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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좋다는 일본 경차, 수입 안하는 이유 따로 있었다

조회수 2020. 9. 22. 21: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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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ssul] 일본 차량 연비 측정 방식은 한국과 달라
일본 차량 연비 측정 방식은 한국과 달라
한국 방식으로 재면 성능 차이 많이 줄어

일본은 ‘경차 왕국’이라 불리는 나라다. 지난 1월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는 2017년 한 해 일본에서 팔린 차량 523만4166대 중 184만3342대(35.2%)가 경차였다고 밝혔다. 참고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한국은 내수 판매량 156만202대 중 경차가 14만7465대(9.5%)에 불과했다. 일본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국민이 즐겨 타는 만큼, 일본 자동차 제조사는 다양한 경차를 만들어 팔고 있다. 개중엔 연비가 리터당 37km 수준으로, 한국 경차보다 2~3배 넘는 효율을 보이는 물건도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종종 성능 좋은 일본 경차를 수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그런 말이 나온 게 하루 이틀이 아닌데도, 관심을 기울이는 수입사는 드물다. 왜일까.

출처: 파워브릿지
일본 경차 라인업 중 하나인 '스즈키 알토라팡'.

일본 자동차의 '뻥연비'


이는 흔히 ‘뻥연비’라 불리는 일본 차 특유의 성능 과장 행태와 연관이 있다. 일본 경차 연비 측정 방식은 현실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 연료 효율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경차 연비를 한국 방식으로 재면 기존 국산 차량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일본 차량은 평균 시속 24.4km, 최고 시속 81.6km로 1204초 동안 8.17km를 달린 뒤 연비를 산출한다. 저속 주행 때 연비가 좋은 차량에게 극도로 유리한 측정 방식이다. 게다가 국제 기준과는 정반대로, 일본은 연비 측정 때 차량 엔진을 가열해 데워둔 상태에서 출발해 잰다.


반면 한국은 5-Cycle 방식이라 해서, 다섯 가지 방법으로 연비를 잰다. 첫째로는 시내 주행 연비로, 17.77km를 1874초 동안 최고 시속 91.2km, 평균 시속 34.2km로 달려 측정한다. 둘째인 고속도로 주행 연비는 16.5km를 764초 동안 최고 시속 96.4km, 평균 시속 77.7km으로 달리는 환경에서 잰다. 셋째로는 에어컨 가동 연비를 따로 분리해 재는데, 에어컨 작동 상태에서 5.8km를 598초 동안 최고 시속 88km, 평균 시속 35km로 주행한다.


운전 습관이 나쁜 사람을 고려해, 넷째로는 급가속 주행 연비를 측정한다. 이때엔 12.9km를 596초 동안 최고 시속 129km, 평균 시속 77.2km로 달린다. 마지막으로는 온도를 변수로 넣은 COLD FTP-75다. 바깥 온도가 낮을수록 연비도 떨어진다는 점을 계산에 넣은 측정이다. 속도와 거리 조건은 시내 주행 연비 측정 때와 같지만, 대기 온도를 영하 7도로 낮춘다. 이 다섯 가지는 물론, 온도 변화와 각종 전자장비를 사용해 발생하는 영향 등도 계산에 넣어 최종 연비 값을 보정한다.


이처럼 측정 방식이 상당히 차이 나기 때문에, 일본 경차 연비를 한국 방식으로 재면 기존 국산 차량 성능을 압도하기 어렵다. 실제로 약 70만명이 이용하는 일본 실연비 정보 공유 커뮤니티 ‘e-연비’에서는 ‘완료율’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이 점을 비판하고 있다. 여기서 완료율이란 ‘뻥튀기해 넣은 수치’ 정도 의미다. 가령 일본 공인연비 30km/L에 완료율 30%라 하면, 실제 연비는 약 21km/L라는 뜻이다. e-연비 유저들은 일본 차량 대부분이 완료율 60~70% 정도라 보고 있다.

출처: 다이하쓰
일본 경차 중 하나인 '다이하쓰 탄토'.

또한 일본 자동차는 운전석이 한국과는 반대로 우측에 있어, 정식 수입하려면 금형을 다시 짜야 한다. 여기에 드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일본 경차를 들여오는 메리트가 상당히 떨어진다. 이처럼 성능이 월등히 좋지도 않고 가격 면에서도 별 재미를 볼 수 없다면, 수입업자 관심을 끌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한국 경차 시장은 그렇잖아도 작은 파이가 더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 4월 올해 1분기 경차 판매량이 3만419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줄어든 수치다. 경차 시장 자체가 급격히 쪼그라드는 마당에 일본 경차 수입까지 도전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관련 루머 하나


성능이나 금형 문제 이외에도, 일본 경차 규격인 배기량 660cc으로는 힘이 부족해 굴곡이 많은 한국 지형에선 제대로 굴러다니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국내 차량업체가 경쟁을 피하고자 일본 경차의 국내 진출을 의도적으로 막고 있다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믿을 만한 검증 절차를 거쳐 나온 의견은 아니기 때문에, 소문의 영역일 뿐이다.


다만 일본 경차 관련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 중 상당 부분 틀린 게 하나 있긴 하다. 바로 “일본 경차는 차종 한계를 뛰어넘어 공간 활용이 매우 뛰어나다”는 주장이다. 주로 일본 경차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유튜브 동영상에서 많이 나오는 말인데, 사실 여기서 경차라고 나오는 차는 대부분 소형차다.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 기준을 적용해도 소형차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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