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캡처해 '연예인 OO가 다녀간 식당' 홍보, 문제없을까?
CCTV 캡처해 쓰는 건 불법 소지 있어
본인 동의 받고 사진을 써야 안전
음식점에서 가장 흔히 쓰는 홍보 전략 중 하나는, 가게 방문 경험이 있는 유명인 사진이나 사인 등을 걸어두는 것이다. 그들이 인증을 하고 “맛있었다”는 글 하나만 남겨 주면 효과가 웬만한 광고 못지않다. 일이 매우 잘 풀리면 그 유명인 팬들의 성지(聖地) 대접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유명인 모두가 식당 홍보에 동참해 주는 건 아니다. 원치 않으면 거절할 권리야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가게 주인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해, 미처 뜻을 물어볼 새도 없이 놓칠 수도 있다. 실제로 유명인이 식사 후 자리를 뜬 뒤 주변 사람들이 “방금 나간 분 ㅇㅇㅇ 아닌가” 수군대 비로소 알아채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이때 일부 업자들이 빼드는 카드가 바로 폐쇄 회로 텔레비전, CCTV다. 즉, CCTV에 찍힌 유명인 얼굴을 캡처해 내걸고 ‘ㅇㅇㅇ 다녀간 식당’이라 홍보하는 것이다.
설마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수도 있지만, 현실은 종종 상상을 뛰어넘는다. 한 지방 음식점엔 가게 안으로 들어서는 걸그룹 EXID를 찍은 CCTV 사진이 걸렸다. 모 감자탕집은 가수 시아준수가 방문했을 때 CCTV 사진을 날짜까지 기록해 홍보에 사용했다.
차라리 다른 종류 사진이나 영상이라면 몰라도, CCTV는 원해서 찍혔다 해석하긴 어렵다. 더군다나 그렇게 따낸 사진을 음식점의 영리 활동에 사용하는 상황이다. 법적 문제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충분히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말한다. 김가람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사진과 이름은 독립 재산권인 퍼블리시티권에 속할 수 있으며,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영상정보처리기기로 인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법에선 ‘CCTV로 찍은 유명인 얼굴’을 개인 정보라 볼 확률이 높다”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선 동의 없이 찍은 사진을 게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한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는 “연예인은 공인 취급을 해 초상권을 좀 느슨히 적용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동의 없는 CCTV 캡처를 돈벌이에 쓰는 건 도를 넘었다 볼 여지가 크다”고 했다.
만일 CCTV 캡처를 내걸기 전에 미리 허락을 받는다면 어떨까.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한 변호사는 “괜찮을 것 같긴 하지만, CCTV에 찍힌 자기 모습을 좋아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홍보 사진을 찍어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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