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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구내식당? 일본 직장인, 점심 뭐먹나 봤더니

일본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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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기 방송 '사라메시'
점심을 들여다보면 인생이 보인다

‘점심에 뭘 먹을까.’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입니다. 식당 몇 군데를 전전하며 점심을 먹다 보면, ‘다른 사람들은 뭘 먹을까’하는 궁금증이 떠오릅니다. 일본 NHN에서 2011년부터 방영 중인 사라메시(サラメシ)는 이 궁금증을 해소하는 방송입니다. 사라메시란 ‘샐러리맨의 점심식사(サラリーマンの昼飯)’의 약자입니다. 사내식당, 도시락 등 메뉴를 가리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의 점심 식사를 파헤칩니다.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사라메시'를 인증한 게시물들. 사라메시 방송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사라메시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시청자들이 직접 올린 점심 식사 사진을 볼 수 있다.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방송 취지는 ‘점심을 들여다보면 인생이 보인다.’ 점심 식사를 엿본다는 핑계로 회사 내부를 들여다보고 직업 애환을 들을 수 있습니다. 프로듀서 오하시 코스케는 한 인터뷰에서 “‘점심을 보여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하면 어디든 취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했습니다. 점심에 담긴 직장인의 생각과 애환을 엿볼 수 있는 사라메시 에피소드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①정년을 앞둔 가장의 도시락


일본에는 점심때 도시락을 먹는 직장인이 많습니다. 도시락 가게, 반찬 가게가 흔해 어렵지 않게 도시락을 들고 출근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모 화장품 회사에서 인사 부장으로 근무하는 나가사키 토오루씨도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합니다. 그는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자신과 아들의 도시락을 만듭니다. 24년 전 둘째를 임신한 아내를 대신해 첫째 아들과 자신의 도시락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 쭉 직접 도시락을 싸고 있습니다.

토오루씨와 그가 직접 만든 함박 스테이크 도시락.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그는 일본의 버블(거품)경제 시절에 20대를 보냈습니다. 1990년대 초 버블이 꺼지면서 경제 불황이 닥쳤고, 청년실업률이 치솟았습니다. 격변의 청년기를 보낸 그는 방송에서 “요즘 젊은 사원들은 회사의 부품 노릇을 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대부분은 부품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이어 “회사원이라면 작은 부품 역할이라도 자기 업무에 맞는 역할을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토오루씨가 직접 만드는 모습.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2017년 7월 방송 기준으로 59세였던 그는 6개월 후면 정년이라고 합니다. 지금쯤 퇴직을 했을 텐데, 여전히 아들의 도시락을 직접 싸주고 있겠죠?


②한계가 없는 도시락 메뉴


1885년 와카야마현 아리타시에 세워진 모기향 공장. 이 공장 직원들의 점심 식사를 엿보러 간 김에 시청자에게 모기향의 유래를 소개합니다.


공장이 있는 아리타시는 모기향의 원료인 ‘제충국(除蟲菊)’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벌레 잡는 국화’라는 뜻으로 농약 성분이 있는 꽃입니다. 

제충국과 모기향.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1890년 이 공장에서 세계 최초로 모기향이 탄생했습니다. 초기 모기향은 얇고 길쭉한 일반 향(香)과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이후 똬리를 튼 뱀에서 착안한 소용돌이 모양 모기향도 여기서 처음 만들었습니다. 80개국에 모기향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 공장에선 10대부터 50대까지 50명의 직원들이 하루에 모기향 20만개를 만듭니다.


아사이 공장장도 2년 전부터 직접 도시락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의 도시락 속 계란말이는 마치 모기향처럼 소용돌이 모양으로 잘 말려있습니다.

아사이 공장장의 도시락.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다양한 도시락 메뉴를 볼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 칸나씨는 얇게 썬 돼지고기를 얹은 크림 파스타를 싸왔습니다.


셋째를 임신한 마츠모토씨는 도시락에 국수를 담아왔습니다. 종이컵에 소스를 담아 국수를 찍어 먹습니다. 국물에 면이 말아 먹는 한국과 달리 일본 사람들은 면을 소스에 찍어 먹는데요. 사라메시를 보면, 면과 소스를 따로 챙겨오는 직장인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마츠모토씨의 국수와 칸나씨의 돼지고기 파스타.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초밥을 싸오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와사키씨는 불에 굽지 않은 생 김과 밥, 오이와 가지를 따로 챙겨와서 초밥을 만들어 먹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초밥이라 하면, 손가락 두개 만한 밥 덩어리와 고추냉이, 생선회가 같이 있는 모습을 떠올리는데요. 사실 김에 밥과 각종 재료를 싸서 먹는 김밥도 초밥의 일종입니다.

이와사키씨의 점심 도시락.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③점심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점심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기도 합니다. 오카야마 자동차 경주장에 있는 레스토랑. 평일에는 일반 식당이지만 경주 대회가 열릴 때면 레이서와 엔지니어 전용 식당으로 변합니다.

