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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공모전 떨어뜨린 뒤…어느 악덕기업의 횡포

취준생 울리는 공모전의 '어둠'
jobsN 작성일자2018.07.27. | 4,608  view
수상 못하면 들인 시간·노력에 대한 보상은 '0'
응모자 아이디어만 가로채는 공모전도 있어

공모전 수상 경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내세울 만한 스펙입니다. 더군다나 최근엔 공모전 입상자에게 서류전형을 면제하거나 가산점을 더해주는 등, 직접적인 입사 특전을 주는 기업도 많아졌지요. 이 때문에 건실한 단체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취업 필살기’로 통하기도 합니다.

source :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이는 모두 수상에 성공해야 의미 있는 이야기입니다. 공모전은 입상하는 순간 그 효과를 톡톡히 보는 만큼, 입상 실패시 오는 반작용 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하지만 수상 성공의 과실이 너무나도 달콤한 탓에 어두운 면모는 묻히기 일쑤지요. 흔히 간과하는 공모전 도전의 ‘어둠’은 무엇이 있을까요.


The Winner Takes It All


공모전은 내 작품 하나만을 심사하는 무대가 아닙니다. 일부 공모전은 웬만한 기업 입사 경쟁률을 뛰어넘기까지 합니다. 더욱이 결과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경쟁자의 출품작 수준을 가늠할 방법도 거의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잘하더라도, 상대가 나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이면 밀려나기 마련입니다.


즉, 공모전은 노력의 보상을 말끔하게 받아내기가 매우 어려운 자리입니다. 몇 달을 바쳐 출품작을 만들더라도, 수상권 안에 들지 못하면 어떤 보상도 받을 수 없습니다. 차라리 같은 기간 인턴을 했다면 성과와 무관하게 경력이라도 남을 것입니다. 하지만 ‘ㅇㅇㅇ 공모전 도전’을 스펙으로 쳐주는 기업은 없습니다. 물론 인턴 응시와 합격 또한 쉬운 절차는 아니지만, 오랜 시간을 몰아치듯 쏟아부어야 하는 공모전에 비할 정도는 아닙니다.


더욱이 내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으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17년 10월 국정감사때엔 국내 최대 규모 국가디자인 공모전인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에 주관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 임직원들이 공모전에 '셀프 공모'를 해온 데다 수상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죠. 이들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매년 열린 공모전에서 15차례 상을 가져갔습니다.


이처럼 공모전은 금쪽같이 귀한 시간을 판돈으로 걸고 벌이는 ‘All or Nothing’의 도박인데다, 공정성 여부마저도 담보할 수 없습니다. 베팅에 성공해 이득을 볼 자신이 있는지, 실패해 ‘시간’이라는 판돈을 잃어도 타격을 극복할 수 있을지,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경쟁을 뚫지 못하고 낙방한 뒤 후회하고 한탄해봐야 이미 때는 늦습니다.


눈뜨고 코베인


여러분은 공모전에 도전해 낙방하는 것도 모자라, 기껏 만든 작품까지 뺏길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공모전에서 ‘제출받은 모든 작품 저작권은 주최 측에 있다’는 조항을 걸어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면 이를 공모전에 내기보다는 차라리 저작권 등록을 하고 기업 등에 팔아치우는 게 낫습니다. 혹은 그것을 기반으로 개인 창업에 도전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정말 악독한 기업은 일부러 상조차 주지 않고 떨어뜨린 뒤 아이디어만 챙겨 먹을 수도 있거든요. 그래야 참가자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고 기업의 오리지널 아이디어인 양 행세하기 좋으니까요.


워낙 이런 문제가 심했던 통에, 2014년엔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 관련 공모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에 이릅니다. 공모전에 낸 응모작의 저작권은 기본적으로 응모자에게 주어지며, 공모전 주최측은 응모작 중 입상하지 않은 응모작 관련해선 어떠한 권리도 없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입상한 응모작이라도 일방적으로 저작재산권 전체나 일부를 가져간다 결정해 통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만일 저작권을 가져가고 싶으면 허락을 받으라 못 박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공짜로 챙길 순 없고, 상응하는 보상이 필수조건입니다.


하지만 이로써 문제가 다 풀린 것은 아닙니다. ‘상응하는 보상’은 참 애매한 표현이거든요. 1000원을 주건 1만원을 주건, 상대가 받아들이기만 하면 괜찮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공모전 응시자는 어쩌면 훗날 공모전을 주최한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내야 할지도 모르지요. 혹은 다음번 공모전에 다시 참여해야 할 처지일 수도 있고요. 이처럼 주최자와 응시자 사이에 갑을 관계가 생겨나기 쉬우니, ‘상응하는 보상’ 만으로는 응시자의 권리를 온전히 지켜주기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2017년 11월엔 프로스펙스가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로고 디자인 공모전'을 실시하며 '수상작에 대한 모든 권한은 주최측에 귀속된다'는 조건을 걸었다가 뭇매를 맞은 적이 있는데요.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인턴십 기회', '상금 200만~300만원' 등 싼값에 가로채겠다는 속셈이라는 비난을 받았었죠.


이때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응모된 작품의 저작권은 응모자에게 있으며, 필요시 응모자와 협의해 LS네트웍스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규정을 바꿨지만요. 이 건이야 논란이 일어서 망정이지, 은근슬쩍 넘어가는 부당한 공모전 또한 적지 않겠죠. 여러분 또한 그 마수에 걸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아이디어 도용


경쟁률이 낮고 상금은 넉넉한 공모전이라면 이런 문제들을 거의 극복할 수 있으니 도전해 볼 만할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여기에도 함정은 존재할 수 있거든요.


일부 공모전은 ‘상을 줄 만한 사람이 마땅치 않으면 수상자를 일부 또는 전체 선정하지 않는다’는 특약조건을 내겁니다. 그나마 출품작 모집 전에 이를 알려주면 양반입니다. 일부 공모전은 작품을 모두 거둬들인 이후에 ‘제출작이 모두 함량 미달이다’며 수상자 배출을 거부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함량 미달’은 주최측이 정하는 주관적 기준이며, 응모자들은 그 ‘함량’을 확인할 방법도 전혀 없지요.


그러면 제출했던 작품을 다른 공모전에 낸다면 어떨까요. 운이 없다면 이마저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공모전 주최측이 그렇게 모은 작품을 모티브로 광고나 마케팅을 제작하거나, 살짝 변형해 써먹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런 상황이 오면 오히려 응모자가 기업의 아이디어를 베꼈다는 누명을 쓰기 쉽고요. 열정과 노력을 강도질 당하는 셈이죠.


특히 이런 아이디어 도용을 아주 교묘히 하면 법으로도 보호하기 어렵다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응모한 창작물이 거의 보고 베낀 수준이라면 응모자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고 법적 규제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응모한 아이디어를 주최측이 써먹었다 해서 반드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긴 어렵다”고 했습니다.


다만 워낙 사회적으로 이런 '도둑질'이 빈발했던 탓에, 정부도 나름의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7월 17일 특허청은 각종 거래 관계에서 발생한 아이디어 탈취 사건의 조사를 본격 개시한다고 17일 밝혔습니다. 18일부터 시행하는 ‘개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사업제안 및 입찰, 공모전과 같은 거래 과정에서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는 행위도 부정경쟁행위 유형에 포함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공모전 관련해 아이디어 도용 피해를 입은 바가 있다면, 특허청 산업재산조사과 (☎042-481-8527,5190)나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부정경쟁조사팀(☎02-2183-5834)에 제보 가능합니다. 박성준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피해 사례가 있다면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글 jobsN 문현웅

사진 플러스이십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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