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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병에 끼우면 끝…코카콜라·헬로키티가 반한 대박 아이템

코르크 스피커 ‘이디연’ 이연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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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크 스피커 ‘이디연’ 이연택 대표
캠핑가서 빈 병에 끼우면 바로 파티장
日 헬로키티, 멕시코 코카콜라 등 러브콜

블루투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코르크 스피커’를 개발한 스타트업 이디연은 요즘 업계에서 꽤 관심을 받고 있는 업체다. 코르크 스피커란 와인병의 코르크처럼 병 입구에 끼우면 병을 울림통을 삼아 깊은 소리를 내는 스피커다. 2016년 10월 창업한 이디연은 2016년 매출 5000만원, 2017년 매출 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매출 약 2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톱3 백화점에도 10곳 정도 입점했다. 포르셰·벤츠 등의 수입차 업체도 판촉용으로 구매 했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헬로키티 본사와 코카콜라 멕시코법인 등에서 사갔다.  

이디연은 최근에는 롯데홈쇼핑과 함께 태국 방콕에서 박람회에 참가했다. 이곳에서 30억원 규모의 수출상담을 하는 한편, 현장에서 3000만원 어치 샘플 주문을 받았다. jobsN은 지난 4월 30일 서울창업허브 내 이디연 사무실에서 이디연의 창업자 겸 대표인 이연택(33) 디자이너를 만났다.


“공부만 했다”고 말하는 디자이너

이연택 대표가 레드닷 디자인어워드에서 수상한 '펌핑 탭'.

출처이 대표 홈페이지

이 대표는 파주 벽제고와 상명대를 거쳐,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2013년 졸업했다. 학창시절에 대해 묻자, “공부만 했다”는 답변이 나왔다. “정말 학교 공부에만 집중했어요. 계속 제품 고안하고 디자인하고…. 그게 학창시절의 전부입니다.”


이 대표에게 ‘공부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대학 3학년 재학 중이던 2011년 해외 유명 디자인대회인 레드닷어워드에서 ‘콘셉트디자인 부문’으로 입상했다. 출품작은 '펌핑탭(pumping tap)'이다. 예컨대 헤어드라이어를 다 쓰면, 전력사용 종료 10분 뒤 코드가 ‘펑’하고 튕겨나오는 제품이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전기 누전과 합선 등의 위험이 있어 상용화하진 못했다.


그는 또 졸업작품으로 청소기와 공기청정기를 콘셉트 제품으로 내놓았다. 청소기는 유무선 겸용으로, 손잡이 헤드뿐만 아니라 본체도 먼지를 흡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기청정기는 자신이 원하는 지역의 공기 컨디션을 재현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그 때 생각한 아이템 중 하나가 지금 판매하는 ‘코르크 스피커’다. “학창시절에 고안한 제품들은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만 생각했습니다. 안전과 양산가능성을 충분히 따져보지 못한거죠. 안전성과 양산 등 두 가지 포인트로 다시 아이템들을 분석해보니, 코르크 스피커부터 출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회사 입장에서는 말려야 하는데 장래를 감안하면 막기가...”


이디연은 현재는 코르크 스피커 1가지만 판매하고 있다. 빈 병에 끼워서 사용하는 블루투스 스피커다.


- 빈 병에 끼워서 사용하는 스피커라니. 어떻게 쓰는건가. 

이연택 대표.

출처jobsN

“그냥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쓸 수도 있다.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음악 감상이 된다. 하지만 빈 병과 연결하면 울림통이 생기는 셈이다. 울림 현상을 통해 깊은 소리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병과 연결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실리콘 접속부(병과 스피커를 연결)는 와인병용과 스타벅스 RTD(병음료)용 등 두 가지 사이즈를 번들로 제공한다.”


- 언제 주로 쓰나.

“기본적으로 캠핑이나 친구들 간의 모임에서 쓰는 것을 주된 용도로 봤다. 술 한 잔 먹다가, 빈 병에 끼워서 음악을 같이 듣고 흥얼거리면 재밌겠다 싶었다.”


- 학생 때 사업아이템을 구상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학생 때에는 주로 콘셉트 작품들을 많이 고안했다. 하지만 언젠가 내가 사업화하겠다는 아이템도 5개 정도 품고 있었다. 코르크 스피커 외에도 몇 개 더 있다.”