고객을 위한 레스토랑 점심 메뉴를 준비하는 모습.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이 레스토랑을 책임지는 주방장 사토노씨는 중학교 졸업 후 요리 전문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요리사의 꿈을 앉고 17세 때 혼자 프랑스로 건너갔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 약 5년 동안 요리를 공부했습니다. 귀국 후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 영빈관에서 주방장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일본 각지 유명 호텔 주방을 맡았습니다. 지금 맡고 있는 서킷 레스토랑은 직원 수 6명. 그의 명성에 비해 비교적 작은 규모이지만 그는 최선을 다합니다.


그는 3가지를 고집합니다. 첫째, 홀에 자주 나가 고객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음식을 맛보는 고객들의 반응을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고객 얼굴을 보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둘째, 신선한 재료를 고집하고, 재료를 손질할 때도 특정 방식을 고수합니다. 입사한지 7개월 째인 마사야씨는 10분 동안 상추만 뜯었는데요. 마구 찢어선 안되고 왼손에 상추 한장을 들고 오른손으로 조금씩 뜯어야만 합니다.


셋째, 요리사야말로 자신의 식사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방송에서는 이날 막내인 마사야씨가 돼지고기로 만든 일본식 함박 스테이크를 만들었습니다. 선배들은 ‘기름이 좀 더 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오카야마 자동차 경주장 레스토랑 요리사들의 점심 메뉴.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④유능한 직원들을 위한 건강식 사내 식당


일본 기업의 사내식당도 자주 등장합니다. 사라메시에선 나고야에 있는 한 IT기업의 사내 식당이 등장한 적이 있는데요.


이 회사 사내 식당은 나고야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에 있습니다. 메뉴도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한 음식들로 가득합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을 생각에 행복해 보이는 직원들과 달리, 유독 한 직원만 긴장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1년 동안 사내 식당 오픈을 준비한 미즈오카씨입니다. 알고 보니 이날은, 직원들에게 사내 식당을 처음 공개하는 날이어서 긴장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구내식당 샐러드바에서 담아온 음식과 라면.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게임과 응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 회사에는 원래 사내 식당이 없었습니다. 많은 IT기업이 그렇듯, 이 회사 직원들도 바쁜 일정에 쫓겨 컵라면 같은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습니다. 이 때문에 건강이 나빠진 직원들이 많았는데요. 보다 못한 미즈오카씨가 사내 식당을 만들겠다고 자진해 나섰습니다. 채용과 조직 구성을 담당했던 그는 직원들이 건강하지 못하면 능력도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겁니다.


유행에 민감한 여성 직원을 뽑아 팀을 꾸리고 1년 동안 준비했습니다. 여러 단체 급식업체들을 비교해 꼼꼼히 평가했습니다. 식당 인테리어는 카페처럼 세련된 느낌을 주고자 했습니다. 식기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쟁반을 기울여도 그릇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나무 소재 쟁반을 썼습니다.

구내식당 인테리어, 쟁반을 기울여도 접시가 떨어지지 않는 모습.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미즈오카씨는 4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을 위해 양을 얼마큼 준비해야 하는지가 가장 고민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오픈 당일 직원들의 의견을 물어보러 다니느라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⑤묘비 만드는 10대 사회인


독특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미츠히라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묘비 전문 석재회사에 입사했습니다. 2017년 방송 당시 18세였습니다. 남성 중심 현장에서 보기 드문 여성입니다.


여름에는 뙤약볕 아래에서, 겨울에는 추위에 떨며 일해야 하는 고된 일이지만 미츠히라씨는 항상 긍정적입니다.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도구와 접착제를 준비하고 재료를 운반합니다. 100~200kg에 달하는 무거운 돌도 척척 옮깁니다. 동료들은 미츠히라씨가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고 칭찬합니다. 미츠히라씨는 “중학교 때부터 이 회사에 취업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미츠하라씨.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현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주로 외식을 하거나 편의점 음식으로 해결할 때가 많습니다. 일본 편의점에는 질 좋고 다양한 간편식이 많기로 유명한데요. 미츠히라씨는 닭꼬치, 김밥, 샌드위치, 파스타를 사서 한번에 해치웠습니다.


이 회사는 한달에 한번씩 전직원이 모여 점심 식사를 합니다. 동료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시간입니다. 동료들은 힘든데도 투정 없이 묵묵히 일하는 미츠히라씨를 칭찬하기 바쁩니다. 

편의점 간편식으로 채운 점심, 한달에 한번 회사에서 전직원이 함께 먹는 점심.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이외에도 다양한 사연들이 있습니다. 회사 근처 식당이란 식당은 모두 정복한 직장인, 1990년부터 자신의 점심을 손수 그려 기록한 직장인도 있습니다. 요일의 앞 글자를 따 점심 메뉴를 고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불 ‘화’자를 쓰는 화요일에는 매운 요리를 먹는 겁니다.


마음에 점을 찍어 간단하게 허기를 없앤다는 뜻인 ‘점심’. 현대 직장인들에게 점심은 더 이상 간단하지 않습니다. 잠깐이나마 스트레스를 풀고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점심에 ‘뭘 먹을까’ 귀찮게 생각하다가도, 점심시간을 기다리는 이유입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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