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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회사가? 해외여행 공짜·게임아이템 영수증 처리

조회수 2020. 9. 22. 20: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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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구로에만 있나? 대구에 있는 알짜 게임회사 KOG
대구 동성로에 있는 게임회사 'KOG'
그랜드체이스·엘소드로 인정받은 회사
인턴에게도 월급 별도, 숙소와 삼시세끼 지원

게임회사 KOG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허성회(29)씨. 그는 2014년 KOG에서 인턴으로 일하다 정규직 전환 제의를 받았다. 게임 개발자를 꿈꾸고 있었던 그에게 황금 같은 취업 기회였지만 한가지가 맘에 걸렸다. KOG가 대구에 있기 때문이었다. 수도권에서 나고 자라 학업까지 마친 허씨이기 때문에 지인이 아무도 없는 타지에 선뜻 취업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길게 고민하지 않고 입사를 택했다.


“직급이 낮은 직원도 주저 않고 의견을 내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또 타 지역에서 온 직원에게는 회사에서 1년 동안 1인 1실 원룸 혹은 오피스텔을 무료로 지원했습니다. 이후에는 4년차까지 정착금으로 월 20만원을 지원받아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었죠.” 허씨는 지금의 아내 이모씨에게도 회사를 추천했다. 두 사람은 KOG의 대표 게임 엘소드를 하다 만났고, 같은 회사에 입사했다.  

출처: KOG 제공
대구 동성로에 있는 교보생명빌딩 14층에 있는 KOG. 건물 외관과 내부 모습이다.

주로 판교, 구로에 있는 다른 게임회사와 달리, KOG는 대구 동성로에 있다. 온라인게임 그랜드체이스·엘소드·히어로·아이마·얼티밋레이스를 개발했다. KOG에서 만든 게임을 즐기는 전세계 유저수는 4800만명. 2000년대 게이머들을 사로잡았던 PC게임 그랜드체이스는 1월 말 모바일 버전 그랜드체이스 for kakao로 다시 태어났다. 출시한 지 일주일도 안돼 구글 플레이에서 2위, 앱스토어에서 1위를 기록했다. 기업정보평가사이트 크레딧잡을 보면 회사 평균연봉은 4270만원이다. 미국과 필리핀에 법인을 두고 있다.


KOG는 6월 3일까지 11개 직무에서 2018년 여름방학 인턴을 모집한다. 직원들에게 기업문화와 복리후생에 대해 들었다.


월급 별도로 삼시세끼+숙박+멘토링 제공


인턴에게 혼자서 지낼 수 있는 원룸을 지원하고 삼시세끼를 무료로 준다. 월급 160만원과 별도다. 이번 인턴 근무기간은 7월 2일부터 8월 24일까지다. 우수 인턴은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2017년에는 14명을 뽑아 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KOG 인사팀 조선영 과장은 “인턴 채용 인원수와 정규직 전환율은 정해져 있지 않다”며 “우수 인재는 모두 뽑을 계획”이라 했다.


학력·나이·성별·어학성적·자격증·공모전 수상 경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자퇴 후 검정고시를 치고 입사한 19세 직원이 있다. 또 37세에 신입으로 입사한 직원도 있다.  

출처: KOG 제공
핼러윈 데이를 즐기는 모습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PM·경영·사업 제외)를 제출해야 한다. 원서 접수 시 가장 중요한 건 ‘포트폴리오’다. KOG 인사팀에선 ‘첫째도 포트폴리오, 둘째도 포트폴리오, 셋째가 자기소개서’라고 강조한다. 조 과장은 "게임기획자 지원자라면 게임 의도를 드러내야 하고, 프로그래머라면 게임을 제작한 경험을 나타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트나 그래픽이라면 작품 수도 중요하다"며 "2D나 일러스트는 10~15점, 3D는 5~6점 정도면 좋다"고 설명했다.


면접관과 1대1로 면접을 본 뒤 최종 합격자는 인턴으로 일한다. 원한다면 면접에서 포트폴리오에 관해 발표를 해도 좋다. 다만 면접 참석 1일 전까지 ‘발표하겠다’는 의사를 인사담당자에게 말해야 한다. 허성회씨는 “멘토 선배와 책을 보면서 매일 오전에 스터디를 했다”며 “제대로 교육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역적인 단점을 가릴 만큼 많은 장점 있어


전직원 200명 중 100명은 대구가 아닌 타지에서 왔다. 그랜드체이스팀에서 게임기획자로 일하는 윤승원(34)씨도 서울 강남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하다 2012년 KOG로 이직했다. 윤씨는 “수도권이 아니라는 지역적인 단점을 가릴 만큼 많은 장점이 있었다”고 했다.


