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원하는 자녀 '직업 1위',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

조회수 2020. 9. 23. 14: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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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그저 좋기만 한 직업일까
'변호사' 직업의 또 다른 단면

육아정책연구소는 2∼5세 자녀를 둔 서울 거주 부모 316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8.7%가 자녀에게 기대하는 직업으로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을 꼽았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국제 데이팅 앱 '해픈(Happn)'은 지난해 5월 이용자 290만 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상대 직업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남녀 이용자 모두 변호사를 최고 순위로 꼽았다고 밝혔다.


예나 지금이나 변호사는 인기 있는 직업이다. 그런 만큼 변호사가 왜 훌륭한 직업인지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세상엔 오로지 좋은 면만 있는 직업 따윈 없다. 변호사 또한 상당한 어려움과 고충이 있는 일자리다.


변호사라는 직업의 장점은 어디서건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여기선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 위주로 짚어보도록 하겠다. 글 작성엔 박동섭(76) 법무법인 새한양 변호사(사법고시 11회, 前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네이버 지식iN 상담변호사) 도움을 받았다.

박동섭 변호사

①약간은 다른 모습의 변호사들


변호사 하면 대개 소송 업무부터 떠올리지만, 좀 다른 일을 하는 변호사도 있다. 법률 관련 조언을 해주는 걸 주 업무로 하는 ‘상담변호사’가 그중 하나다. 소송 업무는 이미 사건이 터진 뒤 뒷수습으로 하지만, 상담은 법률상 문제가 생길만한 일을 벌이기 전에 미리 해둔다는 차이가 있다. 박 변호사는 “일본엔 흔하지만, 한국에선 아직 드물다"며 "하지만 장차 우리나라에서도 소송은 맡지 않고 상담만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늘어날 듯하다”고 했다.


‘접견변호사’라는 다소 어두운 분야도 있다. 구치소에 갇힌 피의자를 접견하는 일만 전담하는 변호사다. 변호사 접견은 일반접견과는 달리 시간제한이 없다. 또한 변호인 접견은 유리 너머로 감시만 가능할 뿐 대화 내용을 들을 수는 없다. 이 시스템 덕에 구치소 다인실에 갇힌 피의자는 변호사 접견을 빌미로 독립 공간에서 쉬는 꼼수를 부릴 수 있다. 박 변호사는 “업계에선 이런 변호사를 주로 ‘집사변호사’라 부른다”며 “변호사협회 내에서도 변호사 품위 유지 관련해 이를 허용하는 게 옳을지 논란이 많다”고 말했다.


좀 특별한 방식으로 일을 얻는 변호사 또한 존재한다. 사무실에 앉아 사건을 받는 대신, 직접 분쟁 현장을 찾아다니며 영업하는 식이다. 미국에서 흔히 ‘앰뷸런스 체이서(ambulance chaser)’라 불리는 부류다. 이들은 사고 피해자를 쫓아다니며 소송을 걸라 권해 돈을 번다. 장례식장을 돌며 소송을 권하는 변호사도 미국엔 있다 한다.


박 변호사는 “변호사가 너무 많아져 포화 상태에 이르면, 한국에서도 이런 변호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 2017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 ‘전문직 사업장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전문직 개인사업자(법인 제외) 가운데 월평균 수입액이 200만원 미만이라 신고한 경우는 5032건이었다. 이 중 889건(17.7%)이 변호사였다.

출처: 조선DB
드라마 '마이더스'에 변호사로 출연한 배우 장혁.

②‘ㅇㅇ 로펌’ 평균 봉급?


흔히 ‘ㅇㅇ 로펌 소속이다’라고 하면, 그 로펌 소속 변호사들은 비슷한 봉급을 받는다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꼭 그렇진 않다 한다. 박 변호사는 “중고차 딜러 회사처럼 영업 실적이 봉급을 거의 좌우하는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 회사에 비해선 개인 성과 따라 가져가는 돈 편차가 꽤 나는 편이다”고 했다. 즉, 로펌별 ‘평균 연봉’으로 소속 변호사 봉급을 가늠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로펌 변호사는 정규직이다. 하지만 실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일감을 주지 않는 로펌이 많아, 그저 버티고만 있으면 큰 돈 따박따박 버는 안정적 직장이라 단정 짓긴 어렵다 한다. 박 변호사는 “같은 로펌 소속 동갑내기 변호사라도, 유능한 이는 선 볼 시간조차 없는데 부족한 쪽은 사건 하나 받기도 힘든 경우도 흔하다”고 했다.


다만 이래저래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대체로 현직 판·검사보다 돈을 많이 받는 편이다. 박 변호사는 “기업 사내변호사는 입사 때 직전 3개월 봉급 평균을 기준으로 연봉협상을 하는 게 보통이다”며 “이 때문에 현직 판·검사는 일부러 대형 로펌을 거쳐 연봉을 높인 뒤 기업에 지원하는 케이스가 많다”고 말했다. 참고로 2017년 봉급표 기준 일반 법관과 검사 1호봉은 월 296만400원이다. 관리업무수당, 봉급조정수당, 명절휴가비 등 각종 수당은 뺀 값이다.

출처: KBS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中.

③이제 로스쿨 변호사만 남는다?


간혹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이제는 사법고시가 없으니 우리가 사시 출신 변호사에 밀릴 일이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법고시’가 사라지는 것과 ‘사시 출신 변호사’가 없어지는 건 별개 문제다. 마지막 사법고시 최연소 합격자 나이는 20세다. 그가 80세까지 산다고만 쳐도, 앞으로 60년 뒤까진 사시 출신 변호사가 존재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변호사는 정년도 없다. 실제로 이 글 작성을 도운 박 변호사 또한 76세지만 아직 현역이다. 즉, 적어도 지금 10~20대 나이인 청년들 생전엔 내내 사시 출신 변호사가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박 변호사는 “어차피 실력만 좋으면 출신 관계없이 살아남고 승승장구하는 거니, 다른데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를 갈고닦는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④법만 알아선 힘들다


과거 변호사는 대부분 법학만을 공부한 사람들이었다. 의사나 약사 출신 변호사도 있기야 했지만 매우 드문 편이었다. 하지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체제가 바뀌며, 법학 외 다른 학문을 깊이 배운 변호사가 많아졌다.


줄었다. 예를 들면, 예전엔 건축 관련 분쟁이 생겨도 법학만 배운 변호사를 선임할 수밖에 없었다. 건축학을 배운 변호사 찾는 게 워낙 어려워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건축과 졸업한 변호사를 예전에 비해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로스쿨 출범 이후 각 분야별로 지식이 깊은 ‘전문변호사’가 늘어나는 추세라, 변호사로 살아남으려면 법학 외에도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갖춰야 한다는 게 박 변호사의 조언이다. 그는 “변호사는 많고 경쟁은 심하다”며 “전문 분야를 확실히 하나 잡아 둬야 생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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