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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벤처 신화 '팬택' 직원들 어딨나 봤더니

4000명 팬택 직원들은 다 어디로 갔나, “우린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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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로 쓰러져도 팬택 고객∙AS 직원 생각
사무실엔 팬택서 사온 만원 짜리 가구만
3년만에 매출 400억 회사로 성장

불과 몇년전 한국 스마트폰 시장엔 세계 최고라는 애플, 삼성전자와 맞대결을 벌인 업체가 있었다. 바로 팬택이다. 다윗은 골리앗을 이겼지만 팬택은 애플 삼성에게 결국 무릎을 굽히고 쓰러졌다. 한때 4000명에 달했던 팬택 직원들은 어디로 갔을까?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주상복합건물에는 앙츠(ANTZ)라는 작은 회사 직원들이 “우리 여기에 있다”고 소리쳤다.


사무실에 오래된 가구를 보면 업력이 긴 것 같지만 이 회사는 2015년 창업한 신생기업이다. 이 회사의 대표 사무실에도 오래된 책상과 장식장, 응접테이블이 있다. 창업 3년만에 매출액 400억원을 돌파한 회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박창진 앙츠 대표

출처사진 jobsN

“모두 팬택에서 만원에 사온 것들입니다. 우리가 팬택의 유산을 받은 셈이죠.”


박창진 앙츠 대표의 말에는 지금은 ‘잊혀진 신화’ 팬택에 대한 향수가 가득했다. 팬택의 유산을 이어받은 기업 앙츠의 박창진 대표를 만나 앙츠의 창업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법정관리 팬택 AS직원과 의기투합


2013년 8월. 휴대폰 하나로 중소기업에서 매출액 2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큰 팬택에 암운이 드리운 시기였다. 팬택 창업자인 박병엽 부회장은 유통 자회사 라츠에 있던 박대표에게 팬택 마케팅을 책임져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박창진 부회장은 지금은 사라진 신화 팬택의 마지막 마케팅 본부장이 됐다.


“그런데 한달 후 박 부회장이 팬택을 그만둬버렸어요. 회사를 살리기 위한 비상대책을 꾸려야 했습니다.” 채권단과 이동통신사를 찾아다니며 팬택을 살려야 한다고 목 놓아 외쳤다. 과로로 쓰러지기도 했다. 결국 팬택은 2015년 5월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기력을 회복한 박 대표는 회사의 미래를 고민했다. 중요한 것은 고객과 직원이라고 봤다. 당장 고객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AS였다. ‘AS센터에서 근무하던 직원들과 함께 독립적인 AS센터를 만들면 팬택 AS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존 AS센터 직원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해 줄 수 있다.’


마침 이동통신사에서 아직 팬택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으니 AS센터를 유지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는 팬택 AS 직원 60명 정도와 함께 앙츠를 창업했다. 회사 설립 자본금은 박대표와 임직원들이 십시일반했다. 지분은 박대표가 65%, 임직원이 35%를 가졌다. 연봉은 팬택 시절의 70~80% 수준으로, 박대표는 60% 수준으로 낮췄다. 

지금은 한샘이 인수한 상암동 구 팬택 사옥

출처사진 팬택 제공

모두 실업자가 되는 것보다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의기투합했다. 한때 숙명의 라이벌 애플이 설립 3개월에 불과한 앙츠에 AASP(Apple Authorized Service Provider∙애플 공인 서비스센터) 자격을 줬다. 팬택 AS 기술력과 운영 프로세스를 높게 쳐준 것이다.


코넥스 상장, 직원 지분 10억원 이상


2015년 9월 신도림과 인천광역시 연수구, 경기도 안산시에 3개 센터를 내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앙츠는 현재 22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9곳이 애플이 인정한 최우수 서비스센터인 PSP(Premium Service Provider∙프리미엄 서비스센터)다. 애플 공인서비스센터 수로는 국내에서 2위고 PSP는 가장 많다.


“2016년에 225억원 매출에 6억원 흑자가 났어요. 그 해 여름에 손익분기점(BEP)도 넘겼죠. 작년에는 400억원으로 매출이 성장했습니다. 올해 직원 연봉을 과거 팬택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어요.”

박창진 앙츠 대표

출처사진 jobsN

2017년 4월에는 코넥스( KONEX) 시장에 기업공개도 했다. 코넥스 시장은 초기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2013년 만든 주식시장이다. 상장 조건이 엄격한 코스닥 시장과 달리 자기자본 5억원, 매출액 10억원, 순이익 3억원 중 하나만 충족하면 입성할 수 있다. “코넥스 상장으로 퇴직금을 보태 회사를 설립한 직원들이 지분을 현금화 할 길이 열렸습니다. 아직 직원들의 희생을 다 보상하지는 못했지만 올해 임금을 이전 수준으로 올렸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이 줘야죠.”


상장 당시 1315원이던 주가도 1950원으로 50% 가까이 올랐다. 시가총액은 30억원에 달한다. 직원들 지분이 35%다. 말하자면 직원들이 가진 주식 가치가 10억원이란 이야기다. “외부감사도 받으니 회계투명성도 높아졌습니다.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평가하니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갔지요..”


박 대표는 이제 코스닥 시장 진입을 고민중이다. 신사업 진출을 위해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을 자주 만난다. “창업 후 3년만에 코넥스 시장 상장이라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거래가 활발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어요. 코스닥 시장에 들어가려면 신규사업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우리같이 작은 규모의 기업이 섣불리 투자하기 어려운 영역이더라고요. 그래서 무턱대고 신사업에 진출하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한 템포 쉬어 가려고 합니다. ”


그렇다고 앙츠가 마냥 현상유지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에 애플 공인 서비스센터를 설립했다. 베트남에서 공인 받는 데는 애플코리아의 추천도 한몫 했다고 한다.


AS센터 추가로 열면 인력 채용해


앙츠는 새로 센터를 열 거나 직원이 그만 둘 때마다 채용을 한다. 기업문화가 좋아 이직률이 높지 않다. 처음에 함께 한 사람 중 이직을 선택한 사람은 한 명뿐이다. 입사 희망자는 회사 인재 데이터 베이스에 이력서를 등록하면 된다. 이후 사람이 필요한 지역 센터에서 이력서를 검토해 면접을 본다. 올해도 추가로 센터를 늘릴 계획이다.

앙츠 서비스센터

출처사진 앙츠 제공

“앙츠는 월급을 많이 주는 곳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성장성이 높은 회사도 아니죠. 하지만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면서 가족과 함께 저녁을 보내고 싶은 사람은 환영합니다. 나이 먹어서도 다닐 수 있고 구조조정 불안 없이 다닐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어요.” 박대표가 바라는 앙츠의 인재는 ‘성실한 사람과 남 탓 하지 않는 사람’이다. 자기가 잘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 해결이 쉬운데, 환경이나 다른 사람에게 화살을 돌리면 문제가 산으로 간다는 것이다.


“이제는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것보다 직원들이 만족하면서 안정적으로 사는 환경을 만드는 게 더 큰 목표에요. 회사가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망하는 것도 지켜봤고, 그 고통을 함께 한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게 제 역할인 것 같아요.”


글∙사진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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