결정권자인 팀장을 제외하고 모든 직원이 서로를 형·누나·동생으로 부른다. 갑작스러운 제도 변화가 아니라, 설립 초기부터 부른 호칭이다. 윤씨는 “실수하거나 사고 쳤다고 윽박지르지 않고 다음부터 사고 치지 않는 방법을 강구해오라 한다”고 했다. 이어 “IT회사에서는 모든 것이 ‘사람’에 달려있기 때문에 얼마나 마음 맞는 동료와 좋은 분위기에서 일하느냐가 중요한데, KOG는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회사”라고 했다.   

출처: KOG 제공
직원들 모습.

PC액션 게임에서 3D 배경 파트를 맡고 있는 이영주(36)씨도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 2013년 KOG로 옮겼다. 이씨도 주말부부를 감수하고 이직을 결심했다. 그는 “지금은 대구 끝자락에 살고 있는데, 출근할 때 40분 정도 걸린다”며 “출퇴근 시간이 붐비지 않는다는 점은 소소한 장점”이라 했다. 


게임회사는 게임에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지 수시로 모니터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야근이 잦다. 또 새로운 게임을 내놓기 전에는 일정을 맞추기 위해 야근할 때가 많다. KOG도 과거에는 야근으로 유명한 회사였다. 하지만 KOG 측은 ‘옛날 일’이라 말한다. 이영주씨는 “아예 야근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본인이 일정을 조정해 휴식을 챙길 수 있다”고 했다.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탄력근무제가 있다. 3시간 일찍 출근했다면 3시간 일찍 퇴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소리다. 대체 휴무를 쓸 수도 있다.


수도권에 있는 다른 회사에 비해 인적 교류가 불리할 수 있는 점을 ‘사내교육’으로 보충한다. 선배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강의하는 ‘유니버시티’,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아카데미’가 있다. 아카데미 강연은 꼭 게임에 관한 내용이 아니어도 된다. 연차가 비슷한 직원들끼리 자발적으로 세미나를 꾸려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씨는 “근무시간에 스터디를 원하는 그룹이 있다면 가능하다”고 했다.  

출처: KOG 제공
사내 교육 '유니버시티'와 '아카데미'

건강식 삼시세끼··마음껏 게임하고 책 봐라


KOG는 ‘잘 먹어야 한다’는 철칙이 있는 회사다. 직원 전용 식당에서 삼시세끼를 무료로 먹을 수 있다. 한우 안심스테이크, 갈비탕, 전복밥 등 무료로 먹기 힘든 고급 메뉴들이 나온다. 2015년 입사해 사내 식당을 책임지는 정성욱(41) 셰프의 노력 덕분이다. 정 셰프는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식품을 쓰지 않는다”며 “짜장면과 짬뽕의 경우 면까지 직접 만든다”고 했다.


사내 북카페에서 매일 3종류가 넘는 신선한 과일을 먹고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자취를 하느라 과일을 사 먹을 기회가 없는 직원들에게 인기 좋은 복지 중 하나다. 북카페에는 4000권이 넘는 책이 있다.


직원이 자기계발을 하고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쓴다. 회사 5분 거리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에서 무료로 운동할 수 있다. 전문가가 운동을 가르쳐주는 GX(Group exercise) 프로그램, 사우나도 이용 가능하다.  

출처: KOG 제공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게임 테스트룸, 사내 북 카페, 탁구대, 사내 카페테리아

게임을 하고 책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1년 120만원을 지원한다. 게임 아이템이나 플레이스테이션 등 게임기를 산 후 영수증을 내면 금액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이영주씨는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록 게임 개발에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라 했다.


1년에 1번 전직원이 해외여행을 간다. 회사에서 비용을 모두 부담한다. 윤승원씨는 “팀별로 가거나, 같은 동아리 멤버들끼리 가는 등 매년 여행을 가는 방식은 조금씩 달랐다”고 했다. 이번에는 팀별로 여행지를 정해 가기로 했다. 5월에 이미 괌이나 베트남 다낭에 다녀온 팀들도 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bjob@naver.com

이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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