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좋길래? 항상 좋은기업 1위 '퇴사율 4%' 회사

조회수 2020. 9. 23. 10: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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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개발·일과 가정의 양립, 두마리 토끼 잡을 수 있는 한국 3M
'혁신'하면 떠오르는 기업 3M의 한국법인
연매출의 30%를 5년 내 신제품으로 내는 회사

한국쓰리엠 소비자헬스케어사업부 나명채(49) 팀장과 전략본부 마케팅 정준구(50) 팀장은 사내부부다. 1994년 동기로 입사해 1998년 결혼했다. 2014년 나 팀장이 미국 본사로 발령 받았을 때는 정 팀장도 함께 갔다. 나 팀장은 “출국을 준비할 때부터 상사가 남편과 아들의 여권도 준비하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일 때문에 가정에 소홀하거나 반대로 가정을 걱정하느라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회사가 먼저 배려한다”고 했다. 배우자 직원이 원하면 같은 근무지로 발령을 낸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기업 3M은 창의와 혁신하면 떠오르는 모범 기업이다. 2016년에는 노벨이 설립한 미국 고등학교 장학생협회가 조사한 ‘밀레니얼이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구글은 2위였다. 밀레니얼은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1977년 한국에 진출해 한국쓰리엠을 세웠다. 한국쓰리엠도 좋은 기업 조사에서 항상 1~2위를 차지한다. 근속연수는 10년 이상, 퇴사율은 4%대다. 직원수는 1600명, 연매출은 1조 4000억원(2016년 기준)이다. 포스트잇, 스카치 테이프 같은 사무 용품으로 익숙하지만, 의료·자동차 제조·건설 분야까지 2만여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나명채·정준구 팀장을 만나 글로벌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기업문화를 들여다 봤다. 

출처: jobsN
(왼쪽부터) 나명채 팀장, 정준구 팀장

글로벌 경험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기회


글로벌 기업의 매력은 아시아 지사, 본사까지 두루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부 채용제도가 있어 직원들은 관심 직무 또는 다른 조직에 지원해 이동할 수 있다. 나 팀장과 정 팀장은 24년 동안 근무하며 7번이나 부서 및 직무를 바꿨다. 3~4년마다 한번 꼴로 움직인 셈이다.


-부서나 직무를 이동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나) “직원이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회사가 돕는다. 상사는 정기적으로 직원에게 지금 하는 일은 어떤지, 다음에 도전하고 싶은 직무는 무엇인지를 묻는다. (나는) 연구소 엔지니어로 입사했는데, 그외 업무에도 관심이 많았다. 아시아 지사, 미국 본사 발령 제안이 오면 항상 그 기회를 잡았다.”

(정) “커리어 개발뿐만 아니라 ‘패밀리 퍼스트’를 강조한다. 미국 발령을 함께 낸 것도 그 이유인 것 같다.


한국쓰리엠에선 누구나 새로운 도전을 받는다. 나 팀장과 정 팀장은 2016년 미국 본사에서 필리핀 지사로 발령을 받았다. 쓰리엠은 총매출의 30%를 신제품에서 내도록 한다. 필리핀은 동남아시아 지사 중 신제품 매출 비율이 가장 낮았다. 나 팀장은 1년만에 필리핀 지사의 신제품 매출 비중을 동남아시아 1위로 올렸다. 정 팀장은 필리핀 지사에서 영업 실적 1등을 달성했다.


-미국 본사와 아시아, 필리핀 지사 등에서 일한 경험은 어땠나.

(정) “문화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가족과 개인 시간을 존중한다. 휴가 때 긴급한 사안이 생겨 화상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런데 동료들이 당장 전화를 끊으라고 하더라. 주말에 이메일을 보내면 가정에 문제있는 줄 안다. 한국쓰리엠도 퇴근시간 넘어서 절대로 회의하지 않는 등 개인 시간을 존중한다. 다만 미국은 개인주의가 바탕이다 보니 일과 가정을 더 확실히 분리하는 것 같다. 해외에서 경험한 것들을 한국에 어떻게 적용해야 좋을지 고민이다.”

(나)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걸 공유한다. 1년에 4번씩 2~3일 동안 열리는 테크포럼이 있다. 전세계 쓰리엠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자리다. 꼭 지금 내 직무와 관련 없어도 상관없다. 발표를 하면 의료·자동차·헬스케어 등 각 분야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개선했으면 좋은지 아이디어를 던진다. 본사에서만 배울 게 있는 건 아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고맙다’는 말을 자주한다. 일할 때 웃음도 넘쳐나고 유쾌하다.”  

출처: 한국쓰리엠 공식 홈페이지
(위쪽부터) 포스트잇과 스카치 테이프. 포스트잇과 스카치는 각각 접착식 메모지와 투명 테이프의 대명사가 됐다.

조직문화에 스며든 혁신


한국쓰리엠도 연매출의 30%를 항상 5년 이내 출시한 신제품에서 내는 ‘30% 룰’을 지킨다. 아이디어는 대부분 직원에게서 나온다.


