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뛰어든 맥킨지 출신 엄친딸 "한국의 매력은요.."

조회수 2020. 9. 21. 17: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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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플랫폼 '클룩' 아니타 나이 CRO 인터뷰
여행 플랫폼 ‘클룩’ 아니타 나이 CRO 인터뷰
홍콩계 캐나다인으로 맥킨지-익스피디아 거쳐
“한국의 K팝, 여전히 세계에 먹히는 아이템”
여행 좋아하지만, 현실감 있는 인재상 강조

클룩(KLOOK)은 홍콩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는 인기있는 액티비티(체험관광) 애플리케이션(앱)이다. 홍콩 페닌술라호텔 식당 이용권, 홍콩 공항철도 티켓 등을 할인판매하는 것이 인기다. 특히 인산인해인 빅토리아 피크 열차(피크트램)에서는 줄을 서지 않고 별도의 통로로 들어가는 ‘패스트트랙’를 운영해 유명하다. 오사카·LA·싱가포르 등에서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입장권도 판다. 최근에는 한국 사업도 하고 있다. 남산타워 전망대나 롯데월드 관람권이나 한복 입고 사진찍는 체험상품 등을 내놨다.

출처: 클룩 제공
나이 CRO.

그 클룩의 ‘매출’을 책임지는 사람이 바로 아니타 나이(40) CRO(최고매출책임자·Chief Revenue Officer)다. 한국식 직함으로 치면 영업본부장 내지는 마케팅본부장 (글로벌마케팅전략총괄) 격이다. 아니타 CRO는 홍콩 태생으로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을 가, 코넬대 도시공학과(건축학 부전공)와 예일대 대학원 국제관계학 전공(석사)을 졸업했다. 이후 맥킨지앤드컴퍼니 뉴욕 팀장, 중화권 담당 팀장과 익스피디아(호텔스닷컴 사업부) 사업전략본부장, APAC 마케팅총괄 등을 거쳤다.


10일 jobsN은 나이 CRO를 만나 커리어와 스타트업, 여행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맥킨지 출신이 여행업에 뛰어든 것이 신기하다.

“맥킨지에서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곳이다. 뉴욕과 상하이 오피스 등을 거치면서 많이 배웠다. 하지만 팀장(프로젝트 매니저)이 되어 일해보니, 어느 순간 옮길 때가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컨설팅은 철저히 조언을 하는 입장이라 실행을 해보고 싶었다. 또한 평소에 여행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사업부로 옮겼다. 이후 클룩에서 또 이직 제안이 와서 옮기게 됐다.”


- 학창시절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나.

“지도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물론 공부도 많이 했다.”


- 왜 지도인가.

“어릴 때부터 지도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도 구글맵에 리뷰와 사진 등 데이터를 입력하는 이용자(구글 로컬 가이드)로 활약하고 있다. 활동 성적이 좋아 구글 본사에서 제공하는 구글맵의 테스트버전을 미리 써보고 있다. 여행업을 하는데 지도를 꾸준히 보는 것은 많은 영감을 준다.”


- 최근 여행업의 트렌드는

“패키지가 아닌 개인여행자(FIT·free independent traveller)가 늘어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요즘에는 ‘블레저(bleisure)’라는 트렌드도 생겼다. 해외 출장을 1박2일이나 2박3일 갔을 때, 업무를 마친 반나절 정도의 시간을 활용한 여행트렌드다. 예컨대 나도 서울에 출장을 오면 반나절 정도는 롯데월드타워를 간다던가, 가로수길을 돌아본다던가 하는 나만의 휴식 일정을 잡아본다. 그 때 생각나는 영감을 회의 때 이야기해서 상품을 개발한 적도 있다.


다른 하나는 한국 음식이 서양인들 사이에서 트렌디한 유행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맨해튼 같은 곳에만 가더라도 김치 피자나 김치버거 등이 있다. 정통 한국인 입맛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겠다. 하지만 서양인들이 확실히 좋아한다. 재미 교포 셰프들과 미국 현지 푸드트럭 등이 이런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요즘에는 음식의 ‘뿌리’를 궁금해 하는 여행 트렌드가 있다. 김치 피자를 먹었다면, 본고장인 한국에 와서 먹어보는 식이다.”


