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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은 정말 치킨 사랑하는데..왜 치킨책은 없죠?

조회수 2020. 9. 24. 14: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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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많이 찾는 커피 책은 많은데, 치킨 책은 왜 없죠?"
우아한형제들 브랜딩실
한국 치킨 총정리 ‘치슐랭가이드’ 펴내

커피와 치킨. 대한민국 직장인이 가장 사랑하는 기호품이다. 커피로 잠을 쫓고, 치킨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 그런데 서점에 가보면 커피를 소재로 한 책은 수백권이 넘지만 치킨에 대해 쓴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전국 치킨집을 총정리하는 작업에 나섰다. 전국의 치킨 고수를 뽑아 ‘치믈리에’(치킨+소믈리에) 자격증은 준 데 이어 치킨 맛있는 집, 맛있게 먹는 법 등 치믈리에의 치킨 노하우를 정리해 ‘치슐랭가이드’(치킨+미슐랭가이드)라는 책을 펴냈다. 미슐랭가이드처럼 우리나라 치킨을 집대성한 안내서다.

출처: jobsN
우아한형제들 장인성 CBO(왼쪽부터), 최경진 주임, 이승희 선임

지난 6월22일 초판 3000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쇄를 찍었다. 인터넷서점 취미∙가이드 부분 베스트셀러에도 올랐다. 치슐랭가이드 출간을 위해 치믈리에 118명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정리한 우아한형제들 브랜딩실 장인성 최고브랜드책임자(CBO), 이승희 선임, 최경진 주임을 jobsN이 만났다.


- 브랜딩실이 하는 일이 궁금하다.


이승희 선임(이하 이) “우아한형제들 브랜딩실은 배달의민족의 정체성인 ‘배민다움’을 만드는 일을 한다. 사람들이 배민을 좋아하게 만드는 일련을 작업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나체’와 ‘주하체’과 같은 폰트를 만들어 공개하거나 배민 문방구와 같은 굿즈를 기획하는 일도 브랜딩실에서 한다. 물론 광고 카피를 결정하는 일도 브랜딩실의 업무다.


- 브랜딩실에서는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


최경진 주임(이하 최) “기술적인 부분은 나중에 배울 수 있다. 글을 잘 쓰는 것도 노력하면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공감능력이나 소통능력은 그렇지 않다.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함께 일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 브랜딩실 채용은 어떻게 하나?


“신입사원 공채도 가끔 하지만 주로 사람이 필요할 때 경력사원을 뽑는다.”

출처: 사진 우아한형제들 제공
치슐랭가이드 제작을 위해 인터뷰하는 1기 치믈리에

- 치슐랭가이드를 만든 계기가 궁금하다.


장인성 CBO(이하 장) “1기 치믈리에 합격자와 소통할 기회가 있었다.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정말 많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치킨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을 내보자고 했다. 미슐랭가이드의 패러디 치슐랭가이드가 나온 계기다. 미슐랭가이드처럼 치킨집에 별점을 매겨 순위를 정하는 게 아니라 치킨에 대한 모든 것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 치슐랭가이드 출판 작업은 어떻게 진행했나.


“치믈리에를 모아 인터뷰를 했다. 모두가 가장 좋아하는 치킨 순서를 투표하고, 치킨과 얽힌 에피소드도 공유했다. 치킨 고수들이라 다들 생각이 비슷했다. 이야기를 듣고 이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인터뷰를 하는 데 3개월, 이것을 정리하는데만 6개월이 걸렸다. 최종 출판까지는 1년 정도가 필요했다. 마감일은 2차 치믈리에 선발 전으로 잡았기 때문에 마감 즈음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마지막에는 치믈리에 2기 선발과 맞물려 정말 바빴다. 자료 하나 하나가 치믈리에가 고르고 고른 것들이라 모두 소중했다. 그것들을 최대한 반영하고, 맥락있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 많은 시간이 걸렸다.”


- 미슐랭 가이드에서 3스타를 받은 곳은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말한다. 치킨을 먹기 위해 가 볼만한 여행지가 있을까?


“맛있는 게 별로 없다고 알려진 대구가 사실 치킨의 성지다. 속초도 만석닭강정이 유명하다. 치슐랭가이드에는 치믈리에가 꼽은 서울과 전국 각지의 치킨 맛집과 여행코스도 실려있다.”

출처: 사진 우아한형제들 제공
치슐랭가이드 출간기념회

- 모두들 책이 나왔을 때 감동했을 것 같다. 주변에서 반응은 어땠나?


“전에 없던 책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뿌듯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치킨을 좋아하는 데 이걸 정리한 책이 없었다.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우리나라 치킨집을 총 망라한 책을 만들었다. 그게 제일 기뻤다.”


“개인적으로 자랑하지는 않았다. 치킨책이 나온다고 하니 주변에서 많이 신기해했다. 오히려 진짜 책이 나왔을 때, 이거 판매하는 책이 맞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 책에 아쉬운 점은 없었나?


“치믈리에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담아 크게 아쉬운 점은 없다. 한가지를 꼽자면 책에 부록으로 치킨 할인쿠폰을 넣어보려고 했는데, 그걸 못했다. 도서 경품 규제 문제도 있고, 쿠폰에는 유효기간이 있어서 그걸 해결하지 못했다.”


- 치믈리에가 아무 쓸모없는 마케팅용 자격증이라는 소리도 있다.


“치믈리에에 관심을 보인 식품 회사가 많았다. 식품 업계나 요식업계에 지원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자격증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기업체에서도 요즘 어느 한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무 쓸모 없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단순히 좋아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몰입을 보여줄 수 있는 증거기 때문이다.”

출처: 우아한형제들 제공
치슐랭가이드

- 치슐랭가이드는 매년 업데이트 할 생각인가?


“매년 업데이트 하기는 힘들 것 같다. 내년도 치킨 트렌드가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치슐랭가이드는 치믈리에의 작품이다. 새로 자격을 얻은 치믈리에들의 요청이 있다면 새로운 버전을 내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 하지만 올해 나온 것과 달라진 게 별로 없다면 사람들에게도 신선할 게 없을 것같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잡스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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