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연봉 포기하고 세탁기 탈탈 털었더니 10억 버네요

조회수 2020. 9. 24. 14: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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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건 꼭 털어야 해'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인 청소 업체의 정체
좋은 하루 홈케어 이승훈 대표
빚 갚기 위해 대기업 퇴사 후 창업
100% 정직원 채용·연 매출 10억

“제 전문이 싹 터는 겁니다.”


당당히 전문 털이라고 말하는 이 사람. 주인공은 바로 홈케어 전문 업체 ‘좋은 하루’ 이승훈(35) 대표다. 세탁기·에어컨·주방 후드·냉장고 등 가전제품 구석구석을 털어 연 매출 10억원을 낸다.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분해해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청소해준다. 하루에 23~26가구를 들릴 정도로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2017년 매출 10억원을 올린 홈케어 서비스계의 숨은 강자지만 이 대표는 처음부터 사업을 할 생각은 없었다. 연봉 1억원을 받으면서 대형 제약회사에서 일하던 에이스 직원이었다. jobsN이 고연봉을 포기하고 사업을 시작한 사연을 들었다.

출처: 본인 제공
이승훈 대표

엄마 빚 갚기 위해 퇴사 후 횟집 시작


무역학과를 나온 이 대표는 2009년 한 제약회사에 입사했다. 마케팅팀에서 일을 시작했고 영업을 위해 울산으로 내려갔다. 2012년 다시 서울에 올라왔을 때 뜻하지 않은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의 빚이 늘어난 것이다. 빚을 갚기 위해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우리사주가 있었는데 퇴사해야 현물로 받을 수 있었어요. 이 돈과 퇴직금, 사업하려고 모아둔 자금을 모아서 급한 불을 껐습니다. 어머님이 많이 미안해하셨습니다. 사업을 위해 모아둔 돈을 써야 해서 아쉽긴 했지만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았어요. 다시 열심히 하면 되니까요."


2012년 겨울 회사를 그만두고 남은 돈으로 바로 횟집을 시작했다. 워낙 낚시를 좋아했다. 관심 있고 잘하는 분야로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외진 곳에 저렴한 가게 하나를 얻었다. 사람들에게 싱싱한 해산물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러나 도매상을 뚫기부터 쉽지 않았다. 1년 동안은 손님이 없어 고전했지만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발품을 팔았다. 요리 실력을 쌓고 좋은 해산물을 받기 위해 발로 뛴 결과 1년 뒤 체인점을 낼 만큼 손님이 늘었다.

출처: 본인 제공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을 분해 후 하나하나 청소한다.

무급으로 일 배우러 다녀


더 크게 사업을 하고 싶었다. 해산물 유통까지 손을 뻗었다. 거래처를 뚫기 위해 주방세제도 함께 납품했다. 나중엔 주방세제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세제를 공급했다. 사업은 순조롭고 직원도 20명까지 늘었다.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지원 한 명 한 명에게 영업을 가르치면서 사업에 열중했다. 유통업이 커져 횟집은 지인에게 넘겼다.


어느 날 세제를 납품하는 곳에서 불편신고가 들어왔다. "우리 세제를 쓰고 빨래에서 냄새가 난다는 클레임이었어요. 직접 방문해 세제 넣고 세탁기를 돌렸는데 악취가 심했습니다. 아무리 봐도 세제에는 문제가 없어서 세탁기를 손봤습니다. 물 때와 먼지가 수북했어요. 청소를 위해 업체를 알아봤는데 그때는 가전제품만 청소하는 전문업체가 없었습니다. 겨우 찾아서 세탁기를 청소하니 악취가 사라졌고 ‘이 사업이다’ 싶었죠."


전자제품 기업에서 홈케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찾아갔다. 홈케어 서비스는 가전제품을 분해해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전문적으로 청소해주는 것이다. 무급으로 일을 하면서 배울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당시 홈케어라는 개념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라 일이 없었다. 주문이 없으니 일을 배울 수 없었다. 그곳에서 나와 개인이 하는 업체를 찾아갔다.


"청소 전문 업체는 아니었어요. 수도꼭지 설치, 타일 교체 등 다양한 일을 하는 곳이었죠. 그곳에서 하는 모든 일을 배웠습니다. 세탁기와 에어컨 청소를 집중적으로 배웠죠. 1년 동안 배우면서 일이 없는 날은 온라인 광고에 대해 공부하고,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서비스 오픈을 준비했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먼지가 낀 냉각기(좌). 청소 후 모습(우)

좋은 하루 홈케어 시작


준비를 마치고 2015년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일이 없었다. 아파트나 기업을 찾아가 영업을 했다. 노력했지만 2년 동안 손님이 없어 적자였다. 대책을 세워야 했다. 유통 쪽에서 나는 수익 전부를 포털 광고비로 사용했다. 홈케어를 검색했을 때 홈페이지가 대기업보다 먼저 뜨면 고객을 늘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문의가 늘고 고객이 서서히 늘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분해하고 청소하는 과정을 모두 찍어서 보내줍니다. 신뢰도 쌓고 내년에도 이 사진처럼 똑같이 해드리겠다는 약속도 했죠. 최선을 다해도 사업 초기에 실수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우리 측 실수로 고장난 제품은 연습용으로 가져오고 고객에게 새 제품을 사드렸습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점점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아파트 한 동의 가전제품을 모두 청소해달라는 주문을 받는 적도 있다. 지금 이미 9월 예약까지 마감한 상태라고 한다.

출처: 본인 제공
분해 및 조립 과정을 일일이 촬영해 고객에게 보내주고 교육 자료료도 남긴다.

매출 10억 비결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입소문을 탄 이유는 따로 있다. 외주업체를 쓰지 않고 100% 정직원으로만 채용해 철저한 교육을 한다. “현장에서 일을 배울 때 이런 교육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직원 교육장을 따로 마련했죠. 그러나 기술 교육보다 고객을 대하는 태도 교육이 우선입니다. 들어갈 때부터 나올 때까지 친절한 행동, 말투 등이 중요하죠.”


5월까지는 무료로 교육을 했지만 7월부터는 보증금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의 창업 이야기가 알려진 뒤 두 달 동안 150명이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찾아왔다. 소정의 보증금을 받고 1년 뒤에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원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 따로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도 돈을 벌면서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게 그 이유다.


홈케어 사업을 시작한 지 4년 차. 목표는 홈케어 시장에서 1위를 하는 것이다. “‘빨래엔~’ 하면 ‘피죤~’이 떠오르는 것처럼 홈케어 하면 좋은 하루가 떠오르게 만들 겁니다. 저 같은 사람도 대기업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거예요.”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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