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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뚫는 놈 위에 막는 놈'입니다..OOO에 '미친' 청년들

조회수 2020. 9. 23. 00: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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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는 놈 위에 막는 놈 있다
컴퓨터에 미친 '30대 청년 해커들'

어느 날 인기 절정을 달리던 여배우가 죽었다. 여배우가 마지막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남긴 유언이 제3자가 쓴 것이라는 추정 속에서 사이버 수사대원과 해커의 끈질긴 지능 싸움이 시작된다. 2012년 한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한 드라마 '유령'의 줄거리다. 컴퓨터를 이용한 사이버 범죄의 실상을 현실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디지털 증거를 분석해 얼굴 없는 범죄자를 찾아내는 화이트 해커들의 일상과 애환을 담았다.


화이트 해커는 해커들로부터 받는 위협을 막는 '착한 해커'다. IQ 180, 천재 화이트 해커, 최초 트랜스젠더∙최연소 장관. 35세 나이로 장관급인 대만 디지털총무정무위원 자리에 오른 오드리 탕(탕펑·唐鳳·37)을 소개할 때 붙는 수식어들이다. 탕 장관은 열네 살 때 학교를 중퇴하고 독학으로 컴퓨터프로그래밍을 배운 ‘천재 개발자’다. 그는 지난해 한국을 찾아 "화이트 해커들이 공공서비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화이트 해커 출신다운 면모를 강조했다. 탕 장관은 '시민 해커'를 자처하며 의회 주요 정보를 해킹해 정치,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선 인물로도 유명하다. 우리 나라에도 탕 장관처럼 사이버 세상의 파수꾼이 되겠다는 일념하에 실력을 연마해 온 ‘보안 키즈’들이 있다. 10대 때 코딩을 시작해 화이트 해커로 이름을 날리며 한국판 '오드리 탕'을 꿈꾸는 이들이다. 

출처: 본인 제공
김기홍 세인트시큐리티 대표

대학교 1학년 때 창업해 국내 최초 AI백신 만든 '젊은 사장님'


"너무 재밌었어요. 사이버 세상은 동네 놀이터 같은 앞마당이었어요." 김기홍(36) 세인트시큐리티 대표는 업계에서 '젊은 사장님'으로 통하지만 내공은 선배들 저리가라다. 부모님의 권유로 고등학교때 코딩을 처음 접한 후 사이버 세상에 빠졌다. 컴퓨터를 배워가면서 사이버 세계에는 해커뿐 아니라 해커로부터의 위협을 막아주는 화이트 해커가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악당들을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을 속으로만 삼키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던 그는 연세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3년 아예 회사를 차렸다. 대한민국 인터넷망을 5시간 동안 마비시킨 1.25 대란이 있던 때다. “화이트 해커로 활동하면서 해커들이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방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부지런한 창업이 최근 빛을 발했다.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백신을 시장에 내놓은 것. 창업 후 15년간 쌓은 데이터를 집대성한 멀웨어스닷컴(malwares.com)이라는 플랫폼이 일등공신이다. 하루 평균 500만개 이상의 파일을 자동으로 수집해 분석하는 이 플랫폼은 AI 백신의 두뇌 역할을 한다. 창업 후 기복을 겪은 후 현재 매출액 1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악성코드와 이를 막으려는 행위는 창과 방패의 끝없는 싸움이고 우리가 사이버 세상을 살아가는 한 계속될 것"이라는 그는 "해커들이 존재하는 한 내가 가는 길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본인 제공
최상명 하우리 실장

사이버 수사관 꿈꾸던 고등학생에서 국내 대표 '대북 보안 전문가'로


2009년 청와대 등 정부 부처 홈페이지를 마비시킨 7.7 디도스(DDos) 공격, 2011년 청와대는 물론 국회, 언론사, 금융기관 등에 대한 3.3 디도스 공격 등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바빠지는 사람이 있다. 최상명(34) 하우리 침해사고대응팀(CERT) 실장이다. 보안업계에서 이 사람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도 있다. 20대 중반부터 북한 보안 관련 전문가로 입지를 다진 그 역시 고등학교 재학시절 사이버 세상에 눈을 번쩍 떴다.


"어느날 TV에서 사이버 수사관의 일상에 대한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을 보고 환상에 빠졌다"는 그는 2001년 국내에서 처음 정보보호학과를 개설한 순천향대학교에 02학번으로 입학했다. ‘'시큐리티 퍼스트'라는 학과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정부에서 주최하는 크고 작은 해킹방어대회의 수상 경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자연스럽게 보안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학업에 매진해 조기졸업을 한 그는 병역특례로 입사한 첫 직장 ‘하우리’에서 12년만에 임원급인 침해대응센터 실장까지 올랐다. "사이버 수사관은 되지 못했지만 지금 있는 직장에서 사이버 군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생각한다"는 그는 "10년 전 품었던 사명감 같은 것들은 쉽게 여전히 가슴 속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인 제공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해커출신 처음으로 교과서 등장한 '20대 CEO'


박찬암(29) 스틸리언 대표도 국내 보안업계에서 주목하는 '샛별' 중 하나다. 박 대표는 실력 하나로 김기홍 세인트시큐리티 대표, 최상명 하우리 실장 등 선배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성장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해킹대회에서 상을 거머쥔 그는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세계 최대 해킹방어대회인 데프콘에서 수상하면서 '최연소 해커'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인하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2세에 기업 정보보안팀장으로 재직한 후 2015년 스틸리언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외계인(alien)의 기술을 훔쳤다(steal)'는 의미다. 보안 기술력에 있어 최고를 자부심을 담았다. 창업 3년 만에 매출액을 2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박 대표는 해커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고등학교 '정보' 과목 검정교과서에 등장했다. 얼마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8년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2018 Forbes 30 Under 30 Asia)’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글 jobsN 김지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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