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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사람 더 뽑아야 살아남는다, 1000명 넘게 뽑는 곳은?

조회수 2020. 9. 23. 16: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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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명 합격에 1000명 넘는 인원 뽑는 업계는?
회계사 충원 없으면 매출 감소 불가피
바뀐 제도 적응하라 ‘회계사 확보 전쟁 ‘
“기존 관행 끊는 계기 되길”

850명. 작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최종합격한 사람의 숫자다. 삼일PwC,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 EY한영 국내 4대 회계법인(빅4)가 작년 채용한 신입회계사는 모두 1000명 수준. 4대 회계법인은 올해 이보다 30% 정도 늘어난 13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출처: 자료 각사 취합

금융감독원이 예상한 올해 합격자 수는 850~1000명 정도. 말 그대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전에 합격하고도 졸업을 하지 않아 채용시기를 늦춘 기합격자에게 빨리 오라고 성화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 표준 감사 시간제, 주 40시간 근무제 등 올해 시행 예정인 제도들 때문에 회계사 수요가 급증했다. 회계법인들은 회계사를 구하지 못하면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지정감사 확대∙주40시간 근무 발등에 불


올 11월 시행 예정인 개정 외감법과 시행령의 핵심은 지정감사제 확대다. 지정감사는 금융감독원이 상장을 앞뒀거나, 부채비율 200%가 넘는 등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에 외부감사인을 지정하도록 한 제도다. 또 6년간 자율감사를 한 기업은 3년은 지정감사 대상이다. 감사인을 기한 내 선임하지 않은 회사도 지정감사를 받아야 한다. 

출처: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대부분의 상장사가 지정감사 대상이다. 말하자면 우리 나라 주요 기업 모두가 지정감사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또 회계법인이 지정감사를 하는 외부감사인이 되려면 지정을 소속 회계사가 40명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국내 회계법인의 80%는 소속 회계사가 40명 미만이다. 쉽게 말해 대부분 회계법인이 회계사 부족으로 지정감사를 맡을 수 없다.


7월 시행예정인 주 40시간(최대 52시간) 근무제도 회계법인의 골치거리다. 지금까지는 일감이 몰리면 밤을 세워 일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철야 연장 근무가 위법 소지가 큰 것이다. 무조건 사람을 더 뽑아야만 하는 상황인 셈이다.


빅4, 신입회계사 채용 발벗었다


결국 답은 추가 채용 밖에 없다. 신입회계사 채용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최근 성장세가 뚜렷한 EY한영. 신입회계사 35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작년 250명보다 40% 이상 늘어난 목표다. 신입회계사를 유치하기 위해 올해부터 신입회계사 전원에게 입사 즉시 100만원을 주기로 했다. 또 감사업무를 하는 회계사에게는 직급별로 월 10만~50만원의 수당을 추가 지급한다.


삼정KPMG도 적극적이다. 작년에 343명을 뽑아 가장 많은 신입회계사를 채용한 삼정KPMG는 올해도 작년 수준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다가 우수한 인재라면 제한 없이 받겠다는 ‘열린 채용’을 표방해 실제 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출처: 사진 딜로이트안진∙EY한영
딜로이트안진(왼쪽)과 EY한영의 채용설명회

작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파문으로 신규 채용이 150명에 그쳤던 딜로이트안진도 올해는 작년보다 2배 많은 300명을 뽑을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게 딜로이트안진 측 설명이다.


중소 회계법인, 합병으로 덩치 키우자


빅4의 신입회계사 싹쓸이로 신입회계사를 뽑을 수 없는 중소 회계법인은 합병으로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한국공인회계사에 따르면 국내 총 172개 회계법인 중 40명 이상 공인회계사를 보유한 법인은 33곳(2017년 11월말 기준)으로 전체의 19% 수준에 불과하다. 5곳 중 4곳은 합병을 하지 않고는 지정감사를 받아올 수 없다는 의미다. 작년 11월 중소회계법인협의회(회장 남기권)가 17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회사 48곳 가운데 79%인 38곳이 법인간 합병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 중소 회계법인간 M&A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신한회계법인이 수원 기반 소형 회계법인인 미래회계법인을 흡수합병했다. 작년 신한회계법인 매출액은 389억원으로 매출규모로 국내 10위 수준이나 62억원의 매출을 올린 미래회계법인을 더하면 7~8위 수준으로 뛰어오른다.지난 1월 합병을 발표한 이현회계법인과 서일회계법인도 6월8일 합병절차를 마무리하고 서현회계법인으로 재탄생했다.


회계업계에서는 새로운 제도 도입이 감사 기업과 회계법인의 유착, 회계사의 과도한 노동 등 기존 관행 끊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한 중견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회계법인은 회계품질은 높이고 근로부담은 줄여야 하는 이중고를 안고 있다”며 “인력충원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 젊은 회계사들 사이에서 회계법인을 기피하는 문화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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