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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걸 10만원 주고 사겠냐?" 다들 절레절레했지만…

"우산 팔아서 되겠어?"…모두가 절레절레했지만
jobsN 작성일자2018.07.24. | 533,768  view
쉽게 버려지는 ‘우산’에 가치 심는 사람들
대물리고픈 제품으로 환경문제도 해소
'슈룹' 우산 이어 수제화 ‘스몰 저니’도 론칭

“아침부터 정신없는 날이에요.”

“전남 구례에 있는 수락폭포 물살이 그렇게 세다고 해서 거기 다녀왔거든요.”


19일 서울 서초동 코드퍼블릭 사무실에서 만난 조장현(29)·박리예(39) 공동대표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코드퍼블릭은 쉽게 말해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제품이나 서비스에 새 가치를 불어넣는 일을 한다. 사회적기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윤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브랜드는 만들고 싶지 않다는 신념을 가진 이들이 벌인 사업이다.


첫 번째 브랜딩 대상은 우산. 편의점에서 흔히 보는 1만원 이하 우산이 아니라 1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이다.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선 하나같이 걱정했다. ‘숭고한 뜻은 알겠지만 그렇게 비싼 우산을 누가 사겠느냐’ ’우산 팔아서 먹고살기 힘들다’고. 두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jobsN이 만나 그 얘기를 들어봤다. 

조장현(29)·박리예(39) 코드퍼블릭 공동대표.

source : jobsN

신발장 열어 보고 찜 한 아이템


조 대표는 중학생 때부터 ‘어른이 되면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영문학을 전공으로 택한 것도 ‘훗날 사업을 하려면 영어 자료를 보거나 자유롭게 의사소통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전공선택도 준비 작업인 셈이다. 졸업 후 한성자동차에서 잠시 일을 했지만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은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처럼 사업 아이템이 눈에 들어왔다.


“비가 오던 날이었어요. 우산을 꺼내려고 신발장을 열었죠. 우리 집에 사는 사람은 두 명인데, 우산만 열두 개더라고요. 대부분 휘어지거나 녹슬어 망가진 우산이었어요. 우산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우산은 아무도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아 발전이 없는 시장이었어요. 제대로 도전하면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습니다.”(조 대표) 

두 공동대표는 튼튼한 우산이라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전남 수락폭포를 찾아 직접 홍보 영상을 찍었다.

source : 코드퍼블릭 제공

우산에 가치를 불어넣기로 마음먹었다. 사람들이 쓰다가 잃어버리면 꼭 찾아내고 싶은 우산을 만들기로 했다. 비를 막아주는 내구성이라는 우산의 본질을 지키면서 제품 자체에 대한 가치를 높이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버려지는 우산이 줄어 환경 문제 해소에도 일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평소 디자인과 환경을 동시에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던 박 대표와 의기투합했다. 박 대표는 10여 년간 패키지, 시각 디자인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고 다니는 우산 80%가 중국산이에요. 버려져도 재활용할 수 없는 1급 폐기물이 대부분입니다. 우산에 들어가는 원단, 금속, 플라스틱을 분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발생하니까 아예 소각하거나 매립해요. 그 자체가 환경오염이죠.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우산은 매년 에펠탑 25개를 세울 수 있을 만큼이고요. 우산 자체를 친환경 제품으로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에 수명이 긴 우산, 잃어버리면 너무 아까운, 진짜 잘 만든 우산을 만들기로 한 것이죠.”(박 대표)


공장 문 닫아도 "기다리겠다"는 고객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슈룹’이라는 우산 브랜드다. 슈룹은 평균 10만원대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녹슬지 않는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을 사용하고 방수, 방풍, 오염 방지, 자외선 차단이 가능한 고급 원단을 사용했다. 손잡이 부분에는 이름이나 이니셜 각인도 할 수 있다. 제품의 질이 제아무리 훌륭하다고 자부해도 소비자가 알아주지 않으면 소용없다. 새벽부터 전라도 폭포 아래로 간 까닭도 이 때문이다.


“고객들에게 우리 제품의 진정성을 전하기 위해서 우리만의 직관적인 방식을 써서 표현해요. 시중에 블루투스, 위치추적장비(GPS) 등의 기능을 담은 스마트 우산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최신 기술보다는 우산 자체의 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봐요. 결국 우산 본연의 기능이 제일 중요한 것이니까요. 폭포까지 찾아간 이유도 이 정도의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우산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싶어서였고요.”(조 대표) 

두 대표가 테일러 숍에서 원단을 고르고 있다.

source : 코드퍼블릭 제공

이들의 진심을 알아봐 주는 이들도 점점 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업체 와디즈에서 펀딩을 시작한 지 한 달 새 목표금액의 1900%를 달성했다. 7월 현재 모금액은 6000여만원. 제품 론칭 두 달 만에 공장이 문을 닫아 제품 생산이 멈춰 출고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고객들은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


“작년에 생산을 맡았던 공장이 갑자기 가동을 중단하면서 우산을 못 만들었어요. 고객들에게 사실대로 얘기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환불을 해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반응이 의외였어요. 환불하겠다는 고객보다 ‘괜찮다’ ‘기다리겠다’는 분들이 더 많았어요. 이제 막 시작한 브랜드를 믿고 지지해주는 분이 있다니 놀랍기까지 했어요. 무조건 열심히 끝까지 해봐야겠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박 대표)


차기작은 수제화 '스몰 저니(small journey)'


일본 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일본에서는 우산을 대를 물려 전해주는 소중한 것으로 여긴다고 해요. 인당 우산 소비량 한 개 정도씩 잡아도 일 년에 소비되는 우산만 어림잡아 1억 개 정도에요. 와디즈와 사업 제휴를 맺은 일본 크라우드펀딩 업체를 통해 일본 시장에 나가는 것을 모색 중입니다.” (조 대표)


코드퍼블릭의 다음 아이템은 수제화다. 최근 수제화 노동자들의 불합리한 처우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브랜드명은 ‘스몰 저니(small journey)’. 매일 아침 신발을 신고 나가면 작은 여정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영화 오션스일레븐처럼 각자 자신이 제일 잘 하는 것을 갖고 모였습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다루는 수제화가 일곱 켤레를 넘어가면 좋은 질의 제품이 나올 수가 없다고 해요. 추후 우리 팀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량이 늘어나면 또 다른 팀을 꾸리는 식으로 하면서 이 기준을 맞출 겁니다. 제품에 대한 가치를 전달하는데 성공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100년 갈 수 있는 브랜드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조 대표)


글 jobsN 김지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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