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 봉사할수 있는 이 제품, 세계최초로 만들었습니다

조회수 2020. 9. 23. 16: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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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의료원 박찬흠 교수, 실크 피브로인 원료로 새 바이오잉크 개발
한림대학교의료원 박찬흠 교수
실크 피브로인 원료로 새 바이오잉크 개발
"인류에 봉사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목표"

앞으론 3D 프린터로 인공 관절이나 장기를 만들어 몸에 집어 넣는 시대가 온다. 이미 시중에서 파는 3D 프린터로 인공 뼈나 관절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3D 프린터가 잉크를 계속 뿌리면 쌓인 잉크가 턱뼈나 무릎 연골 같은 인체내부 조직과 장기 모양으로 변한다. 문제는 소재다. 인공 조직을 몸에 넣으면 인체가 거부 반응을 보인다.


정확히 말하면 인공 조직을 만든 물질을 몸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관건은 인체 거부 반응이 없는 3D 프린터용 잉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바이오 잉크다. 한림대학교의료원 나노바이오재생의학연구소 소속 연구팀이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기존 제품보다 거부 반응이 적은 바이오잉크를 만들어 화제다.


한림대 나노바이오재생의학연구소는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피브로인으로 3D프린팅에 적합한 바이오잉크를 개발했다고 5월 발표했다. 연구 내용은 세계적인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렸다. 실크피브로인은 천연 단백질이다. 액체와 고체의 중간 성질인 하이드로겔을 만들 수 있다. 이 하이드로겔로 '바이오잉크'를 만들 수 있다. 이 바이오잉크로 만든 물체를 레이저나 자외선으로 굳혀 인공장기를 만든다. 

출처: 한림대학교의료원
실크 피브로인으로 만든 바이오잉크.

다른 물질로도 비슷한 작업을 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인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재료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 실크피브로인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물질로, 물리적 특성과 생체적합성이 뛰어나다. 체내 이식이 가능한 것은 물론, 면역 거부 반응 등 부작용이 기존 재료보다 적은 편이다. 


이 발명을 총지휘한 박찬흠(49) 교수는 한림대를 나와 모교 의료원에서 18년간 근무한 이비인후과 임상의사다. 현재까지 재건 수술 300여건을 진행한 해당 분야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그가 이 바이오잉크를 개발한 계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개발 과정은 어떠했는지, 직접 만나 물었다.

출처: 한림대학교의료원
박찬흠 교수

-바이오잉크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임상의사로 일하며 재건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다수 접하다 필요성을 느꼈다. 정밀한 구조체 재건을 할 때엔 바이오3D프린터가 효율적이다. 이를 활용해 좋은 인공장기를 만들 궁리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바이오잉크 개발까지 생각이 미쳤다.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였으며, 시행착오는 없었는지?

3D프린팅 연구는 약 7년 전부터 시작했고, 바이오 잉크는 4년 전쯤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한 번에 바이오잉크가 뚝 떨어진 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인체에 맞는 물질을 찾기 위해 진행한 테스트만도 수백 건이다.


-바이오잉크 개발엔 연구 인원이 얼마나 참여했나?

연구팀엔 현재 14명이 몸담고 있다. 연구교수나 전임교원, 박사후 과정(post doc) 연구원과 동참한 임상 의사분들까지 더하면 20명 넘는다. 국내 바이오잉크나 3D프린터 관련 연구팀 중에선 상당히 큰 그룹에 속하는 편이다.

출처: 한림대학교의료원
박찬흠 교수와 연구팀원들.

-바이오잉크 자체가 예전엔 아예 없던 신개념은 아닌 것으로 아는데, 이전 바이오잉크의 한계와 새롭게 개발한 바이오잉크의 장점은?

기존 바이오잉크는 생체적합성이 미흡했다. 즉, 사람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꽤 있었다. 또 기존 잉크로는 생체와 비슷한 구조체를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잉크 상태일 때는 바이오(생물) 특성이 남아있지만, 프린터로 찍어내는 과정에서 그 성질이 죽는 경우가 많다. 실크피브로인은 바이오 특성을 끝까지 유지한다. 또 인체 면역체계와 충돌하는 일도 드물다. 이 때문에 이론 차원을 넘어 실제 의료 임상에 적용하기 쉽다.


-아직 임상 적용까지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아는데, 언제쯤이면 실전에 활용 가능할지?

넘어야 할 산이 많긴 하다. 우선 인공 혈관, 식도, 기도 연골 등 각 장기별로 맞는 세포를 찾아줘야 한다. 만일 줄기세포를 사용한다면, 각 장기에 맞도록 컨트롤을 해야 한다. 즉, 인공장기와 함께 넣어준 줄기세포가 실제 인체 조직에 맞게 변할 수 있도록 관리해 줄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바이오잉크가 체내 다른 부위에 도달하더라도 체외로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개량해줘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임상 적용까진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 연구팀에서도 힘쓰고 있고, 다른 연구팀들도 이와 관련해 연구에 매진 중이니 조만간에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한다.

-갈 길이 멀다면, 인력 충원도 필요하지 않은가.

물론이다. 우리 연구실은 언제나 열려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나노바이오재생의학연구소는 생물학뿐 아니라 기계공학, 컴퓨터공학까지 융합한 연구를 한다. 우리가 직접 바이오 3D프린터를 만들기도 하고,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하기 때문이다.


생물학 자체만 놓고 봐도 줄기세포뿐 아니라 세포 배양, 생체 조직 프린팅 등을 다양하게 연구한다.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창의적인 자세와 생각을 지닌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대 환영이다.


-바이오잉크와 3D프린터 이외에도, 연구 중인 분야가 있는지?

우리 연구소는 인류에 봉사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제일 목표로 한다. 이번 바이오잉크 발명도 그 일부다. 각종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인공장기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줄기세포 연구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에 편도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를 활용해 인공 성대를 개발 중이며, 인공 식도와 인공 기관지도 연구하고 있다. 인공 자궁도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처럼 바이오잉크뿐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실제 살아있는 인간 몸에 이식 가능한 각종 인공장기를 개발하는 게 우리 목표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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