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하고 권위적인 느낌 벗는다..국내대표 건설사 대변신

조회수 2018. 11. 1. 18: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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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건설사가 웹드라마 찍은 이유는?

조직폭력배∙뇌물∙정경유착...


영화, 드라마에서 건설사를 묘사할 때 흔히 보이는 모습이다. 건설사는 폭력적이고 전근대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 편견을 깨기 위해 현대건설 직원들이 나섰다. 보수적인 건설사에서 상상하기 힘든 웹드라마를 시작한 것.


웹드라마는 인터넷에서 즐기는 15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다. 연애나 취업, 학창생활 등 가벼운 소재를 주로 다뤄 20~30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교보생명(러브 인 메모리), 삼성그룹(무한 동력) 등 여러 기업이 홍보용 웹드라마를 촬영했지만 건설업계에는 현대건설이 처음이다. 현대건설 웹드라마 ‘설레는 직딩청춘, 현대건썰’은 지난 6월10일부터 유튜브등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16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현대건썰은 현대건설 신입사원 현대건이 겪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다루면서 기업 문화와 제도를 소개한다. 현대건 역은 웹드라마 ‘연애포차’에서 인기를 얻은 김해원이 맡았다. 여주인공 최우수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2’ 출연자 송다은. 송다은이 웹드라마에서 주연급으로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건썰 연출을 맡은 김상래 PD는 “기업 홍보 영상이지만 많은 사람에게 공감대를 줄 수 있고 웃음코드도 적절하게 가미해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말했다.


실제 직원들도 출연한다. 도로 시공 능력자 이도로 부장(이근주 과장), 모델 같은 외모의 소유자 이현지 사원(이현지 사원), 2화에서 현대건이 현장에서 만난 선배이자 최우수의 동기 박진감 대리(박지남 대리) 등 출연자와 웹드라마를 기획한 문화홍보팀 이영주 과장을 만났다.

출처: 사진 jobsN
박지남 대리(왼쪽부터), 이근주 과장, 이영주 과장, 이현지 사원

- 웹드라마 촬영을 위해 사내 오디션을 거쳤다고 들었다. 오디션 준비는 어떻게 했나?

과장 회사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라 즐거운 마음에 참가했다. 면접장에서 기다리다 보니 다들 열정적으로 준비를 해 오셨더라. 그래서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 영화 ‘범죄의도시’의 한 장면이었다. 모두 마동석을 연기할 줄 알았는데 ‘니 내가 누군지 아니’ ‘내 돈 누가 갚을끼니’ 니 혼자니" 등 장첸의 대사를 했다. 심사위원들이 모두 즐거워하셨다. 나중에 들은 소리지만 오디션에서는 탈락했는데, PD님이 꼭 넣어야 한다고 해서 배역을 맡았다.


사원 평소 웹드라마를 즐겨본다. ‘연애 플레이리스트’나 사회 초년생 이야기를 다룬 ‘하찮아도 괜찮아’를 좋아한다. 회사에서 찍는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연극을 해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했다. 오디션을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드라마 ‘미생’을 보고 연습했다.

출처: jobsN
이근주 과장

대리 사실 오디션 공지가 올라오기 전에 동기한테 소식을 들었다. 신입사원 교육 때 3분 영화제를 했는데 주연으로 나와 반응이 좋았던 것이 컸다. 직장인 극단에서 공연도 하고 있다. 무조건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디션에는 인물이 좋은 사람, 연극 무대에 섰던 사람, 순발력이 좋은 사람 등 끼 있는 사람들이 총출동했다. 경쟁률만 10대 1이 넘었다. 처음에는 담당 PD가 직원이 등장하는 것에 반대했다. 아마추어가 끼면 촬영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현대건설의 요청으로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 참가자의 재능을 발견하고는 직원들이 나와야 한다고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 신입사원의 이야기를 다룬 것인데, 실제 자신이 신입사원 때 모습이랑 비슷한가?


대리 신입사원 교육 후 현장에 바로 나가 아직까지 현장근무만 했다. 일단 현대건썰과 신입사원 교육 당시 분위기가 비슷했다. 건설회사답지 않게 수평적이고 권위적인 상사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현장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아무래도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본사는 어떨지 모르겠다.


과장 입사했을 당시 없었던 문화가 많다. 요즘 많은 부서에서 하고 있는 퇴근 전 스탠딩 회의가 대표적이다. 퇴근 시간 15분 전에 자리에 일어나서 간단히 하루를 정리하는 회의다. 부서마다 차이는 있지만 스탠딩 회의를 하는 부서가 늘어나고 있다.

출처: jobsN
박지남 대리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화상회의∙스탠딩 회의와 같은 기업 문화가 나왔다. 유창한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 직원 까를로스도 등장해 “한 뚝배기 하실래예”를 외쳤다다. 까를로스 대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공대 토목공학을 마치고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로 유학 왔다. 졸업 후 스페인으로 돌아가지 않고 현대건설로 입사해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 촬영은 어떻게 했나?

과장 주 중에 이틀을 잡아서 몰아서 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했는데 처음 해보는 촬영이라 긴장해 힘든 것도 몰랐다.


사원 회사에서 하니까 미생 느낌이 났다. 촬영 카메라도 처음 보고 TV에서 보던 사람과 같이 촬영을 하니 신기했다. 과장님은 본인 분량이 다 끝났는데도 가지 않고 촬영 끝까지 지켜봤다.


- TV에 나온 사람과 같이 촬영하는 데 긴장하지는 않았나?

사원 실물로 보니 훨씬 이쁘고 잘생겼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대기실에서 대본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는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

출처: jobsN
이현지 사원

과장 같은 대기실을 썼다. 함께 밥도 먹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대본 연습을 하느라 말 걸기는 힘들었다. 구경하러 온 사우들과 함께 사진도 찍는 모습에 금세 친해졌다.


- 웹드라마 공개 이후 반응은 어땠나?


사원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니 낯 뜨거워 혼났다. 드라마 봤다며 연락한 친구도 있었다. 모두 '너희 회사 정말 그래’라는 반응이었다.


과장 이번 드라마로 회사에서 부장님 오셨네라고 하시는 분이 많아졌다. 한 번은 건축사업본부 회의 때 ‘이도로 부장이네’라고 아는 체를 하신 임원도 있었다.


대리 어떤 부서에서는 ‘나는 다른 회사 다니나 봐’라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의 긍정적인 문화가 알려지고 점점 더 퍼져 나갈 것으로 믿는다. 홍보 웹드라마지만 사내 구성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도 큰 것 같다.

출처: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썰에서 주인공을 맡은 김해원과 송다은

현대건설뿐 아니라 모회사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이번 웹드라마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룹 관계사에서 이번 기획을 어떻게 했는지 묻기도 했다. 다른 건설사에서도 예산이나 촬영 시간을 궁금해하기도 했다.


현대건썰은 앞으로 3회를 더 방영할 예정이다. 건설현장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현장 로케이션도 준비 중이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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