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만 뛰어도 200만원..1달에 500만원까지 버는 알바

조회수 2020. 9. 24. 13: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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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500만원을 번다고? 골프장 캐디 알바의 모든 것

A양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 중순까지 골프장 캐디로 일했다. 성수기에는 매일 새벽 4시에 출근해 오후 7시에 퇴근했다. 하루 종일 골프장을 뛰어다니다보니 한 번은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하지만 고소득 아르바이트답게 월 450만원을 번 적도 있다. ‘풀타임’으로 일했다면 월 500만원은 벌었을 것이라고. 최근 A(23)양을 만나 고수익 알바로 꼽히는 골프장 캐디에 대해 들어봤다. 업계 내에서의 신원 노출 등을 감안해 신원은 비공개로 했다. 

캐디는 골퍼의 동반자…인터넷 카페 보고 지원


Q. 당신은 누구인가

A. “4년제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다. 2년 반 동안 골프장 캐디로 알바를 했다. 그 외에도 콘서트 진행, 백화점 판매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는 ‘알바 베테랑’이기도 하다.”


Q. 캐디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A.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운동광인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빠진 종목이 골프였다. 덕분에 캐디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 있었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하면서, 캐디에 입문하게 됐다.”


Q. 캐디는 무슨 일을 하나, 또 어떻게 지원하는가

A. “쉽게 말해 골프장에서 원활한 경기가 이뤄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골프를 자주 치는 사람도 골프장의 모든 홀을 구석구석 꿰고 있지는 않다. 때문에 캐디는 티잉 그라운드(티샷을 하는 곳), 페어웨이(세컨드샷을 하는 곳), 그린(퍼팅을 하는 곳) 등 골프장 내의 특징을 알려준다.


각각의 코스에서 거리나 방향, 클럽 선택 등을 조언하기도 한다. 앞 팀과의 거리 유지나 안전 확인도 캐디의 의무다. 손상된 잔디 위에 흙을 붓기도 한다. ‘베토’라고 부른다.”


“캐디를 뽑는 인터넷 카페가 있다. 원하는 골프장에 이력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새벽 4시 30분 일과 시작…성희롱 고객은 출입금지도


Q.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A. “새벽 4시 30분까지 출근을 한다. 출근 이후 커피와 수건, 물을 챙기고, 카트에 짐을 싣는다. 5시 30분부터는 첫 팀 고객을 응대하면서 골프코스를 돈다. 10시 30분에는 고객과 클럽하우스로 이동한다.


카트를 주차하고 청소, 충전 등을 한다. 11시 30분에는 두 번째 팀을 위해 커피와 수건, 물 챙기기부터 다시 시작한다. 반복된 일을 마치면 오후 6시 30분이 된다.”


Q. 안 힘든가

A. “몸이 힘들 때가 있다. 여름에 감기에 걸렸는데, 결국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매일 새벽 4시에 출근하고 오후 7시에 퇴근하다보니 몸에 무리가 가더라. 하지만 피곤한 것보다 ‘어려운 고객’이 더 힘들다.”


Q. 어떻게 ‘어려운’ 고객이 있나

A. “물론 매너가 좋은 분은 정말 좋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골퍼들도 있다. 어떤 분은 내게 어느 학교를 다니냐고 물었고, 4년제 학교를 다닌다고 답했다. 믿을 수 없다는 투로 학생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학생증이 없어서, 스마트폰으로 학교 홈페이지에 로그인해 보여줬더니 여전히 기분 나쁜 반응이었다.


버디(골프 코스에서 파(par)보다 한 타를 줄여서 치는 것)를 잡았을 때 관례적으로 캐디에게 버디피(팁)를 주면, 캐디는 버디나비(기념품)를 드린다. 그런데 다짜고짜 버디나비를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캐디가 개인 돈으로 구입하는 거라 그럴 때면 당황스럽다. 그 외에도 캐디를 대놓고 무시하는 고객도 있다. 골퍼의 동반자로 봐주길 바란다."


Q. 캐디에 대해 ‘예쁜 사람만 뽑는다’는 선입견도 있다

A. “그렇지 않다. 내가 일했던 골프장은 캐디의 나이도 다양했고, 외모를 크게 본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Q. 여성이 많이 근무하다보니, 성희롱 위험이 있을 수 있겠다

A. “장난처럼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고객이 있다. 처음에는 잘 해결해 보려고 하다가, 기분이 나쁜 수준이면 단호하게 말해 끊는다. 사안이 심각하면 회사에 보고한다. 해당 고객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해 출입금지하는 경우도있다.


나는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 불편한 고객이 오면 담당을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투 운동 등의 영향으로 성희롱 자체가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성수기에는 월 500만원 수입…비수기에는 경기 적어


Q. 급여는 얼마나 되나

A. “내가 있었던 골프장은 성수기에 평일 풀타임 기준으로 500만원 정도 번다. 나는 성수기에 평일 풀타임 조금 못 미치게 일했는데 월 450만원을 벌었다. 주말 풀타임으로 일하면 200만원 정도 번다. 그 외에 한 경기당 팁 3만원 정도를 받는다. 팁은 골프장과 골퍼에 따라 차이가 크다.”


Q. 성수기는 언제인가

A. “여름이다. 휴가철이라 고객도 많고, 골프를 치는 입장에서 푸릇푸릇한 잔디 속에서 치는 재미가 있다. 캐디들은 하루에 2타임(2경기)을 뛰기도 하고, 원하면 한 달 동안 풀타임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체력적으로는 매우 힘들다.

반면 겨울은 비수기다. 눈이 오면 골프를 치기도 어렵지만, 안전사고 등 위험 요소도 있다. 1주일에 한 번 일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골프장은 비수기에 신입 캐디를 뽑고 입문 교육을 진행한다.”


Q. 캐디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서 달라진 점은

A. “인간 관계에 대한 공부가 됐다고 할까. 사람들의 유형별로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알게 됐다. 좀 부드러워진 것도 있다. 대학 새내기 때에는 타인의 사소한 행동에도 날카롭게 반응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에 비하면 여유가 생겼다.”


Q. 아르바이트로서 추천하나

A. “물론이다. 서비스업 진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더 더욱 그렇다. 얼마 전 취업 상담을 받았는데, 캐디 경력을 VIP 응대 능력으로 쳐주더라. 또한 고생스럽긴 하지만 확실히 고소득을 보장받는다. 다만 골프장별로 처우가 다르고, 교육기간이나 비수기 등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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