-한국쓰리엠이 강조하는 혁신은 무엇인가

(나) “‘실수할 수 있는 용기’다. 직원이 계속 도전하고 공부하도록 한다. 말로만 있는 게 아니라, 몇 가지 제도가 있다. ‘퍼스트 펭귄 어워드’가 대표적이다. 실패한 프로젝트 중에서 수상자를 정한다. 바위 끝에서 제일 먼저 뛰어내리는 ‘퍼스트 펭귄’처럼 도전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

(정) “혁신은 조직에 스며든 문화다. 굳이 강조하지 않는다. 윤리와 안전수칙을 지키는 게 당연한 것처럼 말이다. 쓰리엠은 혁신을 위한 ‘지원’을 중시한다. 퍼스트 펭귄 어워드 이외에도, 신제품 출시 직전 샘플을 제작할 때까지 금액을 무제한으로 지원하는 ‘제네시스 프로그램’이 있다. 또 한국과 일본 지사에서는 특허 낸 제품이 많이 팔리면 그 매출의 몇 프로를 특허낸 사람에게 주기도 한다. 기술 혁신이 주로 연구소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지원 제도가 연구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긴 하다. 최근에는 연구소 외 다른 부서, 전사적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3M의 베스트셀러 ‘포스트잇’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표 사례다. 1968년 미국 본사 연구원 스펜서 실버가 강력한 접착제를 만들려다 실패했다. 실패 이유를 사내 세미나에 보고해 자료로 만들어두었다. 훗날 동료 아트 플라이가 이를 발견하고 공동 개발해낸 게 포스트잇이다.


‘15% 룰’도 혁신을 위한 제도 중 하나다. 직원들은 근무시간 중 15%, 즉 약 1시간 10분 정도를 회사 업무가 아닌 다른 일에 쓸 수 있다. 구글이 쓰리엠의 15% 룰을 본따 20% 룰을 만들었다.


-쓰리엠의 15%룰은 유명하다. 실제로 어떤가?

(나) “15% 룰은 시간이 아닌 문화다. 중요한 점은 자유와 신뢰다. 회사가 ‘딱 15% 시간만 썼나’, ‘유의미하게 쓰고 있는가’ 감시하고 의심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동료 직원들과 커피를 마신다거나, 점심시간을 길게 쓸 때가 있다. 박사과정을 밟을 때는 일찍 퇴근한 적도 있다.”

출처: 한국쓰리엠 제공
한국쓰리엠 직장 어린이집.

수시 채용 위주··영어실력은 입사 후에도 개발해야


한국쓰리엠의 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5시다. 오후 5시에는 눈치보지 않고 퇴근 한다. 원한다면 7~9시 사이 출근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여의도에 있는 한국 지사 건물 2층에 직장 어린이집도 있다. 만 1~4세 자녀를 둔 워킹맘, 워킹대디의 걱정을 덜어준다.


-본사나 지사와 일을 하려면 저녁에 업무를 해야할 때가 있지 않나

(정) “시차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한국이 저녁일 때 본사나 지사와 화상 회의를 할 때가 많았다. 최근에는 젊은 층이 목소리를 내면서 한국이 오전, 미국은 저녁일 때 회의를 한다.”


-어떤 후배와 동료를 원하는가.

(나) “학교와 나이를 보지 않는다. 단 3가지를 본다. 첫째, 새로운 시도를 해본 사람인지를 본다. 둘째, 꿈이 있는 사람이다. 목표나 야망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가치관이 뚜렷하면 좋다. 셋째, 겸손함을 본다. 미국에 다녀온 뒤 생긴 기준인데, 손에 흙 묻힐 준비가 돼있는지를 본다. 직장인이라고 멋진 옷 입고 회의하고 발표만 하지 않는다. 박스 들고 다니면서 현장을 뛰어다녀야 할 때도 많다.”

(정) “한국쓰리엠이 뭘 하는 곳인지, 무슨 경험을 했는지,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또 취업이 힘들긴 하지만, 이 회사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어떻게 쌓을 것인지 생각했으면 좋겠다. 회사가 지원자를 채용하긴 하지만, 반대로 지원자가 회사를 선택할 권리도 있다.”


한국쓰리엠은 수시 채용으로 신입 및 경력 직원을 뽑는다. 관심 있다면 채용 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하는 게 좋다.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영어를 잘해야하지 않나

(정) “요즘 지원자들은 듣기와 읽기는 잘한다. 유창하게 소통할 수 있느냐 문제인데, 직무에 따라 다르다. 마케팅이나 기술직은 본사, 해외 지사와 교류가 많아 영어를 잘하면 좋다. 뛰어난 영어실력에 가산점을 주진 않는다. 어차피 회사에 들어오면 영어를 못할 수가 없다. 계속 공부해야 하고 회사에서 영어 교육도 지원한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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