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직장인들 이끌고 남산길 17km 달리는 남자, 알고보니

조회수 2020. 9. 24. 23: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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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도 말한다 "더운 날 운동은 실내에서 하세요"
철인 3종 경기 아시아 1위 오영환
동호회 회원 전국에 1만 명
매일 아침 직장인 이끌고 10km 넘게 달려

폭염이 이어지는 2018년 8월 7일 새벽 6시. 새벽이라고는 해도 이미 해가 떠 기온은 30도를 넘었다. 서울 리라초등학교 앞에는 러닝화를 신은 사람 1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종로나 명동, 한남동, 강남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다. 짧은 머리에 우람하지는 않지만 탄탄한 몸을 가진 한 트레이너가 지시하자 일제히 남산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한남동까지 소월길을 넘어 12km가 넘는 거리를 쉬지 않고 달린다. 이들의 달리기는 7시30분이 넘어서야 끝났다. 이들은 모두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하는 직장인이다.


이들을 이끄는 기흥인터내셔널 트레이닝 컨설턴트 오영환 팀장을 jobsN이 만났다. 오팀장은 지난해 뉴질랜드 타우포(Taupo)에서 열린 ‘아이언맨 뉴질랜드’(IRONMAN New Zealand) 대회에서 세계 13위, 아시아 선수 중에선 1위를 차지했다.

출처: 사진 jobsN
오영환 선수

-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요즘같이 더울 때도 야외에서 달리기를 하나?


“평소에는 17km 정도를 달린다. 요즘같이 더운 날에는 12km로 코스를 줄인다. 달리는 시간은 아침 6시에서 7시45분까지다. 매일 달린다.”


- 한여름에 남산을 달리기는 힘들지 않나?


“오히려 남산은 평지보다 아침 달리기가 쉽다. 오르막이 있기는 하지만 그늘이 많다. 그리고 내리막도 있다.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오히려 하루 종일 몸이 찌뿌둥하다는 분도 있다.”

출처: 사진 오영환 제공
철인 3종 경기 대회에서 완주하고 기뻐하는 오영환 선수

- 사이클과 수영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사이클은 주로 주말에 한다. 거리는 150~180km 정도다. 서울에서 대전 정도 거리다. 수영은 한남동에 있는 풀장에서 연습한다. 사이클과 달리기는 연습 장소에서 구애를 받지 않는 데 수영은 풀이 있어야 해서 조금 힘들다.”


- 언제부터 철인 3종 경기를 시작했나?


“처음 시작한 것은 26살부터다. 한국체육대학 사회체육과에 진학했다. 사실 대학을 가려고 운동을 했다. 사회체육과에서 여러 운동을 접하다 스노보드 동아리가 생겼다. 겨울에 보드를 타는 게 너무 재밌어서 스노보드 국가대표를 꿈꿨다.


사이클과 달리기는 스노보드 훈련을 하면서 체력을 위해 시작했다. 수영은 졸업을 앞두고 라이프가드(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익혔다. 그렇게 철인 3종 경기의 3 종목과 만났다.”

출처: 사진 오영환 제공
사이클을 모는 오영환 선수

- 스노보드 훈련 중에 부상도 입었다고.


“사실 스노보드는 크고 작은 부상이 많은 운동이다. 여러 번 다치면서 재활을 위해 사이클을 타거나 수영을 했다. 수영도 하고 사이클도 티고 달리기도 하는 철인 3종 경기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후배들과 재미 삼아 나갔는데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궁금하다.


“세계대회에 나가서 우승하기도 하지만 우승상금이 없는 경우가 많다. 우승상금은 많이 받은 해에도 1년에 200만원 정도가 고작이었다.


본업은 직장인들의 건강한 운동을 돕는 트레이닝 컨설턴트다. 서울 가양동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작년에 철인 3종 경기 팀을 만들었다. 그곳 코치도 하고 있다. 모두 합하면 일년에 4000만원 정도 번다.”


- 철인 3종 경기 코스를 설명해 달라.


“철인 3종 경기는 수영 3.8km, 사이클 180.2km, 달리기 42.195km를 연이어 하는 경기다. 아침 7시에 수영을 시작해 그날 자정까지 마무리한 사람을 철인으로 인정한다. 말 그대로 철인과 같은 체력과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경기다.”

출처: 사진 오영환 제공
바다로 뛰어드는 철인 3종 경기 선수

- 선수 말고도 동호회 회원이 많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나 있나


“전국 대회에 참여하는 사람 수가 대략 8000명 정도다. 선수 등록을 한 사람까지 합하면 1만명 정도라고 본다. 이 중에서 올림픽이나 세계 대회를 나가는 전문적인 선수는 손에 꼽는다.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진짜 철인들이다.”


- 철인 3종 경기의 매력에 대해 설명해달라.


“수영, 사이클, 달리기 모두 매력적이다. 수영은 날씨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이고 전신을 다 움직이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모든 운동의 기본인 유산소 운동이고 비용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사이클은 무릎관절이 안 좋은 사람에게 좋다. 재활운동에서 자전거를 많이 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 세 종목 중 사이클이 참 매력적이다. 먼 거리를 큰 힘들이 지 않고 갈 수 있고, 달리면서 볼 수 없는 경치들도 감상할 수 있다. 세계 대회에 나가면 180km를 주행한다. 여행코스로는 볼 수 없는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출처: 사진 오영환 제공
오영환 선수와 구례아이언맨 대회 답사에 나선 철인 3종 경기 동회회 회원들

- 무더운 날 운동하기 무섭다. 여름철 운동 요령을 알려달라.


“여름철 운동으로 수영이 최고다. 운동량도 많고 시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영장이 근처에 없는 경우가 많다. 피트니스클럽에 갈 수 있으면 그것도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걷기나 계단 오르기를 추천한다. 걸을 때는 허리를 펴고 배에 힘들 주고 걷는다면 살을 빼는데도 효과적이다.


햇볕이 강한 날 야외 운동은 체력이 좋은 사람들도 힘들다. 이럴 때는 실내로 피해야 한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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