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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줘도 절대 안 바꾼다는 레스토랑 사장님의 보물은?

13억과도 안 바꾼다는 레스토랑 사장님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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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작성일자2018.08.13. | 220,059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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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레스토랑 & 갤러리 대표 조웅
한국의 ‘피규어 대통령’
13억과도 바꾸지 않을 가치

키덜트. 어린이를 뜻하는 영어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다. 아이들 같은 감성을 지닌 어른을 말한다. 이들은 일상 속 재미와 유치함, 판타지를 추구한다. 만화나 영화 속 주인공 및 소품을 재현한 피규어(figure)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런 피규어를 모으는 키덜트들에게 ‘대통령’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CW레스토랑&갤러리 조웅(41) 대표다.


조대표는 경상북도 경산시에서 레스토랑과 피규어 갤러리를 운영한다. 약 18년 동안 모은 피규어 1만여 점 중 3000점을 전시했다. 갤러리에는 스타워즈를 중심으로 터미네이터, 아이언맨, 미키마우스 등 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양질의 피규어들이 빼곡하다. 주말에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500명의 방문객으로 레스토랑과 갤러리가 꽉 찬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스타워즈 콜렉터로 유명한 조웅 대표.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피규어의 ‘F’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피규어 대통령이 됐는지 jobsN이 들어봤다.

조웅 대표

출처 : 본인 제공

스타워즈 보고 디자이너를 꿈꾸다


6살 꼬마 조웅은 아빠 손에 이끌려 처음 극장에 갔다. 그때 본 영화가 스타워즈다. 영화에 나오는 우주선 ‘밀레니엄 팔콘’과 ‘X윙’, 로봇 ‘R2-D2’에 빠졌다. 더 멋있는 우주선을 그리고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학창시절에도 같은 꿈을 꾸면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어릴 때처럼 우주선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스타워즈가 어린 자신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디자이너라는 꿈을 꾸면서 대학 생활을 하던 중 피규어에 눈 뜬 계기가 있었다. "2000년 군 제대 후 미국에 놀러갔습니다. 친구들 선물을 사러 피규어 숍에 들어갔죠. 그냥 장난감이라고 생각했던 피규어들이 달리 보였습니다. 영화에서 방금 나온 것 같은 퀄리티였어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피규어에 빠졌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생활비를 아껴가면서 피규어를 모았다. 만원부터 5~6만원짜리까지 다양하게 수집했다. 피규어 하나를 사면 며칠 동안은 라면을 먹어야 했다. 밥을 먹지 못해 힘든 것보다 피규어 모으는 보람이 더 컸다. 피규어를 구경하면서 추억에 잠겨 즐거워하는 친구들 모습에 뿌듯하기도 했다. 나중에 큰 공간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조웅 대표가 모은 피규어. 갤러리에 3000여 점이 있고 나머지 7000여 점은 경산시와 화성시에 있는 창고에 보관 중이다.

출처 : 본인 제공

피규어 갤러리 열기 위해 퇴사


2003년 말 한 광고회사에 취직했다. 오랫동안 꿈꿔온 일인 만큼 밤낮없이 일했다. 일만큼 취미생활에도 열심이었다. 월급의 90%를 피규어 사는 데 썼다. "돈을 벌지만 하도 바빠 밖에 나가서 돈을 쓸 시간이 없었어요. 집에서 인터넷으로 피규어를 샀죠. 지금 생각하면 바쁜 게 피규어 모으는 데 도움이 된 셈입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도 밤 10시면 집에 돌아왔다. 이베이에서 열리는 인터넷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 모든 피규어들이 자신의 소장품을 내놓는 곳이었기 때문에 구경만 해도 좋았다. 한국 시장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제품도 많았다. 인터넷 경매에서 운 좋게 산 피규어도 있다.


"인터넷 경매에 로보캅 피규어가 올라왔습니다. 영화를 위해 실제 크기로 제작한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제품이죠. 돈이 충분하지 않아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밑져야 본전이지 싶어서 경매를 했는데 판매자가 경매 일자를 앞당겼습니다. 운 좋게 생각했던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았죠. 1000만원 정도 생각했는데 약 300만원에 샀습니다.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이었어요."


2006년 식당을 운영할 기회가 생겼다. 식사를 하면서 피규어도 관람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던 그에게 좋은 기회였지만 직장을 그만두기가 쉽지 않았다. 디자이너 역시 오랜 시간 꿈꿔온 일이었기 때문이다. 회사는 물론 부모님의 만류도 심했다. 그러나 기회를 놓치기엔 아까웠다. 결국 4년 만에 퇴사했다. 직장 생활하면서 모은 돈과 은행 대출을 받아 고깃집 차렸다.

경북 경산에 있는 CW레스토랑&갤러리

출처 : CW레스토랑 홈페이지

복합문화공간 CW레스토랑&갤러리 오픈


음식점을 약 3년 정도 운영하면서 식당 경영을 배웠다. 장사가 잘 돼 그동안 꿈꿔온 공간을 지을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2012년 3월, 모은 돈에 대출 및 투자를 받은 것을 더해 경북 경산에 3층짜리 건물을 지었다. 2층에는 레스토랑 3층에는 그동안 수집한 피규어를 전시했다. 영화 속 캐릭터의 성격, 영화 장르, 구도 및 피규어 색 등을 고려해 전시 공간을 꾸몄다. 직접 피규어 원형사와 영화 미술팀을 섭외해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한 디오라마(diorama·모형과 배경을 함께 설치해 특정 장면을 구성한 것)도 만들기도 했다.


갤러리를 오픈한 후 국내외에서 전시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해외 전시는 직접 나가진 않았다. 제품을 조심히 다뤄야 해서 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다만 스타워즈 30주년에는 미국 올랜도 행사장에 아시아 대표로 조대표의 피규어 콜렉션 사진을 전시했다. 국내에서는 키덜트 페어, 부산국제영화제, 캠브리지 콜라보 전시 등에 참여했다.


사실 조웅 대표는 피규어 갤러리 대표로 알려지기 전 ‘피규어 대통령’ ‘스타워즈 피규어 콜렉터’로 이미 국내외에서 유명했다. 2007년 스타워즈를 테마로 집을 꾸민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이게 유명세를 탔다. 많은 언론 보도와 수백 통의 이메일보다 뿌듯했던 건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피규어 대통령으로 알려지기 2~3년 전 사진을 올렸을 땐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돈 낭비다’ ‘미쳤다’는 댓글이 많았죠. 피규어와 키덜트를 인정하는 사람들의 달라진 모습에 뿌듯하기도 하고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조대표가 꾸민 스타워즈 하우스

출처 : 본인 제공

13억과도 바꾸지 않을 가치


조웅 대표의 콜렉션 중 가장 고가는 영화 스타워즈의 C-3PO와 R2-D2다. 현재 시세로 따지만 4500만~5000만원 정도. 실제 크기 피규어로 과거나 지금이나 비싸다고 한다. 구매 당시 자동차를 사려고 준비했던 돈으로 샀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피규어를 돈으로 환산했을 때 얼마일지 물었다.


조대표는 “시간이 갈수록 ‘몸값’이 오르는 피규어의 특성상 금전적 가치를 쉽게 판단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예전에 아랍에서 갤러리 일부분을 13억에 팔지 않겠냐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모으고 전시하기까지의 시간과 노력은 돈과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해 거절했습니다.”


피규어 대통령의 목표는 지금처럼 지내는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동심을 위해 만든 것이다’라는 월트 디즈니의 말이 있습니다. 제가 만든 공간이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즐거움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더 큰 공간에서 더 많은 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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