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4번, 100만원 수입..투잡으로 각광받는 직업

조회수 2020. 9. 24. 14: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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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뽀삐가 요즘 푹 빠진 '펫시터', 한 달 수입이..
‘펫시터’ 세컨드 직업으로 각광
지원자 주연령층은 40~50대 주부
한 달 수입 70만원 안팎

“강아지는 첫 만남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처음 보자마자 예쁘다고 스킨십을 시도하지 마세요. 낯선 사람이 귀엽다며 자신의 머리를 만지는 것을 가장 싫어해요.”


26일 역삼동 강남비즈니스센터에 모인 10여명이 박두열 위탁 돌봄 훈련사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7년간 그의 손을 거쳐간 강아지는 4000여 마리. 베테랑 훈련사는 자신의 경험담을 아낌없이 풀어냈다.


“‘우리 집 강아지는 안 물어요’라는 말을 믿지 않아요, 언제든 물 수 있습니다. 강아지 본능이기 때문이죠.”


“‘우리 집 강아지는 절대 안 짖어요’라고 말하는 견주의 말에 ‘그렇군요’하고 그냥 넘어가지 마세요. 주로 언제 짖는지, 짖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꼬치꼬치 물어봐야 해요.”


4시간 동안 이야기를 경청한 이들은 ‘예비 펫시터들’이다. 펫시터(petsitter)는 반려동물(pet)과 아이를 돌보는 직업인 베이비시터(babysitter)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돌봄 전문가를 말한다. 강아지 산책을 도와주는 '도그워커(dog walker)'도 넓은 의미의 펫시터라 할 수 있다. 펫시터가 ‘부업’으로 인기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 1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펫시터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펫시터 수입은 일하는 시간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많은 경우 100만원 안팎으로 벌어 가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펫시터 중개서비스를 하고 있는 도그메이트의 김혜선 매니저를 만나 '펫시터의 일'에 대해 들어봤다. 

출처: jobsN
박두열 위탁 돌봄 훈련사가 예비 펫시터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펫시터 되려면 반려 경험은 필수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누구나 펫시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자격증이 아무리 많아도 반려 경험이 없는 분은 펫시터를 할 수 없어요. 적어도 최근 5년 동안 한 번이라도 반려동물과 함께 했던 경험이 있는 분만 받습니다. 강아지는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안전 문제도 고려해야 하니까 임산부나 15세 미만의 아이가 있는 분도 받지 않아요.”


지원서를 제출하고 나서는 간단한 전화면접을 본다. 신분증과 실 거주지 인증도 거쳐야 한다. 본인 명의로 받는 우편물이나 관리비 고지서 등으로 실제 거주하는 장소를 확인한다. 강아지를 맡기는 사람들도 똑같은 인증 과정을 거친다. 이 절차를 마치면 8시간에 걸쳐 온·오프라인 교육을 받은 뒤 펫시터로 활동할 수 있다. 까다로운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간단치 않은 과정이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실 거주지를 확인하는 것은 안전의 목적도 있지만 유기견 방지 목적이 커요. 유기를 할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들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거든요. 견주와 펫시터를 연결하는 과정에서도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지킵니다. 위탁 전 견주와 위탁 반려견, 펫시터는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전 만남'이라는 절차를 필수로 거치는데요. 사전만남 전까지 펫시터 핸드폰 번호, 주소 같은 신원 정보를 일절 공개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요." 

출처: 제공 도그메이트
도그메이트 위탁 펫시팅 영상화면 캡처.

주 연령층 40~50대…재택 근무 시 ‘투잡’으로


펫시터 지원자는 증가세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pet+family)’ 족이 꾸준히 늘고 있다. 도그메이트에서는 위탁서비스와 방문서비스 두 가지 종류의 펫시터 서비스를 한다. 현재 약 280명이 도그메이트에서 펫시터로 활동 중이다.


“펫시터에 지원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주 연령층은 40~50대 주부들이에요. 자녀들이 성장한 뒤 적적한 마음에 반려견을 키우면서 펫시터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요즘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분들 문의도 늘고 있어요.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강아지를 정말 사랑해서 펫시터가 되려는 분들이 좀 더 많은 편이에요. 기르던 반려견을 잃고 힘들어하는 분들이 펫시터를 하면서 행복을 되찾는 경우도 많아요."


펫시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연령층은 어떨까. “서비스 이용층은 주로 30~40대에요. 하루 최대 5시간 이용할 수 있는 방문서비스보다는 원하는 기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위탁서비스 이용률이 좀 더 높아요. 직장에 나가느라 반려견을 홀로 둬야 하거나, 여행이나 출장 때문에 장시간 집을 비워두는 경우에 필요하니까요. 견주들은 애견호텔과 달리 강아지 곁에 사람이 함께 있어준다는 점을 제일 좋아해요.” 

출처: jobsN
김혜선 도그메이트 매니저

한 달에 100만원 버는 펫시터도 있지만…


펫시터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도그메이트 펫시터로 등록하려면 교육 등에 필요한 5만5000원을 내야 한다. 통상 하루 8시간 위탁펫시팅의 요금은 부가세를 포함 2만2000원. 부가세를 제외한 금액의 80%인 1만6000원을 펫시터가 가져간다. 24시간 서비스는 요금이 좀 더 높다. 이 경우 하루 펫시터 수입으로 돌아가는 금액은 2만4000원.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한 달 동안 펫시터 활동을 할 경우 70만원 정도 수익이 가능하다. 우수 펫시터의 경우 펫시터 요금을 좀 더 높은 수준으로 책정할 수 있어 한 달 100만원 안팎의 수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많이 벌어가시는 분들은 한 달에 80~100만원 정도 수입을 내요. 한번 이용했던 펫시터가 마음에 들면 다음번에도 그 펫시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견주와 관계를 잘 맺어두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죠. 가끔 펫시터를 주업으로 하고 싶다고 문의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절대 그러지 마시라’고 얘기해요. 다른 아르바이트와 비교해 수입이 괜찮은 편일 수 있지만 일이 규칙적으로 늘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요. 펫시터 일 자체가 만만한 것이 아니기도 하고요.”


강아지와는 사람끼리 쓰는 언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 강아지의 행동에 사람이 맞춰서 행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다른 가정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돌보기는 더 어렵다. 펫시팅을 하던 중 갑자기 강아지가 아프다거나 공격성을 보이는 등 위급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펫시터가 자신의 반려견에게 먹이던 수제간식을 위탁견에게 먹이는 것도 견주와 논의해야 한다. 견주에게 자신의 강아지가 안전하게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하루에 서너 번은 촬영을 하고 일지도 써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박두열 훈련사는 펫시터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강아지의 본능을 인정해주는 마음가짐'을 꼽았다. “제가 교육 때 늘 강조하는 말이 있어요. ‘모든 강아지가 ‘우리 집 뽀삐 같지 않다’는 것이에요. 특히 요즘 반려견들은 사람으로 치면 ‘싫어’라는 표현을 10년 전 강아지들보다 잘 해요. 강아지는 언제든 물거나 짖을 수 있다는 본능을 인지하고 칭찬을 많이 해준다면 펫시터와 강아지 모두에게 좋은 기억을 심어줄 수 있을 거예요."


글 jobsN 김지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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