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개그맨이 나와 '겨털'밀었더니 완판.. 홈쇼핑의 실험 통했다

조회수 2020. 9. 21. 17:2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슈퍼주니어, 코미디빅리그 내세워 완판 행진..홈쇼핑의 변신
홈쇼핑의 변신 쇼퍼테인먼트
CJ오쇼핑 슈퍼마켓·코빅마켓
롯데홈쇼핑 엘스테이지, K쇼핑 웹드라마

"안녕하세요, 슈퍼주니~어에요!"


이특, 동해, 신동, 희철, 은혁, 예성. 인기 아이돌 슈퍼주니어가 나와 노래에 맞춰 무대를 꾸민다. 음악이 끝나자 각자 입고 있던 패딩을 뽐내며 포즈를 취하고 리더 이특은 제품 설명을 시작한다. 이들이 출연한 곳은 음악방송이 아닌 홈쇼핑 채널. 화면 한쪽에 ‘슈퍼 롱 다운+슈퍼주니어 8집 CD 12만9000원’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이날 슈퍼주니어는 1만9000여 개를 판매했다. 매출액만 21억원이었다.


이후 ‘아이돌 최초 홈쇼핑 출연’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28만 회를 기록했다. 네이버TV에서는 슈퍼주니어 멤버 신동의 제품 4분할 영상이 동영상 조회 1위를 기록했다. ‘아이돌이 홈쇼핑에서 물건을 팔다니 신선하다’ ‘우리 가수도 출연했으면 좋겠다’ 영상을 본 사람들이 올린 글이다.


CJ오쇼핑은 기존 홈쇼핑과 다른 형식으로 고객과 팬들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기획부터 진행까지 CJ오쇼핑 콘텐츠 기획팀 김진경 PD(34)가 맡았다. 지난 3월에는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 팀과 협업을 해서 다시 한번 완판 기록을 세웠다. 홈쇼핑 채널에 슈퍼주니어와 코미디빅리그 팀을 세운 김 PD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jobsN
김진경 PD

슈퍼주니어 롱패딩 이어 마스크팩도 완판


홈쇼핑x아티스트 협업의 시작은 코미디언 유세윤과 아티스트 뮤지의 프로젝트 그룹 ‘UV’였다. 2010년 2집을 발매한 UV는 홈쇼핑에서 싸인CD를 판매했다. 10분 동안 앨범소개 및 팬과의 즉석 전화 연결을 했다. 실제 CD를 팔긴 했지만 판매보다는 홍보를 위한 이벤트였다.


UV의 홈쇼핑 출연을 눈여겨본 엔터테인먼트 회사 ‘안테나뮤직’에서 소속가수를 홈쇼핑 내보내고 싶다고 했다. 루시드폴의 앨범과 그가 직접 키운 귤을 함께 팔고 싶다는 것이었다. 2015년 12월, 루시드 폴은 컴백과 함께 홈쇼핑에 출연해 귤1kg+7집 앨범+사진엽서+책 패키지를 2만9900원에 판매했다. 메인 시간이 아닌 새벽 2시에 했지만 방송 시작 9분 만에 준비한 물량 1000개를 다 팔아치웠다. 남은 방송 시간은 앨범 이야기와 안테나 소속 가수들의 무대로 방송시간을 채웠다.

출처: 유튜브 jinwonx 캡처
홈쇼핑에 출연했던 UV(좌)와 루시드폴(우).

-UV, 루시드폴과 마찬가지로 슈퍼주니어도 먼저 연락이 왔다고 했습니다

"2017년 11월, 슈퍼주니어가 8집 앨범 '블랙슈트'로 컴백했습니다. 은혁이 쇼케이스에서 앨범 20만장이 팔릴 경우 홈쇼핑에 나가 검은 정장을 팔겠다는 공약을 걸었습니다. 8집 활동이 끝나갈 무렵 앨범 20만장 이상 판매하면서 기획팀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루시드 폴과 했던 방송을 보고 연락했다고 하더군요.


슈퍼주니어가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끌렸지만 홈쇼핑 고객층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했습니다. 또, 전문 쇼호스트가 아니라 제품을 잘 어필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습니다. 회의 끝에 슈퍼주니어 팬뿐 아니라 기존 CJ오쇼핑의 고객을 끌어들일 사전 마케팅과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로 하고 출연을 결정했죠. 검은 정장 대신 오쇼핑에서 준비하고 있던 롱패딩을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사전 마케팅은 어떻게 기획하고 진행했나요

"이번 프로젝트 명을 '슈퍼마켓'으로 정하고 SNS계정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사전 미팅 영상과 사진 등을 올려 팬들을 모았습니다. 계정을 만든 지 일주일도 안 돼 1만 명이 넘는 팬이 계정을 팔로우했습니다. 그러나 마케팅보다도 슈퍼주니어라는 게스트와 제품을 어색하지 않게 섞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고객에게 슈퍼주니어가 광고하는 제품이니까 사라고 어필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래서 멤버들에게 미리 판매할 제품을 사용해보고 공부하라고 나눠줬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계속 입고 다녔다네요. 방송 전까지 대본을 놓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많이 하더군요.”


