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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광객은 좀 무례해요..외국인 상대 알바생의 고충

조회수 2020. 9. 24. 23: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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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또 코ー히ー 히토츠데스까?" 알바생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면서 생긴 일
홍대·광화문·명동서 활약하는
대학생 알바생들 인터뷰

폭염의 더위 속에도 홍대나 명동 같은 관광지에는 꾸준히 외국인 관광객이 있다. 백팩을 메고 도심을 누비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의 각종 한국 관광앱을 들고 경복궁을 관람하는 외국인의 모습도 이제는 익숙하다.


올해 상반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약 772만명(한국관광공사 집계 기준). 서울 인구(980만명)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실제로 글로벌 여행 업계에서 한국은 꽤 매력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홍콩계 자유여행 액티비티 여행플랫폼인 클룩(KLOOK)의 에릭 녹 파 회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독창적인 스토리와 다양한 콘텐츠가 있고, 관광시장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곳”이라고 극찬한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레스토랑이나 관광지 등 현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알바생들이 언어ㆍ문화적 차이로 인해 웃지 못 할 해프닝들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천국의 기자단은 서울의 대표 관광지인 광화문, 명동, 홍대에서 근무하는 알바생들을 만났다. 

출처: 천국의 기자단
명동의 한 제과점에서 근무하는 오규민(26)씨

“영어만으로는 힘들다”, 높고도 높은 ‘언어장벽’


 관광지에서 근무하는 알바생들이 가장 긴장하는 이유는 단연 언어 장벽이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한국어로 말을 건네지만 못 알아들을 경우에는 학창시절부터 배워 온 영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영어로 모든 소통이 가능한 것도 아닌게 문제다.


명동의 한 제과점에서 근무하는 오규민(26)씨는 우선 영어를 써보고, 그 다음에는 손짓이나 몸짓을 써서 의사소통을 하는 편이다. 그나마 알바 경력이 쌓이면서 간단한 일본어는 알아들을 수 있게 됐다.


가령 “호또 코ー히ー(ホットコーヒー·뜨거운 커피)” 같은 말이 그렇다. 그러면 간단히 “호또 코ー히ー 히토츠데스까?( ホットコーヒー 一つですか?·뜨거운 커피 한 잔이요?)” 등으로 되받아친다.


광화문의 화장품전문점에서 근무하는 황태성(21)씨는 아예 스마트폰 번역기를 들고 다닌다. 그는 “중국어나 일본어의 기본 문장은 일할 때 준비하지만, 그래도 안 되는 때가 많아 번역기를 쓰면서 설명을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패스트푸드점은 사진이 있어서 나은 편이다. 하지만 “설명을 해달라”는 외국인 손님은 알바들에게 난감할 수밖에 없다. 홍대의 한 햄버거집에서 일하는 명제규(25)씨는 “영어로 설명을 하다보면 뒤쪽에서 다른 손님들이 줄을 서고 기다리는 때가 있어 난처하다”고 말했다. 

출처: 천국의 기자단
광화문의 화장품전문점에서 근무하는 황태성(21)씨

이해할 수 없는 문화의 차이? “가끔은 무례하다는 생각 들어”


 관광객들과 국내의 문화는 엄연히 다르다. 알바생들에게도 이런 문화차이로 오는 애로사항이 없지는 않다. 명제규씨는 “중국이나 러시아를 관광했을 때, 패스트푸드점에서 모든 사람들이 먹은 음식을 자리에 그냥 놓고 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그런데 막상 내가 한국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이런 광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오규민씨는 “우리나라 대부분 음식점들은 외부음식을 반입할 수 없는데, 어떤 외국인 모자(母子)가 과일소주를 들고 와서 마셨다”고 말했다. 오씨가 해당 외국인 손님에게 “빵집에서 외부에서 들고 온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설명했지만, 그들은 결국 한 병을 다 마시고 나갔다고 한다.


화장품 전문점에서는 테스터(tester)가 아닌 판매용 제품을 몰래 개봉해 써보고 나서 시치미를 떼는 외국인 관광객이 종종 있다. 황태성씨는 “한 번은 외국인 고객이 무단으로 매니큐어를 개봉해 바르고 있어 ‘무단으로 개봉한 상품은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끝내 영어를 못 알아듣는 척 하고 나갔다”면서 “이런 외국인 고객들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볼 때마다 조금은 무례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인 알바생들을 배려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적지 않다. 매장에서 안내를 받는 동안 ‘스파시바(Спасибо·감사합니다)’를 연발하는 러시아인 고객, 한국어로 ‘맛있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빵을 사간 중국인 고객 등이 꼽혔다.

 

출처: 천국의 기자단
홍대의 한 햄버거집에서 일하는 명제규(25)씨

그래도 한국을 방문한 분들…“좋은 추억 되고자 호의 베풀죠”


천국의기자단이 만난 알바생들은 “응대에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은 그래도 한국을 즐기러 온 분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소한 실수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명씨는 “관광객들은 점원이 준비한 몇 가지 문장들으로 감동을 받기도 한다”면서 “주요 국가의 인사말 정도는 챙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관광객이 서울 관광지를 물어보면 같이 지도를 보면서 직접 손가락으로 위치를 찍어준다”면서 “노량진 수산시장 같이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다소 생소한 명소를 알려주면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때로는 알바생들이 소지하고 있는 인공눈물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호의가 되기도 한다. 황태성씨의 경험이다.

“알바를 하고 있는데 외국인 어린이가 울고 있었어요. 알고보니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던 거죠. 부모도 우왕좌왕하고 있어서, 갖고 있던 인공눈물을 한 통 떼어서 주었어요. 그걸 눈에 넣고 이물질이 빠진 뒤 아이는 울음을 그쳤죠.” 아이와 부모는 연신 ‘땡큐’를 외치면서 가게를 빠져나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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