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 광고하며 채용공고까지 낸 스포츠토토, 파헤쳐보니..

조회수 2020. 9. 24. 13:2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우리는 합법 스포츠토토".. 이 광고 사실일까
게임물관리위원회 심의 받아 규제 회피
'합법' 강조하며 직원 채용까지 진행
국민체육진흥공단 "법적 조치 고려 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월드컵 시즌을 맞아 지난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불법 스포츠도박 집중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단속 기간의 불과 절반인 2주 만에 불법 도박 사이트 1561개를 적발했습니다. 방심위는 이 중 64개에 이용해지 조치를 내렸고, 1497개는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출처: jobsN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vs 독일.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에 따라 국내·외 모든 스포츠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 토토) 판매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에만 합법적인 권리가 있습니다. 이를 제외한 모든 유사행위는 불법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선 일부 업체가 사설로 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케이토토가 아닌데도 말이죠. 이들은 자신들이 합법이라 선전하고 있고, 직원 신규채용 공고까지 내는데요.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출처: jobsN
한 사설 스포츠 도박사이트가 낸 채용공고.

‘도박’ 아닌 ‘게임’?


이들이 심의를 통과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를 통과한 케이토토와는 달리, 이들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이들의 게임물등급분류 결정서에는 ‘스마트폰 환경에서 실제 경기에 게임머니를 배팅해, 그 결과에 따라 배당을 받는 게임’이라 적혀 있습니다.


즉, 이들은 실제 화폐를 거는 스포츠 도박사이트와는 달리, 이를 ‘게임머니’로 바꿔 규제를 피한 것이지요. 현행법상으로는 ‘우연’에 의존하는 놀이라도 ‘재물’이 걸리지 않으면 도박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게임머니로 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을 하는 회사들은 약관에 ‘게임머니는 전혀 재산 가치가 없다’고 못 박습니다. 당연히 공식적인 방법으로는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환전할 방법도 없고요.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승패를 맞춰 게임머니를 따더라도 이를 현금화해 주지 않으니, 우리는 분명 사행성 없이 순수한 쾌감만을 주는 ‘게임업체’다”고 했습니다.

출처: jobsN
한 사설 스포츠 도박사이트의 가입 약관. 자신들의 '포인트'에 재산적 가치가 없다 적어두고 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환전이 가능합니다. 이른바 ‘머니상’이라고 하는 게임머니 환전상이 있습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잠깐만 검색해도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머니상들이 게임머니를 굴리는 스포츠토토 업체와 연관이 있는지는 표면적으론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스포츠토토 게임머니를 실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창업·취업하기엔 위험한


그래도 이래저래 심의를 받고 운영하는 시스템이니, 비슷한 업체를 창업하거나 관련 회사에 취직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이런 스포츠도박 업체는 머니상과 유착 관계를 맺었거나 최소한 방치했다는 정황만 있어도 영업 제재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1년에는 경찰이 한 포털 게임업체 직원이 머니상을 눈감아주는 대신 금품을 챙긴 사실을 적발했고, 2012년에는 머니상의 존재를 알고서도 의도적으로 방치해 부당수익을 올린 게임업체 임직원 3명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출처: jobsN
한 사설 스포츠 도박사이트의 광고.

국민체육진흥공단 또한 게임물로 등록한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향해 칼을 갈고 있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 관계자는 “이들의 영업은 분명 ‘유사 스포츠도박 행위’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며 “현재 이런 유사 스포츠도박 사이트들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 중이며, 해석에 따라 고소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