-생방송은 실수 없이 잘 끝났나요

“사전에 방송 심의 교육을 해서 실수는 없었습니다. 이특씨는 진짜 쇼호스트처럼 제품 설명을 잘했어요. 다른 멤버들도 자신들이 입고 다니면서 느낀 점을 방송에서 표현해줬습니다. 멤버들 체형별 착용 비교, 팬들과의 생중계 소통 등 다양한 진행으로 제품 설명을 잘 한 덕분에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1만9000여 개 판매, 총 21억원 이상의 실적을 내면서 슈퍼마켓을 마무리했다. 방송 중 들어온 주문 전화만 4800여 건이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4월 12일, 슈퍼주니어는 ‘슈퍼마켓2’로 한 번 더 홈쇼핑 채널에 등장했다. 리패키지 앨범 발매와 함께 SM 엔터테인먼트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이번에 판매한 제품은 마스크팩으로 이 역시 매진을 시키면서 총 9억원의 실적을 냈다.

출처: CJ 오쇼핑 유튜브 캡처
슈퍼주니어 출연 모습

홈쇼핑x코미디빅리그 ‘코빅마켓’

지난 3월 27일 김진경 PD는 아이돌에 이어 코미디 프로그램과의 협업으로 돌아왔다. 나래바, 석포빌라 등 코미디 빅리그 상위 4개팀이 출연해 각자 맡은 제품을 소개했다. 그 결과 면도기, 아이스크림, 청소기 등 준비한 4개 상품 중 3개를 매진시켰다. 40대~50대의 구매 비중이 높은 제품인데도 방송 당시 20대~30대의 주문이 평소보다 2배 정도 늘었다.


-코빅마켓 진행 계기는 무엇인가요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이 슈퍼마켓1을 보고 협업을 제안해왔습니다. 인기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과의 협업이 흥미로워서 하겠다고 했죠. 하지만 코미디 빅리그 특성상 자극적인 개그도 있어서 슈퍼마켓보다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서 심의교육은 물론 출연진, 작가, 연출진들과 대본을 사전에 검사했어요. 코너 색을 살리면서도 제품이 잘 드러날 수 있게 함께 고민했습니다.”


-기획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나래바, 석포빌라, 어머님이 누구니 등 기존 코미디 빅리그 속 코너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크게 힘들진 않았습니다. 대본 아이디어를 수정하고 확인받는 과정을 2~3번 거쳐 힘들수도 있었지만 출연진들 모두 즐겁게 참여했습니다. 홈쇼핑인만큼 심의가 까다로웠지만 연기자들이 이해하고 자제를 많이 해줘서 고마웠죠.”


-생방송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코빅마켓 자체가 하나의 에피소드 입니다. 16명의 출연진을 데리고 홈쇼핑을 하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4개 팀 모두 본인 팬층에 맞게 제품 홍보를 잘해줘서 고마웠습니다. 김영희씨는 어머니 팬들에게 제품을 어필했고, 면도기를 맡은 나래바 팀은 직접 겨드랑이털을 밀면서 제품을 소개했죠. 또, 생방송으로 인기 투표를 진행했어요. 1위한 팀이름으로 1000만원을 기부해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콜라보레이션을 할 예정인가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슈퍼주니어나 코미디 빅리그처럼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할 계획입니다. 슈퍼마켓, 코빅마켓도 좋았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구성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어요. 나중에는 국내 연예인뿐 아니라 해외 스타를 초청해보고도 싶습니다.”

출처: CJ 오쇼핑 유튜브 캡처
코미디 빅리그 팀의 홈쇼핑 출연 모습. 황제성은 직접 겨드랑이털을 밀기도 했다.

뮤지컬 티켓 판매, 웹드라마 제작까지


CJ오쇼핑뿐 아니라 롯데홈쇼핑, K쇼핑 등 다양한 홈쇼핑 브랜드에서 새로운 형태의 판매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롯데홈쇼핑은 문화·공연 소개 전문 프로그램 엘스테이지(L-stage)를 시작했다. 엘스테이지는 뮤지컬 타이타닉을 시작으로 지난 3월에는 닥터지바고 티켓을 소개했다. 기존 가격보다 저렴하게 팔면서 고객의 관심을 모았다. 해당 뮤지컬 배우가 직접 출연해 뮤지컬 설명은 물론 무대를 선보이기도 한다. 자료화면으로 뮤지컬 공연 실황과 백스테이지를 공개해 고객의 흥미를 끌어냈다. 엘스테이지의 첫 상품이었던 ‘타이타닉’은 1시간 만에 주문 4200건을 기록했다. 지난 3일에는 걸그룹 오마이걸의 유닛그룹 ‘오마이걸 반하나’의 컴백 쇼케이스를 롯데홈쇼핑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K쇼핑은 웹드라마로 고객을 사로 잡았다. 실제 쇼호스트를 주인공으로 드라마를 제작했다. 드라마 안에서 실제 K쇼핑 제품을 자연스럽게 홍보한다. 예를 들면 여행을 가는 커플이 “나는 럭셔리한 샤이니 골드. 더군다나 가방 홀더 기능까지 있다”면서 상품을 소개하는 것이다. 최근엔 임슬옹과 남규리를 주인공으로 섭외해 기존 홈쇼핑 고객뿐 아니라 새로운 팬층을 홈쇼핑으로 끌어들였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