년대 후반 인기가 있던 닭갈비 프랜차이즈 매장 직원으로 갔다. 음식점 사업에 대해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었다. 직장을 구하려다가 들어간 것이다. 접시 닦이부터 시작해 홀서빙 등을 맡았는데, 수완이 좋다고 여러 매장을 돌게 하더라. 이후 본사에서 발탁해 매장관리, 손익관리, 프랜차이즈 운영 등의 실무를 담당했다. 그때 익힌 노하우로 창업했다.”


- 아이템이 양꼬치였던 이유가 있나.


“창업 전 대림동에 있는 양꼬치집을 몇 곳 가봤다. 다 중국 현지 스타일이고, 중국 동포 중 아는 사람만 와서 먹어보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걸 잘 요리하면 한국 소비자를 상대로 사업을 키워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창업은 언제했나.


“2001년 12월 23일 봉천동에 테이블 7개짜리 작은 가게로 시작했다. 서울의 옛 이름이라는 의미에서 ‘경성양꼬치’라고 이름지었다. 장사가 번창해 직영 3곳, 가맹점 5곳까지 늘렸다. 이후 중국에서 별도로 운영하던 여행사 운영에 집중하느라 2003~2007년에는 가맹점만 지원해 주고 직영점은 접었다. 이후 2007년 돌아와 다시 사업을 확대했다.”


2007년 법인화 후 본격 확장…“전문성을 잃지 말자”


경성양꼬치의 본격적인 태동은 김 대표가 2007년 가맹본부 법인인 (주)천지를 세우고 시스템을 정비하면서다. 신촌에 경성양꼬치 직영점을 세운 이후, 김 대표는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나갔다. 지금은 직영점 4곳, 가맹점 41곳 등 45곳이 운영 중이다.


- 양꼬치는 중국에서 가져오나.


“호주에서 가져온다. 한국으로 수입하는 양고기가 미국산, 뉴질랜드산, 호주산 등 3가지다. 이 중에서 호주산이 가장 부드럽고 맛이 좋다고 판단했다. 시식도 여러차례 해서 결정했다.”


- 메뉴를 준비하면서 원칙이 있었나.


“전문성을 잃지 말자, 메뉴를 단순하게 가자, 제일 좋은 식자재를 쓰자는 3가지 원칙이 있다. 또한 철저히 한국 소비자에 맞춘 맛을 낸다. 중국에서는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키운 만 1년이 넘은 양을 주로 쓴다. 하지만 우리는 만 1년이 되지 않은 어린 양을 쓴다. 어린 양이 냄새가 안 난다. 그리고 향신료를 최소화하는 대신, 커민(cumin·미나리과 식물의 열매로 만든 매콤한 향신료)을 썼다.” 


-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겨냥해 개발한 메뉴가 있다면.


“마라(麻辣·맵고 얼얼한) 갈비라는 메뉴가 있다. 소나 돼지 양념갈비처럼, 양갈비에 양념을 했다. 달짝지근하면서 향신료가 거의 없다. 양고기에 입문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만들었다. 주류를 제외한 음식 매출의 20% 정도 차지한다.”

출처: 경성양꼬치 홈페이지 캡처
마라 갈비.

- 중국의 양꼬치 문화는 어떤가.


“양꼬치는 중국의 전통 음식이 아니다.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들이 먹는 음식이었다. 이슬람계와 네이멍구 자치구 출신들이 포장마차 형태로 운영해온 양꼬치집이 80년대 후반부터 90년 초반까지 중국에서 서서히 유행했다. 그러다가 90년대 중후반 양꼬치집이 중국 전역에 많이 생겼다.”


- 매출 비중이 어떻게 되나.


“작년 기준 전체 매출 70억원 중 음식이 70%, 주류가 30%다. 음식 중에서는 양꼬치가 60%로 가장 많고, 고급갈비와 마라갈비가 20%씩 한다. 옥수수 국수나 탕수육 등이 있지만 절대적인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양꼬치 고수가 말하는 ‘양꼬치 잘 먹는 법’


- 양꼬치는 아무래도 ‘잡내’가 난다는 이유로 집에서 먹기는 꺼려진다. 팁이 있나.


“일단 양고기는 식으면 냄새가 난다. 찜으로 먹거나, 구워서 먹으면 냄새가 안 난다.”


- 양꼬치엔 칭따오란 광고 카피가 유행이다, 맥주랑 먹어야 맛있나.


“양꼬치가 아무래도 불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원하게 먹자는 취지에서는 그리 먹는다. 하지만 맥주를 ‘원샷’하면 입이 차가워진다. 식으면 입에서 양 고기 냄새가 향처럼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원샷하지 않고 천천히 음미하는 술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백주(白酒·속칭 ‘빼갈’)나 양주, 와인 등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와인하고 같이 먹는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향후 포부를 묻자 김 대표는 “포부 대신 고민이 많다”는 말을 했다. 이유는 이렇다. “가맹점은 적극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2년 내 직영점 10곳 추가하고, 가맹점을 포함해 100호점까지 낼 생각이다. 다른 메뉴 매장이나 해외 진출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훠궈(火鍋·중국식 샤브샤브) 매장도 검토했고, 일본 진출을 위해 도쿄도 다녀왔다. 하지만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고민중이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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