“쇼핑관광은 중국인 습성, 3~4년 뒤 바뀐다”


- 한국 방문은 처음인가.

“10번은 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일본 추부대학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1998년에 여행으로 처음 와봤다.”


- 그 때 한국은 금융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통제를 받고 있었다.

“그 때 들었다. 하지만 그 때에도 일본에 비해 다이내믹하고 시끌벅적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여행으로는, 2017년 한 달동안 서울에서 시작해 대구·광주 등 남한의 국토를 U자형으로 도는 버스 관광을 했다.”


- 한국에서 ‘한 달 살기’라는 유행을 아는가. 제주도에 많이 간다.

“알고 있다. 나도 제주도를 가봤다. 제주도는 앞으로 아시아 여행시장에서 중요한 곳이다. 중국인들이 많이 방문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들은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앞으로 관광산업 발전이 기대되는 곳이다.”


- 한국을 찾는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른바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쇼핑만 하고 돌아간다는 비판이 있는데.

“일단은 쇼핑은 중국인의 특징이다. 그 자체를 좀 이해해 달라. 아직까지는 중국 내에서 사는 물건보다 외제가 더 좋다. 그래서 잔뜩 산다. 이 역시도 3~4년 뒤에는 좀 잦아들 것으로 본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1선 도시(一線·가장 큰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미 쇼핑관광을 충분히 했다. 체험형 위주로 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3~4선급 도시에 사는 중국인들도 생활수준이 높아져 한국 여행을 온다. 이들은 1선급 도시인과는 패턴이 좀 다르다. 베이징 여행객들이 명품 쇼핑에 올인한다면, 그들은 체험형 먹거리를 찾고 있으며 저가형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에도 관심이 많다는 점이다.”


- 한국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한국을 꽤 많이 온 외국인 입장에서 말한다면, 일단 서울 내에는 ‘외국인이 잘 모르는’ 골목상권이 많다. 가로수길이나 이태원 외에도 재밌는 장소나 맛있는 먹거리가 서울에는 정말 많다. 클룩에서 적극 관련 상품을 개발하려고 한다. 그리고 한 풀 꺾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K팝은 외국인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관광 자원이다. 나도 지금도 한류 드라마 세트장을 간다."


500명 직원중 한국인 19명…“한국 인재 더 찾는 중”


- 향후 한국 시장에서는 어떤 경영 전략을 갖고 있나.

“한국의 좋은 관광 자원을 상품화하는 것은 변함없는 전략이다. 특히 VIP 외국 관광객을 공략할 생각을 갖고 있다. 예컨대 어느 항공사 마일리지 서비스의 플래티넘 고객이라면, 클룩에서 대폭 할인을 해준다던가아니면 그런 고객을 위한 맞춤형 체험 관광을 기획하는 식이다.”

출처: 클룩 홈페이지 캡처

- 클룩에는 한국인 직원이 몇 명이나 있나.

“19명이 있다. 지금도 몇몇 포지션에서 한국인을 뽑고 있다. 내가 서류 평가와 면접에 들어간다.”


- 인재 채용의 원칙은.

“여기는 빠르게 크는 스타트업이다. 그리고 여행업이다. 당연히 유연하고 변화에 민감한 사람이 필요하다. 성적은 별로 보지 않는다.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 여행과 여행업은 다르지 않나. 실제로 한국의 주요 여행사에서는 여행을 좋아하기만 하는 사람을 직원으로 선호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렇다. 여행을 직업으로 하는 것은 놀러다니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내가 먹어도 맛있는 음식을 팔아야 이익이 많이 남듯이, 내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팔아야 회사가 잘 된다고 생각한다.” 

클룩은? 

2014년 홍콩에서 창립한 액티비티 플랫폼. 현재는 월 사용자 1500만명, 전세계 200여개 도시에서 4만여개 액티비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맛집 예약에서 놀이공원 티켓 및 박물관 입장권 구매 등이 가능하다. 항공권과 호텔 예약은 없다. 2017년 10월 세쿼이어 캐피털과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6천만달러(약 68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지금까지 누적 투자금액은 1억달러(1130억원) 수준이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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