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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아트 자격증 따려고 500만원 냈는데 ‘쪽박’ 찼어요

자격증 따려고 500만원 냈다가 쪽박찬 사연··· 취업에 도움 안 되는 별의별 자격증 폭증
jobsN 작성일자2018.08.09. | 41,148 읽음
1년에 5000개씩 늘어난 별의별 자격증
국가 공인 아니면 취업에 도움도 안 돼
자격증 관련 피해도 급증

인조속눈썹에 대해 연구하는 인조속눈썹 코디네이터, 발의 모양에 따라 스트레스와 피로 해소 방법을 지도하는 발 지도사, 빙고 게임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알리는 이순신빙고지도사.


생소하지만 모두 올해 처음 생긴 자격증이다. 취업 전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각종 자격증을 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자격증 종류도 증가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 등으로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등장해 드론, 코딩, 3D프린팅 관련 자격증도 등장했다.


굴삭기운전기능사, 건축구조기술사, 금형기술사 등의 자격증은 취득과 동시에 취업이나 창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힘들게 따도 아무 쓸모없는 자격증도 많다. 자격증을 땄다고 무조건 취업에 유리하진 않다는 말이다. 오히려 돈만 날릴 가능성도 있다.

공백기간 중 여러 자격증을 딴 배우 최민용씨.

출처 : tvN 시간을달리는남자 캡처

전체 자격증은 3만개인데 국가가 인정한 자격증은 800개뿐


2018년 8월 현재 국내에는 총 3만1917개의 자격증이 있다. 하지만 모두가 국가가 공식 인정한 자격증은 아니다. 자격증은 크게 국가자격증과 민간자격증으로 나뉜다. 기술사·기능장·산업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은 527개이고, 변호사·의사·공인중개사·생활스포츠지도사 등 국가전문자격은 178개다.


나머지 3만1200여개는 민간자격증이다. 사설 법인이나 단체·개인이 자격증을 만들고 교육하고 발급한다. 민간자격증 중 정부의 공인을 받은 공인 민간자격증은 99개다. 즉 국가가 인정한 자격증은 국가자격증을 포함해 총 804개뿐이다.


정부는 다양해지는 직업에 맞춰 취업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1997년 자격기본법을 만들고 민간자격증 제도를 도입했다. 2013년부터는 민간자격 사전등록제를 시행해 생명·건강·안전·국방 등의 분야가 아니라면 어떤 법인·단체·개인이라도 쉽게 자격증을 만들 수 있게 했다. 민간 자격을 새로 만들려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종목명과 등급, 관리운영기관 등을 등록만 하면 된다. 정부는 등록된 민간 자격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관리만 한다.

민간자격 정보서비스 홈페이지(www.pqi.or.kr). 현재 등록된 민간자격의 공인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홈페이지 캡처

우후죽순 생겨난 별의별 자격증. 실효성은 글쎄


민간자격을 만들기 쉽다 보니 별의별 자격증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2013년 5447개였던 민간자격증은 올해 8월 현재 3만1113개로 5.7배가 됐다. SNS활용전문가, 보드게임지도사, 연예인관리사, 체스지도사, 냅킨아트 전문가 등 굳이 별도의 자격이 필요 없을 것 같은 분야에도 자격증이 생겼다. 뜨는 직업이 있으면 여러 단체가 너도나도 관련 민간 자격증을 만든다. 현재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요가 관련 자격증은 518개, 바리스타 자격증은 238개, 보드게임 관련 자격증은 112개에 달한다.


이런 자격증이 취업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공기업이나 대기업은 국가자격증 외에는 특별한 취업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 정부 공인을 받지 못한 민간자격증은 취업 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4차 산업 혁명과 관련해 최근 각광을 받는 코딩·3D 프린팅 민간자격증 중에도 국가공인을 받은 자격증은 없다. IT업계 관계자는 “민간자격증을 갖고 있어도 공인된 자격증이 아니라면 취업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했다.


바리스타나 연예인관리사(매니저) 자격증도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국제 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한 한 바리스타는 “나도 바리스타 자격증이 없다”며 “자격증보다는 어떻게 배우고 훈련하느냐가 중요하다. 자격증을 따야 하는지 묻는 후배들이 있는데 굳이 하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형 연예기획사에 근무했다가 2016년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린 황모 대표도 “연예인관리사라는 자격증이 있다는 것을 처음 들었다”며 “이력서에 그 자격증 보유 여부를 적은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그게 대체 뭐냐’고 물어볼 것 같다”고 했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있는 각종 자격증 준비서.

출처 : jobsN

교재비, 수강비에 수십만원 요구한다면 일단 의심부터


실효성이 없는 자격을 만들어 ‘자격증 장사’를 하는 업체도 많다. 2015~2017년 한국소비자원 등에 접수된 민간 자격증 불만신고는 4230건에 달한다. 매년 1400여건씩 신고가 들어온 셈이다. 업체들은 자격증을 따려면 수십만원에 달하는 교재비와 수강료를 내고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소비자를 현혹한다. 교육 과정도 엉터리인 경우가 많고, 소비자의 환급 요구도 뭉갠다.


작년 10월 A씨는 500만원을 내고 한 사설 업체에서 진행한 네일아트 강사 자격증 과정을 등록했다. 업체는 수업을 들으면 자격증을 주고 취업자리도 보장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사기였다. A씨는 “제대로 된 수업이 없었고 교재를 보며 독학으로 실습하는 수준이었다”며 “취업자리도 제공받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업체에 환급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B씨는 올 3월 30만원을 내고 베이비시터 자격증 수업을 등록했지만, 수강인원이 적다는 이유로 수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환급을 요구하기 위해 업체에 전화를 걸었고, 직접 찾아갔지만 그때마다 담당자는 자리를 피했다.


이러한 피해 사례가 급증하자 정부는 지난 4월 ‘소비자 보호를 위한 민간자격제도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업체가 민간자격을 만들고 유지할 때 관리 요건을 강화하고, 해당 자격이 국가 공인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리도록 규제하기로 한 것이다.


구경태 한국소비자원 팀장은 “자격증을 따면 취업이 바로 된다고 과대광고하고, 수십만원하는 교재를 판매하거나 반드시 수업을 들어야 한다며 수강료를 요구하는 것은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자격증을 취득해봤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돈과 시간만 날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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