-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2013년부터 중소기업과 대기업 등에서 근무했다. 스카우트 제안이 많아 짧게 여러곳을 다녔다. 원래 창업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학창 시절 구상한 코르크 스피커를 부업으로 만들어보게 됐다. 그런데 2016년 가을쯤 응모한 창업대회에서 덜컥 수상을 하고, 상금 3500만원을 받았다. 회사에도 소문이 났다. 회사 전무님께서 ‘회사를 생각하면 창업을 말려야 하는데, 장래를 생각하면 퇴사를 말리기도 그렇다. 회사와 창업 중 선택하라’고 하셔서 결국 퇴사했다.”


- 창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우선은 창업 전에 제품을 먼저 만들었다. 그 때는 부업이었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돈을 모아서 코르크 스피커를 만들어 주는 식이었다. 2015년 8월 크라우드펀딩 ‘와디즈’에 돈을 모아 주면 45일 안에 완성품을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10월쯤 200개 판매분 700만원이 모였다. 그 때부터 12월 중순까지 45일 내에 스피커를 만들었다. 설계와 시제품 생산은 어떻게든 하면 됐는데, ‘시행착오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막판 2주 동안은 밤을 새다시피 해서 고객과의 약속을 지켰다.”


- 창업 자금은 얼마로 시작했나.

“초기 창업 자금은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1차 700만원, 2차 4000만원, 일본 마쿠아케 크라우드펀딩 2000만원, 미국 킥스타터 크라우드펀딩 2000만원, 내 개인 저축 2000만원, 창업경진대회 상금 3500만원 등 1억5000만원 쯤 된다.”


- 개발비 등 비용부담은.

“코르크 스피커의 초기 개발비로는 3000만원이 들었다. 다행히 임대료 부담이 없어서 창업이 쉬웠다. 창업 초기에는 광화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인큐베이팅센터에 있었고, 2017년부터 이곳 서울창업허브에 있다. 서울창업허브는 지원금 1000만원을 주고, 임대료 없이 업무 공간을 준다. 2년까지 있을 수 있다. 직원은 나 포함 6명이다. 디자이너가 나 포함 3명, 개발자 1명, 마케팅 1명, 재무 담당 1명이다.”


- 첫 매출은 어디였나.

“인테리어업체 ‘집꾸미기’였다. 쇼핑몰에서 판매한다고 1000개를 사갔다.”


日 산리오도 “키티 로고 새겨서 납품해 달라”


- 수출 실적이 있나.

“일본에서는 헬로키티로 유명한 산리오에 2017년 4월 500개를 수출했다. 계열 ‘키티 일렉트로닉스’에서 키티 문양을 새겨서 만들어달라고 했다. 멕시코 코카콜라 현지 법인에도 1000개를 작년에 팔았고, 5만개를 최근 계약했다. 미국 킥스타터, 일본 마쿠아케 크라우드펀딩 통해서도 판매했는데, 크라우드펀딩은 매출로 잡지는 않는다. 물량은 많지 않지만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에 100개 단위로 조금씩 수출하고 있다.”


- 수출 절차를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KOTRA에서 많이 도와줬다. 유럽에서는 나 같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판로도 뚫어주더라. T/T 송금방식(Telegraphic Transfer·신용장 없이 은행 대 은행으로 전산송금하는 것) 같은 것도 KOTRA 고객센터에 전화하니 전문위원을 연결해 줘서 코치받았다.”


이디연은 올해 중순 쯤 스마트 디퓨저 디바이스 ‘아로마이즈(Aromize)’를 출시한다. 사용자가 수면과 집중, 휴식 등 용도에 맞게 향을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는 디퓨저 기기다. 기기뿐만 아니라 기기에 들어가는 아로마 오일까지 판매한다. 롯데홈쇼핑은 이 제품의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한다. 롯데홈쇼핑에서 먼저 제품을 판매하고, 국내외 다양한 유통 채널에 순차적으로 론칭힌다. 롯데홈쇼핑은 이디연 등 8곳의 유망 스타트업에 총 3억7000만원을 지원하는 ‘디자인 이노베이션랩’ 사업을 하고 있다. 이디연은 이 외에도 스피커 군 제품 1가지를 추가로 선보인다.


이들 제품 역시 이 대표가 학창시절에 고민했던 아이템들이라는 점이 더 신기하다. 그의 보따리엔 몇 개가 더 있는걸까.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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